톰 포드 익스트림

향수를 사는 데 쓰는 돈을 아깝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좋은 향은 그날의 기분과 일진은 물론, 연애의 운과 사랑의 방향 등 여러 모로 인생에 밀착되어 있다고 믿는다. 비싸지만 늘 톰 포드를 산다. 여름엔 네롤리 포르토피노와 아주르 라임, 겨울엔 타바코 바닐라와 익스트림. 톰 포드의 향은 머뭇거리거나 주춤대지 않고, 노골적이고 공격적으로 단번에 훅 들어온다. 그래서 누군가에겐 너무 지나친 향이 될 수도 있다. 남성용과 여성용이 따로 있지만, 대관절 누가 그런걸 신경이나 쓰겠나. 그게 내 냄새여도 좋고 연인의 향취여도 좋을, 깊은 밤 같은 향취. 익스트림은 톰 포드 향수 중에 보틀이 가장 예쁘다. 18k 도금 장식, 세로줄이 들어간 꼬냑색 유리병, 손에 쥐면 얄팍하게 잡히는 납작한 형태도 마음에 든다. 2007년에 나왔지만, 그 사이에 늙지도 구식이 되지도 않았다. 여전히 처음처럼 비밀스럽고 섹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