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네 가지

1. All Weather Shoes
겨울은 끝나지 않았다. 어떤 날은 이제 시작인가, 싶기도 하니까. 아마도 눈은 더 내릴 것이다. 적어도 3월 말까지는. 그렇다고 서울이 스코틀랜드나 미국 메인 주에 있는 것도 아닌데, 헌터 웰링턴 부츠나 LL.빈 덕 부츠를 신고 출근하는 건 좀…. 사진은 강인한 그레인 레더, 다부지고 두툼한 코만도 솔로 무장한 샌프란시스코 마켓의 트리커스 세미 브로그, 그리고 버윅의 윙팁 슈즈다. 둘 중 하나가 있다면, 폭설이 내린 월요일 아침도 마냥 상쾌할 테다.

2. Herringbone Three-Piece Suit
서울에서 스리피스 수트를 사는 건, 상쾌한 맛에 용모까지 근사한 치약을 사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결국 정말 원하는 스리피스 수트를 갖기 위해선 마음을 척척 알아주는 맞춤 수트 가게를 찾아야 한다. 날렵한 이탈리아식 말고 담백한 미국식 수트를 원한다면, ‘브라운 오씨’를 찾는다. 지금 고른 건 헤링본 트위드 원단으로 만든 스리피스 수트. 직접 고른 원단이 내 몸을 착착 감싸는 즐거움을 꽤 가뿐한 값으로 누릴 수 있다.

3. Warm Up Fleece Suit
한동안 인스타그램에 누군가 열심히 한강변을 달리는 건강한 사진이 심심치 않게 떴는데, 요즘은 꽤 잠잠하다. 연말 그리고 연초, 모두가 분주한 시절이기도 했지만, 아마도 사실은 너무 춥기 때문에…. 겨울엔 플란넬 수트, 트위드 수트와 함께 안락한 플리스 수트도 필요하다. 바튼웨어 플리스 수트 상하의를 윈드브레이커 속과 러닝 타이츠 위에 입는다면, 엄동설한에도 북극곰처럼 달릴 수 있다. 심지어 재킷은 ‘깔깔이’처럼 칼라가 없어서, 테일러드 코트 속에서도 멋과 체온을 함께 지켜준다.

4. Women’s Spectator
모든 여성 패션 잡지가 남자에게 줄 선물을 소개하는 2월에, 유니페어에서 아름다운 여성용 스펙테이터 슈즈 넷을 골랐다. 카르미나의 쿼터 브로그와 잘란 스리와야의 페니 로퍼, 윙팁, 메리제인 로퍼. 남자가 신으면 좀 과하다 싶은 흑백 대비도 여자 발등 위에선 마냥 귀엽다. 이번 2월 14일엔 받는 대신 주는 것으로 허를 찔러본다. 3월 14일, 사탕 바구니를 들고 괜히 길거리를 쏘다니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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