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바스티안의 취향

 

01
에르메스 펠트 트래블 트레이
스냅 단추를 네 귀퉁이에 단, 독창적인 펠트 트레이. 이것만 있으면 주머니에 있는 모든 걸 한 곳에 모아 둘 수 있다. 난생 처음 간 호텔 방도 이게 놓이면 금새 익숙해진다. 항상 애지중지 한다. 에르메스가 펠트 트레이 생산을 중지했다는 얘기가 있어서….

02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사잠’
사잠이 휴대 전화 바탕화면에 설치되기 전의 삶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상점이나 식당에서 문득 기똥찬 노래를 들었을 때, 그런데 제목이나 부른 가수를 전혀 모를 때, 이 애플리케이션을 켜면 된다. 인생에 꼭 필요한 완벽한 기술임엔 틀림없다. 심지어 ‘가사’를 가볍게 두드리면 멋진 가라오케로 변모한다. 가장 많이 쓰는 애플리케이션 다섯 중 하나다.

03
오데마 피게 로얄 오크 크로노그래프
죽는 날까지 매일 차고 싶은 단 하나의 시계. 역동적이면서 정중하고, 남자답고 세련된 완벽한 시계. 오데마 피게가 처음 이걸 만들 때, 너무 두꺼운 스틸을 써서 공장의 기계를 몽땅 망가뜨렸다고 한다. 결국 전혀 새로운 기계까지 개발해야 했다. 오로지 이걸 위해. 멋지지 않나?

04
마이클 바스티안 올리브 코튼 밀리터리 재킷
가뿐한 밀리터리풍 재킷은 스포츠 코트와 윈드브레이커의 완벽한 접점이다. 그래서 양쪽 모두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런웨이에선 저 속에 셔츠와 타이를 입혔지만, 지난 주말엔 내 티셔츠와 트레이닝 팬츠 위에 내던졌으니까.

05
모겐스 코흐 폴딩 체어
스웨덴에 사는 친구의 별장에서 본 후로, 항상 이 의자를 갈망했다. 간단하고 완벽한 의자.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도 거뜬히 버티도록 정밀히 고안해 단단히 만들었다. 훌륭한 스칸디나비아식 디자인이다. 게다가 접히기까지 한다니!

06
마이클 바스티안 by 프랭크 크레그 네이비 블랙 토트 백
나조차 사랑에 빠질만한 가방은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결국 직접 만들었다. 최고의 재료를 쓰고 손으로 모든 것을 만드는, 작은 가족이 운영하는 메사추세츠의 가죽 회사 프랭크 크레그와 함께. 그 중에서도 이 남색 토트백이 최고다.

07
메르세데스 벤츠 G 클래스 웨건 올리브색
남성 패션에 대한 내 철학을 바퀴 위에 고스란히 올려놓은 차다. 기본적이고, 화려하고, 아름답다. 기능적이고, 실용적이고, 남자답다. 그리고 군말 없이 섹시하다. 아직은 내 것이 아니지만, 반드시 살 것이다. 꼭 올리브색으로, 시트는 갈색 가죽으로.

08
마이클 바스티안 ‘팔로우 미’ 크루넥 스웨터
매 컬렉션마다 조금씩 다른 남색 크루넥 스웨터를 만드는데, 이번 컬렉션의 것은 정말 마음에 든다. ‘Follow Me’라는 빨간 문구를 가슴에 새겼고, 뒷목 바로 아래엔 빨간색 풍선 자수를 넣었다. 프랑스 영화 <빨간 풍선>에 대한 내 식대로의 해석이다.

09
크리스찬 디올 오 소바주 향수
클래식 오 소바주를 6학년 때부터 뿌렸다. 그래서 새로운 오 소바주가 나왔을 때 굉장히 신났다. 레몬 향은 덜 나지만, 더 어둡고, 더 무겁고, 그래서 더 어른스럽고 고상해졌달까? 앞으로도 매일 이 향수를 뿌릴 것이다. 아마도 내 이름을 단 향수를 만들기 전까지는.

10
초록색 금속 박스에 든 파버 카스텔 색연필
하루라도 색연필 없이 일 할 수 있을까? 필요한 거의 모든 색깔인, 120색 세트를 항상 구비해놓는다. 단 한가지 파버 카스텔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마치 어린이용 크레용 박스처럼 연필깎이가 달린 박스 세트를 출시하는 것이다.
글 / 마이클 바스티안(Michael Ba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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