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KOREA>가 만난 킴 존스

디자이너 킴 존스의 찬란한 시절.

존스는 지나치게 아름답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컬렉션을 만든다. 그가 여행하며 얻은 생각은 시대를 거스르고, 신비에 쌓인 부탄 왕국마저 참혹하게 파헤친다. 때론 실험적인 아티스트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기곤 런던의 역사적인 테일러링과 뒤섞어 생경한, 지구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우아한 옷을 만들기도 했다. 올해 그가 선택한 곳은 텍사스 오스틴. 그는 어려서부터 세계 곳곳을 여행했고, 여전히 여행이 일상인 삶을 살고 있다. 킴 존스는 아메리카 대륙 깊숙이 발을 담그곤 허름한 주유소에서 일하는 청년의 유니폼, 보이스카우트를 떠올리게 하는 점퍼처럼 일상의 사소함을 아름다움으로 염색했다. 그래서 올해 그가 디자인한 옷들은 하늘의 한 조각을 따로 떼어내 극도로 아름다운 패턴을 응고시킨 듯 담대하고 기발하다. 어느 날 킴 존스가 <지큐 >에 텍사스행 비행기 티켓을 보냈다. 몇 달 뒤, 비가 오는 텍사스의 은밀한 호텔 세인트 세실리아에서 킴 존스와 인사했다. 빠른 말투 때문인지 조금 예민해 보였지만 눈빛만은 모험을 즐기는 소년에 더 가까웠다. 킴 존스는 오래되어 검붉어진 가죽 소파를 등으로 무겁게 누르곤 이번 여행의 시작에 대해 털어놓았다. “텍사스 여행은 전부 제 생각이었어요. 내가 느낀 감정들을 되돌아보며 함께 나누고 싶어서, 그래야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여행이란 발로 밟아봐야 완전해지는 특별한 사건이니까요. 지난해 미국에서 루이 비통 남성복은 아주 크게 성장했고,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처럼 큰 도시들을 모조리 둘러봤어요. 미국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었달까. 그래서 뉴올리언스나 텍사스를 둘러봤죠.” 킴 존스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고요, 1950년대 혹은 1960년대쯤으로 보이는 물건, 다양함에 관대한 사람을 셀 수 없이 만났다. “정해놓고 어딜 가진 않아요. 마음 가는 대로 케이프타운이든 서울이든 움직여요. 색다른 문화가 있다거나 아름다운 자연이 있다면 더 좋아요. 그래서 어려서 살았던 아프리카를 좋아해요. 돌아가면 품에 안아줄 것 같은 편안함을 느껴요. 거기선 전혀 다른 삶을 살아야 하니 마음을 비울 수 있어요. 지금까지 80개국 이상을 여행했어요. 공간은 저마다의 이유로 특별하단 걸 알게 됐죠.” 여행에서 옷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건 결국 지독히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킴 존스는 “루이 비통과 저는 여행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죠. 디자인을 할 땐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려 해요. 거대한 브랜드니까 내멋대로 디자인하기보다 전략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유행을 따르거나 하진 않아요. 그저 좋아하는 걸 만들죠. 유행은 에디터가 만들죠”라고 대답했다. 킴 존스는 파리보다 런던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했다. “런던의 리틀 베니스에 집이 있는데, 큰 정원이 있어서 평화롭게 쉴 수 있어요. 그 지역에 14년이나 살아서 친구도 많죠. 파리엔 그리 오래 머물진 않아요. 제일 좋아했던 일본 식당이 문을 닫기도 했고. 뉴욕 집도 정리했죠. 파리에 가면 이런저런 물건을 런던 집에 보내야 해요. 지난 크리스마스에 안토니오 로페즈의 그림을 선물 받았는데, 정말 최고예요. 이제 케냐의 호수에서 하마들을 좀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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