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않는 꽃, <아름다운 궁중채화>展

궁중채화는 단어 그대로 궁 안의 행사를 위해 만든 비단 꽃을 뜻한다. 이말만 들으면 언뜻 조화를 떠올릴 테지만, 요즘 조화와는 만드는 과정이 전혀 다르다. 짙은 색을 내기 위해 비단을 여러 번 공들여 염색하고, 그 색이 은은하게 빛나도록 오랫동안 홍두깨로 두들긴다. 꽃 모양을 만드는 걸 ‘표정’을 낸다고 하는데, 아주 고운 미소처럼 꽃잎이 동그랗게 말리도록 일일이 인두로 지진다. 그뿐 아니라 쓰기 편한 철사 대신 녹이 슬지 않는 대나무를 실처럼 가늘게 만들어 사용한다. 그러니까 채화를 피우려면 흙과 물은 필요 없지만 지극정성은 필수다. 화장花匠 황수로 선생은 궁중채화의 독보적인 기능 보유자로 인정받아 무형문화재가 되었다. “궁중채화가 널리 보급되어 엄마가 아이들의 책상 위에도 놓아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처럼, 채화는 완성품만큼이나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아름답다. 이를테면 마음을 다잡는 일종의 수련과 같을까. 4월 7일부터 5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황수로 선생이 만든 수많은 궁중채화를 만나볼 수 있다. 최초의 대규모 전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만나볼 수 있어 반가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