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옷장 정리의 모든 것

2015.02.03GQ

스타일을 바꾸고 싶다면 우선 옷장부터 살펴본다. 그 안에 비법, 해답, 묘수가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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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만 가꾸지 말고 옷도 돌봐야 한다. 우선 필요한 건 크고 깔끔한 옷장이다. 수납공간은 많을수록 좋다. 나무를 잘라 스스로 만들건, 벽에 구멍을 뚫건, 디자이너 브랜드의 새 옷장을 사건, 명심해야 할 건 한 가지. 옷장은 옷을 숨기는 곳이 아니다. 한밤중에도 노란색 불을 켠 따뜻한 카페처럼 희망으로 빛나야 할 장소다.

01 옷장이 아니다, 쇼룸이다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건 마음가짐이다. 옷장을 볼 때마다 옷을 던져두는 수납공간이 아닌 당장 옷을 팔아도 될 멋진 쇼룸이라고 생각한다. 액세서리는 한눈에 찾을 수 있어야 하고 어젯밤을 같이 보낸 여자에게 옷장에서 셔츠를 꺼내 입으라고 말할 때도 창피하지 않을 그런 공간. 당신의 옷장은 당신의 옷만 파는 지구에서 하나뿐인 가게여야 한다.

02 처음부터 시작한다
뭘 갖고 있는지 정확히 알기 전까진, 새로 필요한 게 뭔지도 모른다. 옷장 안의 모든 걸 일단 꺼낸다. 그리고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둔다. 옷장을 로 샀다면 하루 이틀 비워둔 채 가구 냄새를 좀 뺀다. 이제 옷을 멋지게 그릴 수 있는 텅 빈 캔버스가 준비된 셈이다.

03 버린다, 아낌없이
제정신이 아닐 때 산 것 같은 비대칭 재킷, 날씬할 때 입었던 스키니 팬츠, 몇 년째 한 번도 안 입은 꽃무늬 스웨터. 다 버린다. 얼룩진 티셔츠, 구멍 난 양말, 초대형 티셔츠 모두, 이 소중한 공간에서 사라져야 마땅하다.

04. 옷걸이에 투자한다
셔츠와 수트는 옷걸이에 걸면서, 스웨트 셔츠와 티셔츠는 서랍에 쌓아두는 것이야말로 불공평하다. 싸구려라면 모를까, 스웨트 셔츠와 티셔츠에 큰돈을 썼다면 그들도 동급으로 대해야 한다. 지방시 티셔츠는 그만한 대우가 필요하다. 가느다란 철사로 만든 세탁소 옷걸이 대신 플라스틱이나 나무 재질의 옷걸이를 충분히 사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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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이동식 옷장
옷장이 너무 너무 작을 땐 그것만으로는 수납 해결이 안 된다. 요즘은 가구 전문점에서 롤링 랙 하나 사는 건 일도 아니다. 차곡차곡 접은 옷으로 채워진 롤링 랙을 방 한구석에 밀어두면 평소에도 별로 거추장스럽지 않다. 게다가 매일 아침 롤링 랙을 밀고 나올 때마다 쇼핑하는 기분이 든다.

06. 도구를 가까이 둔다
다리미가 부엌의 고물 서랍 위에 앉아 있는 이유는? 린트 롤러가 신발장 구석에 떨어져 있는 이유는? 떠나야 할 사람은 제때 떠나야 하고, 있어야 할 건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TIP – DOUBLE JACKET 새 옷장을 장만한 기념으로 새 수트를 한 벌 살 거라면 코발트블루처럼 신선한 색깔의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를 고른다. 늘 보던 더블 재킷과는 완전히 다르다. 옷 갈아입을 때 걸어놓을 후크도 여러 개 산다. 옷장에 간편하게 끼울 수 있다. 이렇게 해놓으면 스팀 다리미로 수트를 다릴 때도 아주 편하다.

07 새로운 선반
향수와 반지, 시계, 자동차 열쇠는 꼭 옷장에 두지 않아도 된다. 옷장 가까이에 있는 테이블에 작은 트레이를 하나 둔다. 표면이 부드러운 것으로. 그 위에 무엇이든 올려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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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세탁 바구니
세탁물은 세탁 바구니에 넣는다. 악취 방지용 바구니 뚜껑도 있어야 한다. 두 칸으로 나뉜 세탁 바구니라면 제일 좋다. 한쪽은 마른 세탁물, 다른 한쪽은 어제 헬스장에서 입고 뛴 쇼츠처럼 땀에 흥건히 젖은 세탁물을 넣는다.

09 넥타이 보관법
벽에 단단히 박은 못에는 넥타이를 한 개밖에 못 건다. 옷걸이에는 여러 개 걸 수 있지만 줄줄 미끄러져 내린다. 넥타이 보관 방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더 나은 방법이 하나 있다. 넥타이 전용 옷걸이를 산다. 별로 비싸지도 않다.

TIP – SPRING TIE 봄 수트에 어울리는 거친 울 타이를 고를 땐 색깔은 차분한 걸로 택한다.

10 신발장
영국 장인이 만든 수제 옥스퍼드화, 눈처럼 하얀 발렌시아가 하이톱, 아디다스 한정판 운동화를 갖고 있다면 신발장은 필수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밤에 밟히기까지하면 다음 날 아침, 신발에도 마음에도 상처만 남는다.

TIP – VERY NEW BOOTS 신발장은 높고 낮은 칸으로 여러 개 나눈다. 운동화와 구두는 낮은 칸에 두고 발목이 높은 앵클부츠와 하이톱은 높이가 있는 칸에 둔다. 지금 사야 할 건 더러운 갈색 스웨이드 부츠. 폭이 좁은 진 팬츠나 몇 번 입어서 살짝 구겨진 수트와 어울린다.

11 양말 서랍장
양말 서랍장은 비상금이나 초콜릿을 숨기기 위한 곳이 아니다. 옷 무더기에 던지지 말고 세탁 후 단 10분만 투자한다. 수트용 양말과 스포츠 양말을 나눈 후 동그랗게 말아놓는다. 내일부터는 허둥대던 아침 시간에 차 한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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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 WOOL SOCKS 양말은 되도록 많이, 다양한 색깔과 패턴으로 사둔다. 괜히 기분이 안 좋은 날, 우울한 날, 꿈에 그리던 데이트가 있는 날,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는 날, 유용하게 쓸 수 있다.

12 당장 시작한다
옷장 정리의 핵심은?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더 이상 어질러진 옷장을 합리화하면서 꾸물댈 시간이 없다. 텔레비전부터 끄고 일 년간 입지 않은 옷을 골라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의류 수거함에 넣으러 나간 김에 새 옷장도 고르고 돌아온다.

    에디터
    짐 무어(Jim Moore)
    포토그래퍼
    TUUKKA KOSKI
    PROP STYLIST
    KIM FICARO AT EDGE REPS
    SOFT-GOODS STYLIST
    DONNA CASTRO AT MARK EDWARD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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