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 속에 비친 그대

MP3가 아니라 시디의 음질마저 뛰어넘고자 한다. 무손실음원 플레이어는 거실의 하이파이 시스템을 바깥으로 끄집어내는 시도다.

[2DAC] ‘포터블 하이파이’, ‘무손실음원 플레이어’, ‘고음질 플레이어’ 등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지만 목적은 하나다. MP3를 뛰어넘는 고해상도 디지털 음원을 재생하는 것. 일반적인 오디오 시디에 담기는 정보는 44.1kHz/16bit다. 초당 44100개의 정보를 각각 2에 16승, 즉 66536단계로 표현한다. 포터블 하이파이는 192kHz/24bit까지 지원한다. MP3처럼 압축 시 정보가 줄지 않는 무손실음원, 훨씬 더 많은 정보가 담긴 고음질 음원을 처리한다. 아이리버는 2년 전 첫 출시한 AK-100을 시작으로 지난 3월 발표한 AK-240SS까지 진화를 거듭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AK-120부터 적용한 듀얼 DAC에서 나아가, AK-240SS에서는 DSD 음원을 PCM 음원으로 변환하지 않고 그대로 재생할 수 있으며 듀얼로도 구성할 수 있는 DAC로 교체하고, DSD 전용 칩을 새로이 장착하는 혁신을 했다. 아날로그 신호 전송 방식도 보다 안정적인 밸런스드로 바꿨다. 지나치게 깨끗하고 정갈한 소리가 취향을 탄다는 평가가 있지만, 음질과 성능, 디자인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다. 가격 또한. 스탠인리스 스틸이 적용된 특별판 AK-240SS는 최저가 3백40만원대, 아스텔앤컨.

 

[DAP] 대부분의 무손실음원 플레이어는 가정에서 DAC로도 쓸 수 있다. ‘PC 파이’로서의 가능성 때문에 ‘포터블 하이파이’에 관심을 두는 경우도 많다. 무손실음원 플레이어에서 흔한 밸런스드 아웃 단자나 동축 출력 단자는 확장을 염두에 두고 포함시킨 것이다. 그에 비하면 포 골드는 완고하다. 스위스의 하이엔드 오디오 회사 나그라의 기술을 이식해 오직 ‘포터블 하이파이’를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 로와 하이 게인을 포함한 헤드폰 앰프를 삽입했고, 모든 조작을 물리적인 버튼으로 하도록 했다. 워크맨이나 아이팟 클래식이 그랬던 것처럼, 혼자서 듣는 재생기기의 사용성을 중시했다. ATE/PMEG 음장은 다른 기기의 성능에 기대지 않고 소리를 개인화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무손실음원 플레이어에 뒤따르는, 임피던스가 낮은 고가의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아닌 저렴한 모니터 헤드폰으로도 충분할 수준이다. 장르와 음색은 물론이고, 시뮬레이션 된 레퍼런스 헤드폰, 소리의 거리 감각까지 선택할 수 있다.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DAP’의 개념에 가장 가깝다. 포 골드는 소비자가 2백20만원, 로투 by 익스트림 오디오.

 

[32비트] 무손실음원의 정보량은 절대 평가의 기준이 못 된다. 카메라에서 화소수와 이미지 센서의 관계와 유사하다. 커다란 정보를 담을 만한 큰 그릇이 필요한 데다, 음질은 그릇의 크기로 좌우될 만큼 단순하지도 않다. 그만한 노력을 쏟기에, 시디 이상의 정보량을 가진 음원이 만들어내는 차이가 미미하다는 점도 걸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320Kbps의 MP3와 시디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럭셔리 & 프리시전의 LP5는 32bit를 지원한다. 더 높은 숫자가 더 높은 음질을 낸다는 ‘쇼맨십’에 기대지만, 그것 때문에 기기의 능력까지 폄하되어서는 곤란하다. LP5의 소리는 충격적이다. 모든 음역의 묵직하고 힘 있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유럽처럼 음량제한법에 구애받지 않는 중국 제품으로, 높은 출력에 힘입은 바도 크다. 더군다나 아직 24bit 음원도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32bit보다는 LP5가 내는 소리의 취향에 주목하는 게 좋겠다. LP5는 소비자가 1백25만원, 럭셔리 앤 프리시전 by 익스트림 오디오

 

[풀 디지털 앰프] 무손실음원 형식은 FLAC, ALAC, AE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손실음원 플레이어의 부상과 함께 DSD가 중요해졌다. DSD의 샘플링 주파수는 최소 2.8Mhz다. 효율이고 뭐고 음질을 우선하는 흐름에서 더욱 돋보일 수밖에. DSD는 한때 CD의 대안으로 제시된 SACD에서 나왔다. 소니와 필립스가 공동 개발한 형식이었다. 늘 디지털 매체의 개발에 적극적이었던 소니는 무손실음원 플레이어에서도 기존의 입장을 취한다. 타사가 ‘아날로그로 되돌아가자’라면 소니는 ‘완벽한 디지털을 만들자’랄까. NW-ZX2는 소니의 DSD 개발 부서에서 만든 ‘DSD TO PCM’ 변환 알고리즘을 적용했고, 독자 개발한 풀 디지털 앰프 S-MASTER HX를 채택했다.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는 DAC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 과정이 오히려 노이즈와 왜곡을 만들 수 있다며 디지털 신호를 디지털 앰프가 그대로 증폭하도록 했다. 풀 디지털 앰프의 장점은 고음역을 회복하는 DSEE HX, 해상력을 스튜디오 모니터 수준으로 극대화하는 클리어 오디오+ 등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무엇보다 당대의 음악 스튜디오가 거의 대부분 디지털로 작업한다는 점에서 소니의 접근 방식은 타당해 보인다. NW-ZX2는 최저가 1백33만원대, 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