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프랫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크리스 프랫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촬영장에서 장난치던 통통하고 쾌활한 코미디 조연이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를 기점으로 할리우드의 차세대 액션 히어로로 거듭났다. 이제 매년 여름에 그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올 여름에는 <쥬라기 월드>다.

재킷과 셔츠, 진은 모두 랄프 로렌, 시계는 랄프 로렌 파인 워치 메이킹, 목걸이는 자일스 & 브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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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프랫과 그의 아내인 코미디 여배우 안나 패리스, 두 돌 반 된 아들 잭이 함께 사는 할리우드 힐스의 집에 도착했을 때, 프랫은 긴 새벽 자전거 운동을 마치고 막 돌아온 참이었다. 그는 앞으로 찍을 세 편의 영화를 위해 몸을 만들고 있다. 몇 주 뒤에 나갈 철인 3종 경기도 준비 중이다. <제로 다크 서티>를 만들면서 만난 네이비 실 친구의 권유로 참가하게 됐다. ‘새로운’ 크리스 프랫이 할 법한 일들이다. 인스타그램에 식스팩 셀피를 올리는, 통통한 몸매의 시트콤 주연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8억 달러 가까이 벌어들인 최근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새로운 무비 스타가 된 사람 말이다. 그는 곧 개봉할 <쥬라기 월드>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굳게 다지고 싶어 한다. 그는 육체적, 직업적으로 변신했고, 할리우드에서 이런 전례는 없다.

지금의 경력과 몸에 이르는 길은 예상 밖이었고 구불구불했다. 20대 초반, 처음으로 영화 오디션을 보고 다닐 때는 온갖 역에 다 지원했지만, 곧 두 가지 전형적인 역할만을 맡게 됐고 10년 동안 이어졌다. “보통 나쁜 남자친구 역할이었어요. 관객 마음에 드는 남자와 잘되었으면 좋겠다 싶은 여자의 남자친구요. 한동안 그걸로 먹고살았죠.” 샤워를 마치고 시가에 불을 붙이면서 말했다. 늦은 오전의 기쁨이자 다음 영화 <황야의 7인>의 준비였다. “돌아보면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육체적으로 전 개새끼 같아 보였거든요.” 그게 무슨 말이지? “그런 역할에 어울리는 외모였다고요. 80년대 영화 <베스트 키드>의 윌리엄 자브카처럼 말이죠.”

그는 이런 역이 그나마 더 재미있게 보일 수 있도록 해나갔다. “내 최고의 강점은 늘 즉흥 코미디라고 생각했어요. 늘 새로운 것들을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그때마다 감독들은 ‘야, 안 돼, 그건 하지 마’라고 했죠. 그런데 나중에 보면 그게 편집에서 살았어요. ‘그럴 줄 알았어! 내가 저 빌어먹을 감독보다 더 재미있다는 걸 알았어, 감독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어! 이럴 줄 알았다니까!’”

곧 프랫은 그의 코미디 본능 때문에 캐스팅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미디가 중요해지면서 몸이 서서히 바뀌었다.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두 번째 시즌에 출연한 자신을 보면서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던 변화다. “‘와, 나 살찌고 있네’ 생각했죠. 그리고 곧 ‘이거 진짜 웃긴데…’ 생각했어요. 내가 나를 보면서 웃고 있더라고요. ‘바로 이거다. 이런 걸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감이 충만한 멍청한 뚱보를 연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시작했죠.” 그는 제작자에게 몸을 더욱 불리고 싶다고 했고, 제작자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그래서 살을 더 찌웠어요. 그리고 다들 웃었죠. 점점 더 재미있어졌고요. 그때 나는 ‘좋았어, 틈새시장을 찾았어, 개새끼 남자친구 역보다 좋아’ 했죠.”

코미디를 하던 때의 크리스 프랫은, 인터뷰에서도 행복한 뚱뚱한 남자 역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를 속이는 동시에 자기 자신도 속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 헛소리에 속아 넘어간 첫 번째 사람이었을 거라 확신해요. 내 코미디적인 천성은, 자신감 넘치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주 행복하고 뚱뚱한 남자라는 존재의 아이러니를 이해했어요. 사람들이 보기엔 매혹적이었겠죠. 난 크리스 팔리만큼 몸이 크진 않았지만, 크리스 팔리를 이해해요. 그의 마력은 거기서 나온 거예요. 그와 같은 외모를 지닌 사람들이 ‘왜 이 사람은 자기 회의에 빠지지 않은 거지? 젠장, 정말 멋지군. 나도 저런 기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음, 난 크리스 팔리가 정말 그런 기분이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겉으로 드러나는 기분을 숨기기 위해 약물과 알코올에 자신을 파묻었을 거예요. 코미디언들은 그런 경우가 많아요.”

이제 만 36세가 되는 프랫은 최근 일이 년 새 그 시절의 캐스팅이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고 말한다. 먹고 마시던 것은 좋았지만 다른 부분은 별로 좋지 않았고, 육체 및 정신적으로 부진하다고 느꼈으며 “내 자신에 대해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이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히 말한다. “뼈가 아팠고, 심혈관 문제가 있었고, 건강이 안 좋았고, 기분이 끔찍했어요.”

하지만 그에게는 그 기분을 털어놓을 아내가 있다. “아내는 아무렇지 않아 했어요. 아마 그때의 나를 더 좋아했을걸요.” 왜? “겉으로는 내가 더 즐기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요. 같이 있을 때 더 즐거운 사람이었을 수도 있고요. 내가 괜찮다는 걸 사람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사용한 이미지는 같이 놀기 정말 재밌는 사람이었거든요. 이제 아내는 날 위해 요리할 때 예전처럼 하지 않아요.” 그가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난 훌륭한 애완동물인 뚱뚱한 남자 같았어요. 지금도 아내는 변함없이 나를 응원하고 이해해주지만, 한편으로는 언젠가 다시 뚱뚱해질 거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그랬지 여보, 난 늘 당신이 뚱뚱한 게 더 좋다고 했잖아’라고 말할 걸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는 안 될 텐데.”

 

나체 노출에 대하여

어린아이일 때는 어땠어요? 아주 거슬리는 아이였죠. 거슬리고, 활동 과잉에, 남들 방해하고…. 하지만 아버지가 아주아주 엄격해서, 아버지가 소리를 지르면 한참 동안 조용했어요. 아주 예민했죠. 울기도 많이 울었고요. 오랫동안 울보였어요. 조금 변태적이었죠.

어떤 식으로? 농담도 좋아했고, 더러운 생각도 많이 했어요. 유머 감각도 더러웠죠. 벗고 다닌 적도 많아요. 맨날 알몸이었어요. 최근에야, 어른이 되고 나서 최근 몇 년 동안에야 옷을 입고 다니는 걸 익혔어요. 그 후로도 많이 벗고 다녔어요. 벗고 다닌다고 NBC에서 한 소리 들은 적도 있어요.(<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촬영 중 그가 알몸으로 문간에 나타나 에이미 포엘러를 놀라게 하는 테이크가 여러 번 있었는데, 그중 한 번은 실제 알몸으로 촬영했다.) 고등학교 때 팀 버스에서 옷을 벗었다가 육상 팀에서 징계를 먹은 적도 있어요. 난 늘 옷을 벗었어요.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했죠. 내 페니스를 그렇게 불쾌해한다는 걸 난 이해하지 못했어요.

NBC에서 설명해주던가요? 네, 편지를 보냈어요. 인사팀에서 편지가 왔어요. 아마 누가 불평을 한 모양이에요. 이젠 내가 NBC에서 일하지 않으니까 이걸 갖고 농담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편지엔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이걸 조롱하지 마라. 분명히 해두는데 우린 너를 질책하는 거고, 이게 웃기다고 말하고 다니지 마라.’ 젠장, 그 테이크를 그들이 썼단 말이에요. 방송을 탔다고요. 그리고 정말 웃겼기 때문에 내가 옳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알몸을 보지 않을 수 있는 기회도 줘야죠. 하지만 난 고등학교 때도 그랬어요. 코치 사무실에 양말만 신고 들어갔던 게 기억나요. 맨발은 아니었어요. 나는 ‘저, 코치님,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했죠. 사람들은 ‘오 맙소사!’ 그랬죠.” 그가 씩 웃는다. “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재킷과 티셔츠, 팬츠는 모두 프라다, 구두는 브룩스 브라더스, 빈티지 목걸이와 팔찌는 멜릿 머캔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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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화면에서는 수월해 보였을지 몰라도 액션과 코미디, 성실함과 경박함의 능란한 조합은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감독이었던) 제임스 건은 처음 절반 정도를 만들 때까지 나랑 일하는 걸 힘들어했어요. 그는 내가 – 이게 내가 내 자신에 대해 하는 말인 것처럼 인용되는 건 싫은데 – 보기보다 훨씬 지적인 사람이라고 했어요. 난 바보 같고 웃기고 생각이 깊지 않아 보이는 사람이지만, 사실은 머릿속에서는 많은 생각을 한다는 거죠.” 사실 프랫은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건이 좋아한 자연스러운 본능을 잃을 때도 있었다. “파리지옥풀이랑 좀 비슷해요. 손가락을 넣으면 풀이 닫히고, 다시 열리려면 일주일 정도 걸리는 거예요 그래서 건은 나한테 무슨 말을 하거나, 내가 뭔가를 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어서 힘들어했어요.” 제임스 건이 덧붙였다. “프랫은 최근 몇 년 동안 웃긴 조연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어요. 모두를 즐겁게 하려고 늘 애써야 했다는 거죠. 그리고 사실 크리스는 그냥 크리스 프랫이 되면 된다는 걸 스스로 믿지 못했어요. 그게 관객들에게 얼마나 매력이 있는지도요.” 사실일까. “난 내가 실력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내 연기가 나쁘다고 생각했죠. 내 헛소리 미터가 올라가는구나, 뭐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건 진짜가 아니라고요.” 프랫은 건이 이런 생각을 용납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누가 신경 써? 난 관심없어!’ 뭐 이런 식이었어요. 그리고 ‘빌어먹을, 이건 네 영화가 아니야. 내 거야! 날 믿고, 닥치고 내가 하라는 대로 해!’ 이런 식이었어요. 건은 ‘좀 더! 더 크게!’ 라고도 했는데, 난 그게 싫었죠. 배우는 그런 지시가 싫을 때가 있거든요. 하지만 그의 말은 사실이에요. 더 크게, 더 정확하게 말해서 대사가 효과를 내도록 하고 난 빠져야 할 때가 있어요.” 제임스 건은 프랫과 스타 배우를 동일선상에 놓고 말했다. “관심의 중심이 되는 동시에 자신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영역도 있다는 걸 깨닫는 것, 그건 정말 익히기 어려운 거예요. 이 균형을 익히는 게 곧 무비 스타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프랫은 그때까지 그걸 익혀본 적이 없었죠.”

 

킴 카다시안에 대하여

프랫은 초기에 쉬지 않고 영화에 출연했지만, 좋은 의미로 기억에 남는 영화는 별로 없었다. 대표적인 예가 2009년의 <딥 인 더 밸리>다. 프랫의 캐릭터와 친구가, 갑자기 마법에 의해 포르노 스타들이 전형적인 포르노 영화 시나리오대로 행동하는 세상에 떨어진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1순위로 캐스팅된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하지만, 음, 안 좋았어요.” 그 영화에서 프랫은 킴 카다시안과 함께 잠깐 음란한 장면을 촬영했다. 카다시안은 포르노 세계의 기도 같은 역할이었다. (“그녀는 그전에는 연기란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어요. 너무나 다정하더군요. 그리고 불안해했어요.”) 몇 년 뒤 그는 비행기에서 카다시안을 우연히 마주쳤지만, 그녀가 자기를 못 알아보길 바랐다. 그가 피하고 싶은 부끄러운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촬영 중에 프랫은 애드리브로 카다시안에 대한 농담을 했는데, 너무 심해서 절대 방영되지 않으리란 것은 알고 있었다. “아주, 아주 재밌는 농담이었어요.” 하지만 그는 그 농담을 던지자마자 이게 알려져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미리 DVD에도 들어가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그 영상은 새어나갔고,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앤디의 영상이 되었다. (그들은 프랫의 요청을 깜빡 잊고 말았다. 프랫은 사과를 받았다.) “좀 별로였어요. 분명히 그녀는 모르거나, 알아도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나는 되도록 다른 사람을 소재로 농담하고 싶지 않아요.”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 규칙을 보다 현실적으로 수정한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농담은 안전하게 그 사람들이 모르게 하고 싶어요. 나는 말을 막 하는 사람이지만, 누군가를 소재로 농담을 한다면, 그 사람들 귀에 절대 들어가지 않게 할 거예요.” 그 농담이 이 글에 들어가는 것도 원치 않겠지만, 기록을 남겨두자면, 에이미 포엘러와 라시다 존스의 캐릭터들이 멋진 컴백을 이뤄낸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주마 시비스킷, 마이티 덕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록키가 언급된다. “킴 카다시안은?”앤디의 말에 모두 어리둥절해한다. “글쎄….” 포엘러(캐릭터상으로는 미심쩍어하고, 캐릭터 밖에서는 프랫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생각하는 게 보인다)가 대답을 못하자 프랫이 솔직하고 태연하게 설명한다. “비디오에서 킴 카다시안 등(back)에 정액(come)이 묻는 것 같던데.”

 

아마도 프랫만 쓰는 연기 방법

프랫의 연기가 태평하고 쾌활한 본능과 성실함의 조합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알고 보면 상당히 특이한 연기 방법을 몇 가지 사용한다. 빈스 본이 출연한 영화 <딜리버리 맨>에 프랫은 실패한 변호사로 출연하느라 체중을 134킬로그램까지 늘렸다. 이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의 연기 방법 하나를 밝힌다. “그 영화를 찍다가 지금도 사용하는 멋진 연기 테크닉을 하나 알아냈어요. 아마도 내가 발명한 것 같아요.” 서로 다른 파장을 갖는 색깔이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기초한 테크닉이다. “그 영화에서 나는 밝은 오렌지색을 썼어요. 블레이즈 오렌지 같은 색. 내 (캐릭터의) 어머니가 나를 믿지 않고 내가 실패자라고 믿는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요.”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곳곳에 오렌지색 포스트잇을 붙였다. “촬영 중 그게 눈에 들어오면 내 감정 깊은 곳에 영향을 줘요.”

프랫은 연기에 음악도 사용한다. 그것만으로는 별로 드물지 않지만, 자기 전화에 ‘연기 음악’이라는 제목으로 110곡을 저장해둔 배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있다. ‘사랑’, ‘슬픔’, ‘경탄’, ‘액션’ 그리고 조금 신비로운 ‘볼륨 파이브’다. (알고 봤더니 볼륨 파이브는 ‘모든 감정을 다 합친 것’이라고 한다.) 영화 사운드트랙의 연주곡이 많다. 프랫은 그 곡이 담고 있는 감정으로 곡 이름을 바꿔놓았다. 예를 들어 ‘슬픔’ 안에는 ‘천상의 반응’, ‘긴 산책’, ‘유럽의 폐허 마을’, ‘삶의 신비’, ‘집 떠나기’, ‘형제의 장례식’이 있다.

프랫이 보기에 ‘연기 테이블의 세 다리’는 몸, 목소리, ‘영혼의 리듬’이다. 그는 음악 컬렉션이 영혼의 리듬에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영혼의 리듬은 조절하기가 어려워요. 최근에 그 생각을 많이 해요. 어제 운전하다가 화가 났는데….” 그리고 크리스 프랫은 어제 운전하다 화가 난 이야기를 한다. 실생활에서의 경험이, 배우가 사용하는 재료일 수 있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다른 것도 배울 수 있다. 예를 들면 프랫의 넘치는 매력과 따스함과 별로 멀지 않은 곳에 분노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사실.

고속도로에서 누가 그의 앞으로 끼어들었다. 분노를 느끼는 와중에 ‘배우 크리스 프랫’은 진짜 분노가 어떤 식으로 표현되는지를 배울 좋은 기회라는 걸 깨달았다. 참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냥 화를 내. 방금 네 앞으로 끼어든 이 쌍년에게 화를 내는 거야.’ 정말 화가 났어요. 그녀가 날 추월 못하게 하면서 20분을 버텼어요. 그러곤 고속도로를 잘못 타서 다른 길로 갔죠. 무척 짜증이 났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좋았어, 정말 훌륭한 리서치다. 지금 내 모습, 내 목소리가 어떻지?’ 생각했죠.”

그러나 이 모든 일의 원인이 된 사건에 대해 자세히 묻자, 아까 했던 말을 다시 하더니(“그 나쁜 년이 끼어들어서 난 무지 화가 났어요.”) 예상외의 방향으로 나간다. “아니, 분명 그녀의 잘못이 아닐 거예요. 난 늘 마음이 딴 데 가 있고, 길을 잃어요. 15년째 가는 식당이 있는데, 아내와 차를 몰고 그 식당에 갈 때도 아내가 ‘여보, 여기서 우회전해야 될 것 같은데’ 하고 알려줘요. 다운타운에 가 있을 때도 있다니까요. 맨날 그래요. 나쁜 습관과도 같아요.”

<쥬라기 월드>에서는 온라인에서 접한 새로운 연기 테크닉을 사용했다. 자신의 캐릭터가 동물이라면 어떤 동물일까 생각해본 다음, 그 동물에 기초해 몸을 움직일 때 어떤 부위를 앞으로 내밀지 정하는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 프랫은 돌고래로 결론을 내렸다. “돌고래는 이마를 내밀고 움직여요.”

<쥬라기 월드>를 찍을 때는 프랫의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을 전부 합쳐서 주문을 만들었고, 카메라가 돌아가기 직전까지 되뇌었다. “플로 코어, 노 TC, 볼륨 업 포인트 파이브, 에릭 처치.” ‘에릭 처치’는 프랫이 반복해서 들은 컨트리 가수 에릭 처치의 노래 ‘다크 사이드’를 가리킨다. 이 노래에 담긴 어두움을 캐릭터에 담고자 했다. ‘플로 코어’는 서핑보드를 탈 때의 자세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볼륨 업 포인트 파이브’는 목소리를 조금 크게 내자는 뜻이다. ‘노 TC’는 이마를 내밀라는 뜻으로, 한때 뚱뚱했던 사람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조합이다. ‘3중 턱(Triple Chin)은 안 된다’의 약자다.

구글에서 연기에 대한 조언을 검색해보는 배우는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대답했다. “어쩌면 말을 안 하는 걸 수도 있어요. 내가 이 다음에 얻어야 하는 교훈은 그거겠네요. 말하지 않고 ‘음, 모르겠어요…. 그냥 재능인가 보죠’라고 하는 거요.”

 

셔츠와 팬츠는 루이 비통, 탱크 톱은 T by 알렉산더 왕, 빈티지 목걸이는 멜릿 머캔타일, 팔찌는 빈스 카뮤토, 시계는 불로바 포 제이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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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부부

그들이 함께한 동안, 거의 언제나 패리스가 프랫보다 더 유명했다. <하우스 버니>가 그녀의 명성의 정점이었다. 결혼 관계에서 유명세의 균형이 자꾸 변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지 프랫에게 물었다. “으음, 영향이 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건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다른 게, 패리스는 벌써 평생 자랑할 만큼의 일을 이룬 뒤잖아요. 정말 멋진 일들을 해냈어요. 정말 재미있고 훌륭한 영화들, 좋은 평을 받은 영화들, 성공작들로 늘 기억될 거예요.” 하지만 그는 할리우드 부부 중 덜 환영받는 입장이었을 때를 똑똑히 기억한다. “행사장에서 나는 가방 들어주는 사람이고, 사람들이 나를 투명인간 보듯 하던 때가 있었죠. 그리고 내가 보는 앞에서 아내에게 노골적으로 수작을 거는 배우도 있었어요. 누구였는지 정확히 기억해요. 그 자식들이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오디션을 보러 왔으면 좋겠어요.” (속편이 최소 두 편 기획되어 있고, 그중 첫 번째는 내년 2월에 촬영한다.) 그가 기억하는 다른 종류의 사람들도 있다. “프로듀서와 스튜디오 사람들은 이제 안나를 대하듯 나를 대해요. 그 사람들이 ‘난 늘 알고 있었다…’ 뭐 이런 소릴 하는데, 난 ‘정말이야? 재밌네. 지난번엔 날 투명인간 보듯 했잖아…’ 생각하죠.”

 

똥 사진에 대하여

당신과 닉 오퍼맨이 정말로 서로 자기 똥 사진을 주고받아요? 네.

아직도? 특별할 때만. 닉 생일에 커다란 똥 사진을 보내면서 ‘너랑 얘랑 생일이 같아’라고 썼어요. 아담 스콧과도 주고받아요.

그 이유를 물어봐야 할 것 같네요. 우린 친구고, 그게 우릴 웃게 만드니까요.

어떤 똥 사진이 보낼 만한 사진인가요? 글자 같이 생겼으면 보낼 만한 거예요. 예를 들어, 세 덩이가 N자 모양으로 떨어진 적이 있었어요. 난 그걸 보고 ‘닉한테 보내야겠다, 이름 이니셜이잖아!’라고 생각했죠. 아주 큰 똥도 특별하고….

사진을 받으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존중. 우린 그래요. 우리가 똥을 존중한다는 걸 어떻게 아는지 알아요? 우리가 보내는 똥 사진에는 휴지가 단 한 장도 안 나와요. 우린 휴지로 한쪽 구석이라도 가려서 예술을 훼손시키지 않아요. 우리는 똥을 존중하기 때문에, 엉덩이를 닦기 전에 일어서서 사진을 찍는다는 걸 의미해요.

평생 계속할 건가요? 그럴 것 같아요. 닉 생일에는 매년 보낼 거예요.”

< GQ >가 이 놀이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하자 오퍼맨은 다음과 같은 성명을 보내왔다. “크리스와 나는 우리가 어마어마한, 서로 잘 어울리는 창작자라는 걸 깨달았다. 우리의 ‘작품’들은 ‘취향’, ‘점잖음’, ‘후방주의’와 같은 부르주아적 생각을 초월한다. 이것은 평민의 작품이다. 그의 실력은 놀랍다. 그는 화장실의 미켈란젤로고, 나는 다빈치다. 그가 <러버 소울>을 던지면 나는 <펫 사운즈>로 화답한다. ‘문화’, ‘좋은 취향’, ‘체면’, ‘상식’ 같은 개념들은 우리에겐 해양 부유물 쓰레기나 마찬가지다. 우리의 작업은 섬유질의 성실함을 가지고 있다. 그의 N에 나는 긴 대답을 보냈다. 끊기지 않은 66센티미터짜리 작품이었다. 캔자스 시티 강당 백스테이지 드레싱 룸의 으스스한 화장실에서 창작한 것이다. 우리, 크리스토퍼와 나는 코모도 왕도마뱀이다. 우리는 평생 함께할 곰치들이다. 당신들은 원래 보던 버즈피드 강아지 사진이나 보며 가성으로 소리 질러라. 우리의 언어는 곰들의 언어고, 이게 뭔지 물어야 한다면 당신은 대답을 들어도 이해 못할 것이다.”

 

액션-어드벤처 월드

프랫은 아직 <쥬라기 월드>를 보지 않았다. “보러 오겠냐고 묻기에, ‘공룡은 다 완성됐어요?’ 하고 물었죠. 처음 보는 건 딱 한 번이잖아요.” 그는 지금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주에 제임스 건을 만나 처음으로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속편 브리핑을 들었다. “눈에 눈물이 고였어요. 건은 너무 똑똑하고 이상해요.” (건은 프랫에게 플롯을 다 알려주지 않았다. 프랫은 “건은 나를 워낙 잘 알아서 너무 많이 말해주지 않은 거예요”라고 말했다.)

건은 프랫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촬영이 시작되기 전부터, 크리스 프랫은 세계 최고의 무비 스타인데 사람들이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어요. 그건 사실이었죠.” 이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프랫이 새로운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는 보도가 수시로 나온다. 대개는 틀린 경우가 많아서, 확신에 찬 기사를 볼 때마다 프랫은 혼란스럽다.

예를 들어 프랫이 차기 인디아나 존스가 될 거라는 확신에 찬 기사가 떠돌았다. 프랫은 텍사스의 목장에 나흘 동안 사냥 여행을 가 있었는데, 매니저이자 에이전트가 전화해서 이 ‘사실’이 인터넷을 뒤덮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집에 와보니 파파라치들이 그 얘길 물어보고, 사람들이 인디아나 존스 사진과 모자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그가 아는 진실은, 디즈니에서 <인디아나 존스>를 사들이는 것을 검토할 때 높은 사람이 프랫의 이름을 언급한 적이 있다는 정도였다. 프랫의 액션-어드벤처 일정은 꽤 빡빡하다. <쥬라기 월드>가 히트하면 또다시 속편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기록해두는데,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속편에 출연하는 일정을 그는 이런 식으로 설명한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것에 가깝다. “…세 편, 아니면 다섯 편을 더 하기로 돼있어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든, 뭐가 됐든.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를 두 편 더 하고, 또 다른 것도 두세 편….” 음, 짐작하건대 속편을 최소한 두 편 더 해야 하고, 그의 캐릭터가 다른 마블 캐릭터와 함께 나오는 스핀오프물도 해야 한다는 의미 같다.

채닝 테이텀이 프로듀스하는 <고스트버스터즈> 리메이크에 출연할 거라는 루머도 돌았지만 이것은 실현 가능성이 더 낮다. “나한테 그 영화에 대해 얘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심지어 채닝을 몇 번 만났는데.” 그는 다른 루머도 이야기한다. “<나이트 라이더>? 헛소리예요, 전부 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 전화벨이 울린다. 그의 아들이다. “오늘 처음으로 치과에 갔어요. 맙소사, 미소 짓고 있네. 착한 것!”

그와 패리스는 아이를 더 갖고 싶어한다. “나한테는 형제가 있고, 안나도 마찬가지예요. 잭도 괴롭힐 꼬마 사람이라는 선물을 받아야죠. 아이를 낳든, 대리모를 통하든 입양을 하든. 잭은 조산이었고 안나는 38세예요. 그래서 그 걸 한 번 더 겪는다는 건…. 음, 그땐 힘들었어요. 정말 심사숙고해볼 일인 것 같아요.”

어쨌든, 그는 잭을 일종의 현실 확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시험대에 오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내겐 쇼 비즈니스보다 잭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잭에게 증명하는 시험. 그리고 난 그 시험을 통과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인디아나 존스가 되길 포기하는 거라든지, 주말에 같이 캠핑 갈 수 있도록 출연료를 많이 주는 일을 거절하는 거라든지, 빠져나올 수 있도록 계약을 까다롭게 하는 거라든지. 그래서 내가 모든 걸 쏟아 붓지 않아서 영화의 질이 떨어지는 거라면 난 상관없어요. 일찍 은퇴해서 어딘가에 목장을 얻고 새 사냥이나 하며 지내는 건 사실 은밀 하게 늘 원해왔던 거고요.” 그는 웃음을 터뜨린다. “은밀하게 얼마나 강하게 원하는데요? 사실 원한다면 지금도 할 수 있잖아요?” 그에게 되물었다. “두고 봐야죠. 모르겠어요. 내 생각엔 3개월 정도 지나면 새 사냥이 지겨워져서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10편을 할까?’ 라고 할 것 같아요.”

 

셔츠와 진은 아르마니 진스, 구두는 알렌 에드먼즈, 모자는 스텟슨 at JJ 햇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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