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 온 티타늄, 린드버그

린드버그 안경은 티타늄으로 만든 덴마크 디자인의 정수다.

 

덴마크가 북유럽 어디쯤에 붙어 있는지, 수도가 어디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드물어도 덴마크 디자인이 유명하다는 건 다들 안다. 아르네 야콥센과 핀 율, 한스 베그너 같은 아름다운 이름을 배출한 나라. 실용적이고 미적인 형태, 현대적인 감성과 작업 윤리로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우수성을 증명한 당사자. 20세기 이후, 디자인 분야에서 덴마크가 쌓아온 명성은 텅스텐보다 견고하다. 그리고 덴마크 디자인은 건축과 인테리어의 영역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특성은 덴마크의 안경 브랜드 린드버그에서도 명쾌하게 확인할 수 있다.

린드버그의 안경은 딱 보면 안다. 날렵한 선과 얇은 두께, 군더더기 없는 세부가 그 존재를 입증한다. 그중에서도 에어 티타늄은 스칸디나비안 특유의 간결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원없이 드러내는 모델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티타늄은 우주공학과 항공, 일부 의료 분야에서만 사용됐다. 그러나 린드버그는 이 소재에 주목했고, 오랜 연구와 설계를 거쳐 무게가 3그램도 채 나가지 않는 에어 티타늄을 완성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나사나 리벳, 접착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티타늄 철사를 구부리고 꼬아 안경을 만드는데, 구조가 실로 절묘하다. 세심하게 주문 제작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단순히 이름을 새기는 정도가 아니라, 색깔과 크기, 안경 다리의 길이와 각도 같은 세부 요소도 조정할 수 있다. 심지어 실리콘으로 제작하는 코 받침까지 크기와 모양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북유럽 기능주의의 진면목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한편 린드버그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독자적인 인하우스 구조를 구축했다. 오르후스에 있는 본사에서 부품의 제작과 조립, 마케팅 및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제한다. 심지어 광고와 각종 이미지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까지 내부에 마련했을 정도다. 유통 방식 또한 독특하다. 다른 안경 브랜드와 달리 중간 배급사 없이 바로 소매상과 계약하는데, 이들의 안경을 판매하기 위해선 집기도 린드버그가 제작한 것을 써야 하고, 특별한 렌즈 가공 기계도 갖추어야 한다. 이 정도 되면 통제광이라 할 법도 하지만, 실은 덴마크 디자인의 핵심 덕목인 장인정신을 기업화한 정밀한 사례이기도 하다.

이 모든 면면은 린드버그가 어떻게 오늘날의 입지를 구축했는지를 자랑스럽게 설명한다. 형태와 기능의 완벽한 균형, 곳곳에 담긴 실용주의 그리고 장인정신까지. 그래서 우리는 린드버그의 안경을 작품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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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패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