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의 모든 것

드론의 혁신으로 하늘은 운동장이 되었다.

 

팬텀 3 프로페셔널은 1백55만원, DJI by 디지아이마트.

팬텀 3 프로페셔널은 1백55만원, DJI by 디지아이마트.

 

중급자 DJI의 성공은 짐벌의 성공이었다. 짐벌은 기체의 어떠한 움직임에 관계없이 카메라를 일정한 기울기로 유지시켜주는 장치다. DJI는 짐벌의 우수성에 힘입어 RC 헬리콥터에서 공고한 입지를 다진 웰케라나 진작부터 개인형 드론/헬리캠을 생산해온 패럿을 가뿐히 추월했다. 고프로 등 타 제조사 카메라의 조합으로 활용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도 짐벌 덕분이었다. 뛰어난 짐벌로 사용자의 눈에 띄었다면, 높은 가격대 성능비는 그들을 사로잡았다. 팬텀 3는 그 절정이라 할 만하다. 1080p 영상 데이터를 2킬로미터 이상 전송하게 해주는 라이트 브리지가 해외에서 약 1천4백 달러에 판매 중인데, 팬텀 3에는 기본 장착돼 있다. 4K 해상도 촬영과 GPS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도 현재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비전 포지셔닝처럼 특별한 기능은 비슷한 가격대에서 찾아볼 수도 없다. 압도적인 호평을 받은 인스파이어의 기능을 상당 부분 물려받았으나 가격은 채 절반이 안 된다. 70센티미터의 길이와 1.28킬로그램의 무게, 휴대성에서 보상받는 부분까지 감안하면 전문가가 사용해도 손색없다.

 

 

드론 파이터 기본팩은 12만8천원, 바이로봇 by 디지아이 마트.

드론 파이터 기본팩은 12만8천원, 바이로봇 by 디지아이 마트.

 

 

 

입문자 길이 15센티미터, 무게 30그램에 불과하다. 에어컨 앞에서 날려도 흔들린다. 720p HD 캠을 장착할 수 있지만 온전한 영상을 기대할 순 없다. 빈약한 체격에 짐벌과 영상 송수신기도 달려 있지 않다. 하지만 드론이라기보다 완구라고 힐난하기에는 쓰임새가 분명하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드론스쿨’에서, 드론 파이터로 수업을 진행한다. 국내 업체의 제품인 데다, 모듈 식이라 부품 교체 및 수리가 원활하며, 일반적인 드론 조종법인 모드1과 모드2로 각각 바꿔 쓰면서 적응력을 시험해보기도 좋다. 무엇보다 저렴해서 부담이 없다. 드론이 소모품이 되느냐, 장비가 되느냐를 좌우하는 조종 능력을 키우는 데 적합하다. 최소 수십만 원짜리 물건을 소모품으로 간주하는 사람만 아니라면, 일단 자전거 안장에 올라 좌충우돌하려는 자세보다는 운전면허시험을 준비할 때의 자세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동차 없이 자전거로 충분한 사람이 있듯이 드론 파이터가 가진 ‘완구’로서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PC를 통한 비행 시뮬레이션이 가능하고, 적외선 방식의 빔 미사일을 이용해 여타 드론 파이터와 대전 게임도 할 수 있다.

 

 

짐벌을 제외한 S1000은 최저가 2백30만원대, DJI.

짐벌을 제외한 S1000은 최저가 2백30만원대, DJI.

 

 

전문가 8개의 로터가 돌아간다. 옥토콥터라고 불린다. 쿼드콥터로도 충분히 효율적이라고 평가받는 전문가용 드론 인스파이어 1이 나온 마당에 길이 1미터, 무게 4.4킬로그램에 이르는 이 거대한 드론이 필요할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안정성을 중시하는 전문가의 촬영에서는 S1000이 좀 더 정확한 답일 수 있다. 손 쓸 도리가 없는 하늘에서 가장 위험에 덜 노출되는 쪽은 아무래도 로터가 많고, 그에 따라 기체도 큰 쪽일 테니까. S1000의 고성능 1552 접이식 카본 프로펠러와 강력한 4114 프로 모터의 조합은 확실히 완구와 가장 멀어 보인다. 이 힘으로 8개의 로터 각각은 최대 2.5킬로그램의 추력을 낸다. 기체와 짐벌, 카메라를 합해 11킬로그램의 중량까지 장착할 수 있고, 기본 11000mAh 배터리가 제공되지만, 15000mAh 배터리를 사용하면 최대 15분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캐논의 5D 마크 III, 소니의 넥스 7, 파나소닉의 GH4처럼 대표적인 하이엔드 카메라는 물론 레드 에픽 카메라를 싣고도 거뜬하게 하늘을 난다.

 

 

비밥드론은 74만9천원, 패럿 by 헬셀.

비밥드론은 74만9천원, 패럿 by 헬셀.

 

초급자 비밥 드론급 기종부터 순전히 조종 능력에 의지할 필요가 줄어든다. 비행 계획을 앱으로 미리 설정할 수 있고, ‘리턴 홈’ 기능으로 기체를 시작 위치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 안전성도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 쓰도록 프로펠러를 보호할 가드가 제공되며, 지면 초음파 센서가 부착된다. 외부 충격 발생 시 프로펠러가 자동 중단되므로 만에 하나 사람과 부딪친대도 걱정 없다. 육안에 갇혀 있던 하늘을 보는 시야도 넓어진다. 무선 연결한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실시간 촬영 화면을 볼 수 있다. 기체의 영상 송수신장치 덕분이다. 1080p 30프레임의 영상 해상도와 14메가 픽셀 어안렌즈로 카메라 성능도 준수하다. 다만 뛰어난 사양과 충실한 부가기능에 비해 드론/헬리캠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삼각대’의 역할이 아쉽다. 기체가 400그램으로 가벼워서 흔들리기 쉽고, 고정형 카메라로 인해 화각이 제한적이다. 독자적인 3축 이미지 안정화 알고리즘과 180도 광시야각 제어로 이를 잡아낸다고 설명하나 모두 디지털 방식의 보정이다. 손 떨림 보정 기능이 나왔음에도 삼각대가 사라지기는커녕 더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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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책, 음반, IT를 담당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