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준비하고 자르세요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꼭 한번 해봐도 좋을 일. 청바지 자르기.

 

우선은 냉장고에서 오랫동안 잊혀진 오이처럼, 옷장에서 영원히 잊혀질 뻔한 청바지를 찾아낸다. 낡을수록 후들후들할수록 좋고, 사이즈는 허리 기준 두 치수 정도 큰 게 제일 좋다. 반듯하게 펴서 탁자에 올려 놓고 가위를 준비한다. 무릎 길이(무르팍이 반 정도 보이는 길이면 적당하다)로 자른다. 즉흥적이고 계획 없이 과감하게 자를수록 효과가 탁월하다. 이대로 그냥 입어도 상관 없지만, 좀 더 섬세하게 작업하고 싶다면 세탁기에 넣고 한번 돌린다. 거칠게 자른 밑단의 올이 풀려 한층 멋지다. 깨끗한 면 티셔츠 또는 얇은 긴팔 셔츠와 입고, 신발은 통이나 샌들 보다는 슬립온 운동화, 스웨이드 로퍼, 벅스 슈즈처럼 발가락이 보이지 않는 게 더 낫다. 여름은 곧 끝날 테지만, 그러고도 얼마간 이 바지를 입을 시간은 더 있다. 색깔이 진한 크루넥 니트, 파란색 옥스퍼드 셔츠와도 생각보다 더 잘 어울리니까. 너무 짧게 자르거나 밑단의 풀린 올이 먼지떨이처럼 줄줄 흐르지 않게 주의한다. 무엇보다도, 이런 바지를 타이트하게 입는 건… 할 말은 많으나 이만 줄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