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키의 오작교

서울의 오타키와 캘리포니아의 M.E.D.가 태평양을 가로질러 합작 음반을 냈다.

 

“여기서 이만하면 됐다”만큼 몹쓸 말이 있을까. 이 말 중 ‘여기서’는 지정학적 위치를 얘기하기도, 화자가 처한 상황을 뜻하기도 한다. 그런 태도로 마무리 지은(것으로 짐작되는) 음악을 많이 알고 있고, 때로 찬사를 받는 상황도 낯설지 않다. 프로듀서 오타키와 래퍼 M.E.D.의 합작음반 < Psychedelic Weather >에는 섣부른 자기만족 또는 변명이 없다. ‘한국 최초’, ‘밑바닥부터 시작한’ 같은 클리셰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면, 이 음반엔 그런 수사 또한 알맞아 보이지 않는다. 사뭇 둘의 조합과 그들이 만든 음악이 자연스럽게 들려서일 것이다. 놀랍거나 생경하거나 과연 M.E.D.가 어떻게 오타키를 만난 것인지 궁금하기보다, 그저 여기 이 오타키의 비트야말로 M.E.D.에게 잘 어울린다는 인상. 선뜻 협업을 승낙(혹은 제안)한 M.E.D. 역시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오타키가 대체 누구인지, 전에는 어떤 작업들을 해왔는지 묻는 대신 곡에 대한 확신이 앞섰을 것이다. 물론 그 확신이 익숙함을 뜻하진 않는다. 과연 이 음반을 온전히 힙합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 독특한 질감의 샘플들은 어디서 따와서 어떻게 가공된 걸까? 질문은 음반을 끝까지 완주한 뒤로부터 시작된다. 좀 떨어져있어도 서로에게 이끌려 철썩 붙는 힘센 자석의 양극처럼, 오타키와 M.E.D.가 적절한 지점에서 만났다.

https://soundcloud.com/pickas_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