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수 TOP 10

시즌 종반, 올 시즌 가장 잘 던지는 선수들을 뽑았다. 일단 투수 10명.

1위 – 에릭 해커

13승 4패 / 평균자책점 2.83 /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3.8 / FIP(수비무관 평균 자책점) 3.62 2013년과 2014년 두 시즌 동안 올 린 승수는 고작 12승. 준수한 평균자책점(3.82) 과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경기당 평균 6.15)을 감안하면 지독히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그는 9일 현재까지 13승으로 지난 2년간 거둔 것보다 많은 승을 쌓아가는 중이다. 투구 내용도 압도적이다. 2.83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2위, 22번의 선발 등판 경기 중 무려 18차례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해커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투구 수로 한 이닝을 막고(이닝당 15.2개) 있으며, 리그 선발투수 중 가장 볼넷을 적게 내주면서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타석당 탈삼진율-볼넷 허용률 17.70, 1위) 피칭을 하고 있다. 이렇게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데도 피장타율(0.325)이 리그에서 가장 낮다는건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2위 – 앤디 밴 헤켄

11승 5패 / 평균자책점 3.76 / WAR 3.7 / FIP 3.42 밴 헤켄은 지난 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3.51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8월 9일 현재까지 11승 5패 평균자책점 3.76. 하지만 수비수의 영향을 배제한 평균 자책점인 FIP는 지난해와 똑같이 3.42다. 올해 넥센은 서건창이 부상으로 빠지고 강정호가 해외로 떠나면서 내야진의 수비가 작년만큼 견고하지 못하다. 즉, 지난해보다 밴 헤켄의 타석당 볼넷 허용률이 나빠지고(6.73%에서 8.40%) 탈 삼진율이 향상된(22.59%에서 25.20%)건 가급적 스스로 타자와 승부를 결정지으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지난 시즌 밴 헤켄은 WAR이 무려 6.7에 달했다. 리그 1위. 올해는 3.7로 1위 해커와 거의 차이가 없는 2위다. 

 

3위 – 윤성환

11승 6패 / 평균자책점 3.46 / WAR 3.7 / FIP 4.29 3.50%. 9일 현재까지 윤성환이 기록 중인 타석당 볼넷 허용률이다. 리그 역사상 한 시즌에 1백 이닝 이상 던지면서 이보다 낮은 볼넷 허용률을 기록한 선수는 단 10명밖에 없다. 대부분 90년대 선수들이며 2000년대 이후 선수는 2005년의 이상목(3.47%) 한 명뿐이다. 외국인 타자가 가세한 데다 불펜 야구가 성행한 2000년대 이후, 투수들의 생존법은 그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투구 수가 늘더라도 스트라이크존 외곽을 찌르면서 타자의 배트를 피하 는 방식. 윤성환은 반대로 간다. 올해 윤성환은 규정이닝 투수 중 가장 높은 스트라이크 비율 (69.3%)을 기록 중이며 이닝당 투구 수는 15.2 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게다가 윤성환은 130 킬로미터 초반대의 직구로 극단적인 플라이볼 피칭(땅볼/뜬공 비율 0.67)을 하면서도 지금 같은 성적을 내고 있다. 

 

4위 – 조쉬 린드블럼

9승 7패 / 평균자책점 3.49 / WAR 3.5 / FIP 4.26 롯데 팬 사이에서 린드블럼은 ‘린동원’으로 통한다. 최동원이 그랬듯이 홀로 롯데 마운드를 굳게 지키는 에이스라는 의미가 담겼다. 린드블럼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152)을 소화하며 두번째로 많은 퀄리티 스타트(16회)와 가장 많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2회)를 기록하고 있다. 완투(2회)와 완봉(1회), 경기당 평균 투구 수 (105개)도 리그 투수들 중 가장 많다. 전반기 흐 름을 이어간다면 린드블럼은 WAR 5.0 이상으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롯데 역사상 WAR 5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5명밖에 없었다. 문동환, 윤학길, 주형광, 염종석, 그리고 최동원. 

 

5위 – 김광현

10승 2패 / 평균자책점 3.50 / WAR 2.4 / FIP 4.07 올 시즌 김광현은 2010년 이후 최고 의 FIP(4.07)와 타석당 탈삼진율(21.30%), 그 리고 데뷔 이후 가장 적은 타석당 볼넷 허용률 (8.40%)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히 고 있다. 특히 땅볼아웃 비율이 데뷔 이래 가장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땅볼 아웃/뜬공 아웃 1.62.) 그만큼 낮은 공 제구가 이전보다 좋아졌 다는 증거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승부에 서도 벗어나 커브를 이전보다 효과적으로 구사 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그렇게 김광현은 자신 을 둘러싼 우려 섞인 시선을 완전히 잠재웠다. 

 

6위 – 유희관

15승 3패 / 평균자책점 3.16 / WAR 2.5 / FIP 4.40 스카우트와 감독이 사랑하는 투수의 유형이 있다. 키가 크고 팔다리가 길고 140킬로 미터 중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유희 관은 정반대다. 하지만 유희관은 그런 악조건을 딛고 살아남았고(2013년), 그 활약이 운이 아니 었음을 증명했으며(2014년), 올해는 두산의 실 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내는 중이다. 다승 1위 (15승)와 평균자책점 3위(3.16)라는 표면적인 성 적도 대단하지만, 순수한 투수 개인의 능력을 보여주는 타석당 볼넷 허용율(5.60%)과 탈삼진 율(16.80%)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 다 데뷔 이래 가장 뛰어난 수치다. 정규 시즌의 4 분의 3을 치른 시점에 이미 지난 2년간의 연평 균 WAR에 도달했다. 더 이상 구속이 느리단 이 유로 유희관의 역량을 의심할 순 없다. 

 

7위 – 차우찬

8승 5패 / 평균자책점 4.94 / WAR 3.0 / FIP 5.22 데뷔 이래 가장 좋은 탈삼진율(24.80%) 과 볼넷 허용률(9.30%)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 12번,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도 6번이나 달성했다. 5점대에 달하는 평균자책점은 순전 히 21경기에서 홈런을 23개를 맞았기 때문이 다. 하지만 그 피홈런의 면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원정경기에서 5개, 대구 홈구장에선 18개. 원정 평균자책점(2.96)과 홈 평균자책점(6.21)의 괴리도 심하다. 그런데 대구가 리그 평균보다 홈런이 적게 나오는 구장이라는 점, 차우찬의 예년 홈과 원정 성적 등을 감안하면 이 기록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시즌이 진행될 수록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차우찬은 7월 29일 NC전(7이닝 2자책점 승리) 을 시작으로 8월 9일 넥센전(6이닝 2실점)까지 세 경기 연속 호투했다. 

 

8위 – 양현종

11승 4패 / 평균자책점 2.49 / WAR 2.3 / FIP 4.68 양현종의 전반기 성적(평균자책점 1.77)은 분명 상당 부분 운이 따른 결과였다. 홈 런을 8개밖에 맞지 않았고, 인플레이 타구 안 타비율(페어지역 안에 떨어진 타구가 안타가 된 확률, BABIP)도 매우 낮았다. 무엇보다 잔루 처리율(LOB%, 자신이 내보낸 주자가 잔루로 남는 비율)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후반기 5경기 만에 거의 전반기만큼의 홈런(7개) 를 허용하며, 전년도 성적에 가까워지는 중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올해의 양현종은 매우 뛰어난 투수다. 9일 현재 2.49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단독 1위이자 본인의 경력을 통틀어서도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23번의 등판 중 14번이나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기도 했다. 경기당 평균 투구 이닝도 6.22로 훌륭하다. 

 

9위 – 우규민

6승 5패 / 평균자책점 3.56 / WAR 2.3 / FIP 3.86 타석당 3.20%의 볼넷 허용률은 삼성의 윤성환은 물론 30이닝 이상 던진 모든 투수중 가장 뛰어난 기록이다. 삼진과 볼넷의 격차를 나타내는 탈삼진율-볼넷 허용률도 17.90% 로 해커나 윤성환보다 높다. 단지 아직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을 뿐. 팀 분위기를 해치는 외국인 투수들과 류제국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는 LG에서 유일하게 믿음을 주는 선발투수다. 

 

10위 – 장시환

5승 3패 10세이브 / 평균자책점 3.84 / WAR 1.0 / FIP 2.73 36경기에 구원으로 등판해 63.1이닝을 던졌다. 등판할 때마다 평균 1.2이닝을 책임진 셈이다. 10세이브 중 아웃카운트 3개만 잡고 세이브를 따낸 경기는 딱 한 차례뿐. 그 중 8번은 2이닝 이상 던지고 올린 세이브다. 평균자책점은 3.84로 다소 높아 보이지만,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2.73으로 윤석민(2.90)과 박정진(2.84)보다도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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