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WOMAN OF THE YEAR – 아이유

지금 여기서 아이유로 산다는 것의 피로를 잘 알지만, 오직 아이유라서 이렇게 꽉 차게 보낸 한 해라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아이유를 둘러싼 흔하고 흔한 말의 복판에서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이렇게 명료한 말.

발표하듯 한번 해볼까요? 드라마 <프로듀사>, <무한도전>과 ‘레옹’, 음반 <Chat-Shire>까지. 2015년 Woman Of The Year는 아이유입니다. 와, 영광입니다! 올해, 굉장히 정신없었어요.

어땠어요? 돌아보기엔 좀 이르지만. “참 좋은 시절이다”라고. 최근에 누가 저한테 얘기해줬어요. 동의해요.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이건 좋은 시절이다…’ 생각할 수 있을 거예요. 스물셋은 초반으로 분류되기도 하고 중반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어쨌든 억지를 부려서 20대 초반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니까. 되게 20대 초반의 마지막다웠던 것 같아요. 스물셋으로서 좀 더 특별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되게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하는 일마다 잘됐고.

구체적으로 언제 살아 있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뭔가를 상상하고 구상하고 막 계획하고 이럴 때가 제일 신나요. 올해는 초반부터 드라마를 하고 싶다,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상상, 계획이 있었어요. 그런데 좋은 시기에 <프로듀사>를 만나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또 항상 어떤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공허해지거든요. 어쩔 수 없이 공허해질 즈음 <무한도전>을 했어요. 정말 정신없고 바쁘고 즐겁게 시간이 흘러갔어요. ‘아, 이러다가는 올해가 다 지나버리겠다, 빨리 막판 스퍼트를 올리자.’ 그래서 <CHAT-SHIRE>라는 앨범을 냈고. 그렇게 살다 보니까 1년이 꽉 차게 지나갔어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한 적은 없어요. 하고 싶은 일을 했고 그래서 후련해요.

연기가 좀 달라졌다는 걸 스스로도 느껴요? 그건 최근작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예전에 했던 작품을 보면 ‘와, 저때 정말 미숙했다’는 건 느껴지는 것 같아요. <프로듀사>의 경우는 아무래도 제가 몸담고 있는 생활 그대로 드라마로 만들어진 케이스라서, 오히려 더 자연스러웠어요. 완전히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이 아니고, 신디라는 캐릭터와는 ‘어, 나도 이거 느꼈는데’ 이렇게 이어지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재밌고 많이 공감도 됐고.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되게 뿌듯했죠. 기뻤어요, 정말.

하지만 활동 사이사이는 채우고 쏟아내고 공허해지는 일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요. 그 기복을 어떻게 감당하죠? 허무할 때는 그냥 빠지도록 두는 편인가요, 아니면 벗어나려고 뭐라도 하는 편인가요? 허무해질 때는 재빨리 다음 스텝을 생각해요. 저도 그게 썩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빠져나갈 수 있는 제일 쉬운 방법이라서 그렇게 해왔어요.

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잖아요? 그것에 대해 좀 더 집중하고 충분히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당장 ‘못 견디겠으니까 다른 정신없는 일을 할래’ 그러는 게 결국 제 건강에도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감정도 소화할 시간이 충분해야 하니까요. 어쨌든 안에 그대로 쌓여 있으면 언젠가는 갑자기 한꺼번에 오지 않을까 싶어서 물었어요. 그게 작년에 심하게 왔어요. 작년에는 제가 음원은 많이 냈지만 이렇다 할 활동은 안 했거든요.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도 , 생각할 시간도 많았어요. 그때 7년 동안 활동했던 것들이 확 몰려왔어요. 되게 허무하고 지치고 그랬어요.

어떻게 견뎠어요? 그냥 그렇게 보냈어요. 방황하고. 활동을 안 했으니까 ‘아이유가 지금 엄청나게 공허하고 우울한가 보다’ 이런 걸 내비칠 기회 자체가 없었죠. 저를 정말 눈여겨보시는 팬이 아니고서야 표가 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많이 우울하기도 하고 공허하기도 했어요. 그에 비해 올해는 굉장히 피가 빨리 돌고 신이 났어요. 그래서 막 ‘살아 있는 기분이다’ 그런 생각이 든 거죠.

검정색 라이더 재킷은 인스턴트 펑크,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이번 앨범으로 드디어 아이유를 만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사람들이 “아이유는 나이에 비해 성숙한 감성을 가진 가수”라는 얘기를 하잖아요? <꽃갈피>가 아이유의 그런 면이 잘 드러난 앨범이었다면 <CHAT-SHIRE>는 그냥 아이유 같았어요. 아무래도 제가 가사를 썼기 때문이 아닐까요? <꽃갈피>는 원래 있던 명곡의 가사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서 목소리로 담은 앨범이라면 이번 앨범은 목소리보다 글이 앞서나가는 앨범이었기 때문에 훨씬 더 사실적으로 ‘아이유라는 애가 이런 애구나’하는 걸 담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직접 작사한 노래를 부르는 기분은 좀 달랐나요?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가사를 쓸 때는 그냥 쓰는데, 이걸 또 노래로 부른다는 건 전혀 다른 작업이기 때문에. 제가 쓴 가사라고 해서 그게 술술 노래로 쉽게 나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더 어려울 때도 있어요. 꼭 하고 싶은 말을 썼기 때문에 이 문장을 반드시 가지고 가야 하는데 노래로 부르고 발음으로 표현하기에는 더 어려운 상황도 생기는 거예요. 그럴 때 스스로와 합의가 안 되는 거죠. ‘다른 말로 바꾸면 내 생각과 달라지니까 이대로 가야 해.’ 이건 가사를 쓰는 아이유의 입장. 그런데 노래를 부르는 아이유의 입장은 이래요. ‘근데 이건 발음이 너무 부딪치고 들었을 때 예쁘지가 않아.’ 이런 식으로 부딪치는 점이 있었어요.

좋아하는 가사가 몇 있어요. 일단 ‘스물셋’에 두 부분.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과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아도 돼요?”. 다음은 ‘무릎’의 가사예요. “그 좋은 손길에 까무룩 잠이 들어도 / 잠시만 그대로 두어요 / 아주 깊은 잠을 잘 거예요.” ‘좋은 손길’이라는 말이 유난히 귀에 들렸어요. 전혀 무해하고 안전한 감정, 지금 이런 순간이 없다는 말은 못하지만 왠지 영영 돌아갈 수 없는 옛날에 대한 노래 같아서. 돌아갈 수 없는 게 맞죠. 그 사람을 데리고 와서 그 사람 무릎에 눕더라도 그때는 아니니까. 단지 그 무릎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시절, 그때의 모든 것을 그리워하는 거니까.

언제가 떠올라요? 아주 어릴 때 이야기예요. ‘무릎’은 불면에 대한 곡이니까. 정말 잠이라는 것에 대해서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었을 때. 잠은 당연한 거였잖아요? 해가 뜨고 달이 뜨는 것처럼 그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을 때. 그 시기가 정말 돌아가고 싶은 시기 아닐까요? 자고 싶을 때 눈 붙이면 자고. 개인적으로는 할머니 무릎을 생각하면서 쓴 곡이에요. 우리 할머니는 예쁘고 정정하셔서 그 무릎에야 언제든지 누울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때가 되는 건 아니니까.

불면이 있어요? 있죠. 그런데 괴로운 건 지났어요.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어요? 그렇게까지는 거짓말이고요. 또 당연한 게 된 거죠.

하루에 몇 시간이나 자요? 매일매일 너무 달라요. 아주 피곤할 때는 그냥 잠들 때도 있긴 해요. 그런데 보통은 잠을 자려고 노력을 하죠. 노력을 해야 되는 게 억울한 거예요. 아니 잠은 원래 기본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건데. 배고플 때 먹고 배부르면 숟가락을 놓고. 이런 기본적인 인간의 조건은 내가 대가 없이 받고 태어난 건데.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난 ‘기본 템’인데. 근데 살다가 그걸 바보처럼 잃어버린 거예요, 내 기본 템을. 기본 템을 갖고 발전을 해서 ‘레어 템’을 얻는 것이 삶인데, 그러진 못할망정 기본템을 잃어버렸으니 그걸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제 모습이 너무 바보 같고 답답한 거예요. 그게 너무 답답한 날 쓴 곡이에요.

돌아보면, 스물셋은 내가 누군지에 대해 투쟁하듯이 찾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스물셋의 아이유는 어떤 사람입니까?’ 정색하고 물어보면 어때요? 이런 질문 받을 때마다 대답이 또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냥 별다른 것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특이점을 말할 게 별로 없어요. 제 인생에 대해서, 가치관이나 신념이 확고한 사람도 아니고요, 상황에 따라서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히는 사람이에요. 딱 말을 하기가 어렵죠. 1분 후에 바뀔 수도 있으니까. 네, 저는 이렇게 바뀌는 사람이에요.

왜 다른 사람들은 자꾸 아이유가 성숙하다고 생각할까요? 감성이 풍부하고 깊은 것과 성숙한 것은 아주 다른 얘긴데, 보통 사람들은 그걸 착각하죠. 감성이 풍부해서 이해의 폭이 넓은 사람을 두고 성숙하다고 하기는 쉬우니까. 왜들 그러는지, 그런 궁금증 가져본 적 있어요? 그냥 ‘아, 그렇구나’ 그랬어요. 스스로를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어떤 부분은 남들보다 더 발달했고 어떤 부분은 아직 못 자란 부분이 있고. 그게 제각각 다른데, 다만 남들이 보기에 ‘어, 얘는 좀 성숙해 보이네’라고 생각할 만한 어떤 부분이 발달했나보다, 그냥 그렇게 생각해요.

나는 그렇지 않은데 자꾸 그렇게 말하면 싫지 않아요? 그런 생각이 아주 안 들었다고 하면 거짓이겠지만, 점점 안 들더라고요. 생각이 또 바뀌었어요. 그걸 오해라고만 할 수 있나? ‘그 사람이 보는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라고. 저는 정말 극과 극의 이야기를 듣거든요. 보통 연예인들이 그렇겠죠? 나는 하나인데 보는 시선은 너무나 여럿이니까.

그런 얘기를 직접 들어요? 누군가 저를 좋아한대요. 그 이유가 제가 똑똑하게 굴어서래요. 약아서. 약아서 저를 좋아한대요.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저를 좋아한대요.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하는 이유는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막 뱉어서래요. 그리고 어떤 사람이 저를 싫어한대요. 제가 영악해서, 약아서 싫대요. 그러고 또 다른 사람이 저를 싫어하는데 그 사람은 제가 멍청해서 싫대요. 그러니까 사실 어느 장단에도 맞출 수가 없어요. 그냥 그게 다 나인가 보다 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럼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지? 그건 불가능한 거죠.

의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의 것.

혹시 지난 인터뷰 읽어본 적 있어요? 우연히 예전 인터뷰를 보면 되게 낯설 때가 있어요. ‘어, 이런 생각을 했어?’ 그래서 인터뷰는 항상 조심스러워요. 그때는 그랬습니다 했던 것이 기록으로 남는데, 정말 며칠 지나면 내가 아예 다른 생각을 하고 살 수도 있는 거니까. 기록이 남는다는 것이 무서운 일이기도 하고.

자, 2010년이었어요. 열여덟 살 때 <GQ>와 인터뷰한 적 있어요. 그때 이렇게 물었어요. ‘언제쯤 마음이 편해질까요?’ 하하. 기억이 안 나요.

이렇게 대답했어요. “글쎄요, 스무 살이 넘으면요?” 맞아요! 하하. 진짜, 그건 정말 아, 웃기네요. 아이고, 스무 살이 넘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아이고 아가야…. 그땐 그렇게 생각했겠네요. 와아.

마지막 질문은 이랬어요. “오직 무대뿐인가요?” 이렇게 대답했어요. “아, 다른 거 생각났어요. 해 지고 나서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나타나는 퍼런 하늘. 요새는 8시 반 정도에 볼 수 있는 새벽하늘. 그런 거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요. 어쿠스틱한 음악도 그런 느낌이에요.” 그건 아주 똑같네요. 지금도 그래요.

조금 더 묻고 싶어요. 그런 시간을 갖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요? 제일 좋아하는 시간의 햇빛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애를 써야 하니까. 요즘은 제가 의식하지 않은 채 지나간 시간들…. 그게 최고로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기본적으로 심심함을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느껴요. 자극에 좀 둔감한 편이에요. 위험한 것에 대해서도, 그게 진짜 물리적으로 위험해도 약간 둔해요. 정말 사고가 날 뻔한 상황, 진짜로 다칠 만한 상황에서도 주변 사람들은 너무 많이 놀라는데 저는 좀 덜 놀란다든지. 그래서 ‘엄청 재밌다!’ 라고 생각하는 게 별로 없어요. 취미도 없어요.

취미가 없다는 건 의외네요. 대부분 하루가 되게 길게 느껴져요. “아이고야, 늦잠을 자가지고 한 시에 일어났는데 지금 내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는데 세 시밖에 안 됐네, 아이고야….” 이런 식으로 하루를 보낼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가끔 딱 봤는데 나도 모르게 막 6시간이 지나가 있는 거예요. 그럼 너무 기분이 좋아요. 그런 시간들을 너무 사랑해요.

무슨 일을 할 때 그렇게 시간이 빨라요? 보통 곡을 쓸 때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가더라고요. 집중을 하면 아무래도 시간이 빨리 지나가나 봐요. 그런데 제가 집중을 할 만큼 애정을 가지는 것이 많지 않아서 시간이 빨리 지나가지 않는 것 같아요. 전 정말 취미가 없어요. 하하. 나이가 들면 생길 줄 알았어요. 스물이 지나면 생길 줄 알았는데 안 생기더라고요.

취미란 해소를 위한 것 아닌가요? 심지어 산책을 한다거나. 뭔가를 해소해야 할 만큼 쌓여 있지도 않아요. 저의 좋은 부분이기도 하고 나쁜 부분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금방 없어져버리거든요. 나쁜 것도 좋은 것도 기억도.

요즘도 계속 일기를 쓰세요? 매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썼으니까 9년째 쓰고 있는 건가? 일기를 안 쓰면 되게 찜찜하거든요. 뭐 하나라도 내가 오늘 살았다는 증거를 남겨놔야 편하게 잠을 자요. 일기 쓰는 데서 알게 모르게 해소됐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별의별 이야기를 다 쓰거든요. 바람도, 욕도 쓰고 의미 없는 낙서도 하고.

어제는 뭐라고 썼는지 기억해요? 어제? 그제 일기는 기억이 나는데, 잠시만요. 뭐라고 썼지? 어…. 잠깐만요.

‘제제’를 둘러싸고는 정말 많은 얘기가 오갔죠. 그 많고 험한 말, 때로는 깊고 거대한 말들을 보면서는 어떤 생각을 했어요? 정말 생각이 많았어요. 많이 보고 많이 생각했어요. 상황과 관련 없는 비난과 욕은 늘 있는 거니까 그 이야기는 차치하고, 놀라울 정도로 논리적인 글을 여러 개 봤어요. 글 중에는 비판의 글도 있었고 옹호의 글도 있었어요. 이 곡을 가지고 토론이 벌어졌고 여러 가지 의견이 오가다가 토론의 주제 자체가 조금씩 광범위해지는 걸 보면서 정말로 솔직히 감사했어요. 저라는 ‘사람’에 대한 평가로 시끄러운 가운데, 침착하게 초점을 이번 ‘상황’에 맞춰주시고 매너 있게 본인의 목소리를 내주신 분들께, 그게 비판이었건 옹호였건 무조건 감사해요. 감사하고 놀랍고 멋졌어요. 그 가운데서 솔직히 조금 머쓱해질 정도로요. 곡 해석에 대해 ‘그건 맞고 이건 오해다’ 이렇게 단정 짓고 싶진 않아요. 저는 제 자유가 중요한 사람이니까 그걸 지키고 싶으면 다른 사람들의 해석의 자유도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앨범 나오기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이 노래가 좋아요. 누군가 ‘제제’ 가사로 인해 저라는 사람 자체가 싫어졌다면 그것도 유난스럽지 않게 받아들여야죠. 그 사람의 해석, 그 사람의 느낌이 분명히 존재하는 거니까. 그렇다고 저를 페도필리아로 단정 지어도 좋다는 건 아니고요 곡에 대한 해석과 사람에 대한 비난은 구분 지어서 생각하고 있어요.

‘제제’는 아이유 얘기 아닌가요? 아까 얘기했듯이 영악하고 똑똑해서 사랑받고 미움받고, 둔하고 생각 없이 행동해서 사랑받고 미움 받는, 아직 갈팡질팡하는 스물세 살 아이유 얘기.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난 잘 모르겠다’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한테 당신 생각이 틀렸고 과한 해석이라고 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는 거죠. 누구에게도 하나의 해석을 강요할 수는 없는 거니까. 저도 사람들에게 제 생각을 강요하거나 막을 수 없는 거죠. 그렇게 생각해요.

흰색 크롭톱은 아메리칸 어패럴, 속옷은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 모자는 스투시, 청바지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우리가 노랫말을 갖고 왈가왈부했던 게 언제였죠?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가지고 이것은 이런 뜻이고, 이런 얘기를 나누면서 놀았던 것이. 오늘 이 주제를 갖고 인터뷰를 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거든요. 그런 고민을 계속했어요. 이야기도 계속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늘 옳았던 사람들과. “제 생각은 이런데 혹시 제가 틀린 거면 얘기를 해달라” 이런 식으로.

그들은 뭐라고 조언했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얘기해주신 분도 있고, 누군가는 어쨌든 네가 위험한 짓을 한 거라는 거에 초점을 맞추는 분도 있었어요. 저는 계속 이렇게 생각하긴 했거든요. 혹시나 이것에 대해 말할 기회가 생긴다면 해석의 자유, 해석의 자유에 맡긴다. 해석의 자유라는 건 그 사람에게도 나에게도 중요한 거니까.

아무리 얘기해도 싫어하는 사람은 있겠죠. 오해는 늘 있는 거니까. 아이유 좋아 아이유 싫어, 이 노래 좋아 이 노래 싫어, 이거 맞다고 생각해 틀리다고 생각해를 떠나서 그냥 이번 주제 자체가 상처가 되신 분들도 계시다고 생각해요. 그분들께는 저의 의도를 설명하고 오해가 있는 부분을 풀기보다는 그냥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좀 힘들었죠? 힘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원할 때는 안 생기고 원하지 않을 때는 또 생겨요. 어쨌든 살아야 하니까. 그러니까 힘이 없는 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힘이 드는데, 어쨌든 힘이 있는 상태가 더 힘든 것 같아요. 힘이 아예 없을 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잖아요. “힘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어”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너무 힘이 들지만 굳이 원하지 않는 힘이 있을 때, 그때가 정말 괴로운 상태인 것 같아요.

누군가 아이유한테 5일이라는 시간을 선물하겠다면. 어떻게 써도 결국은 무無가 되는 5일이에요?

그렇다면 어떻게 쓰고 싶어요? 깊은 잠을 자고 싶어요.

5일 내내? 정말 깊은 잠. 일어나서 “우와, 너무 머리가 맑고 지금 나 그냥 새로 태어난 것 같을 정도로 쌩쌩해!” 이 정도로 깊은 잠을 5일 동안 자면 좋을 것 같아요.

자, 다시 한 번 물어볼게요. 2015년, 어땠어요? 돌아보면 좋은 시절이었다. 정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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