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AWARDS 올해의 시대정신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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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시대정신 페미니즘 페미니즘과 페미니즘을 둘러싼 모든 얘기는, 같은 조건의 남성과 여성이 동일한 급여를 받을 때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때까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한다. 또한 응원해야 하고, 반성해야 하고, 배려해야 한다. 다만 그것만이 옳기 때문이다. 유난히 페미니즘 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한 해, 이제 시작이다.

올해의 눈물 이승우 이승우가 울었다. 이승우는 U-17 월드컵 16강 벨기에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결국 대표팀은 2:0으로 졌다. 하지만 팀은 강했다. FIFA 주관 대회에서 전 연령대 대표팀을 통틀어 브라질을 처음 이겼고, 단 2경기 만에 조별 리그 무실점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골을 넣고도 손바닥으로 땅을 내리치던 손흥민의 눈물을 똑똑히 기억한다. 곧 이승우와 손흥민이 같이 뛰게 될 성인 대표팀은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올해의 영화 <소셜 포비아> 올해 한국영화는 기록으로만 표현됐다. 숫자만 가득한 한국영화 사이에서 <소셜포비아>는 홀로 날이 서 있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는 솔직함이었다. <소셜포비아>는 지금 사회의 현상을 해석하려고 애쓰지 않고 우리 주변 인물을 모아놓으면 어떤 ‘포비아’가 생기는지 적나라하게 관찰했다. 진정 새로운 것은 제대로 관찰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소셜포비아>가 증명했다.

올해의 아저씨 고종석 절필했던 고종석 씨가 <경향신문>에 편지 형식의 칼럼 <고종석의 편지>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의 편지는 걸핏하면 ‘훈계’라는 한계에 직면하고 말았다. 지적은 반복되었으나 그는 대체로 무시하는 듯 보였다. 부드럽지도 치밀하지도 않은, 그냥 흔한 아저씨의 태도. 하필 고종석이라는 이름에 그런 말이 붙을 줄은….

올해의 매력 박보영 여배우는 여자에게 인정받을 때 힘이 생긴다. 올해 박보영은 여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물론 남자들에게도. 박보영은 어떤 말도 들어줄 듯 웃었고, 예쁜 말만 할 듯이 입을 내밀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듯이 쳐다봤다. 마음이 복잡하고 꼬여 있을 때마다 그녀를 보며 슬며시 풀었다.

올해의 품위 이승엽 6월 3일, 포항야구장. 이승엽은 홈런을 친 뒤에도 배트를 던지지 않았다. 오히려 몇 걸음 더 걸은 뒤, 바닥에 슬쩍 내려놓았다. 프로야구 최초의 400호 홈런. 베이스를 돌 때도 그 흔한 세리머니 하나 없었다. “오늘로서 야구가 끝나는 게 아니라 아직도 제가 가야될 길은 멀다고 생각합니다. 450홈런을 위해 우선은 열심히 한번 뛰어보겠습니다.” 올해로 딱 마흔. 이승엽의 타구는 여전히 깊은 우중간 펜스를 향한다.

올해의 승리 장우진 탁구 국가대표 장우진은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두 번 모두 장 지커와 맞붙었고 두 번 모두 이겼다. 도대체 얼마 만에 중국을 이긴 건지 기억도 안 나는 때, 그 승리는 차라리 기적 같았다. 중국은 여전히 높다. 마 롱, 판 젠동, 쑤 신…. 장우진의 승리로부터 한국은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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