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반얀트리, 진짜 리조트

옛 수도인 후에와 300년이 넘은 구시가 호이안 사이에서 반얀트리 랑코는 우뚝 젊다. 생명력이 넘치지만 요란하지 않게, 쉴 곳을 내어준다. 반얀트리 랑코는 빗속에서도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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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얀트리 랑코’ 입구에 서 있는 나무가 반얀이다. 도시 사람들에게는 그 나무의 존재보다 ‘반얀트리 호텔 앤 리조트’, ‘반얀트리 스파’가 더 익숙할 것이다. 이를테면 벤 로몬드 산보다 파라마운트 영화사 로고가 더 유명한 것처럼. 반얀트리는 30년 전 푸켓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 세계 25개 도시에 소재한 최고급 호텔 브랜드다. 2013년에 문을 연 반얀트리 랑코처럼, 이곳의 반얀 나무도 수령 5년으로 아직 젊다. 두꺼운 가지와 사방으로 뻗은 가지를 지닌 반얀 나무의 특징적인 모습은 희미하다. 하지만 지금의 판단은 섣부를 수 있다. 젊음은 신선하게 있기에도 바쁘다.

반얀트리 랑코는 베트남 중부 동해안의 다낭 국제공항에서 1시간 거리에 있다. 각각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트남 마지막 왕조 응우옌의 수도 후에의 기념물 복합지구, 중세부터 근대까지 융성한 동남아시아 무역도시 호이안 구시가의 근교다. 과거의 유산이 지금까지 형형하다는 것은 이곳이 얼마나 때 묻지 않은 곳인지를 역설한다. 그리고 반얀트리의 기업 철학은 그곳의 자연과 가장 닮은 형태로 녹아드는 것이다. 앞으로는 베트남 중부 해안의 3킬로미터에 달하는 바닷가, 뒤로는 쯔엉 산맥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반얀트리 랑코는 손님이 아닌 주민으로서 그 사이에 자리한다.

실제로 반얀트리 랑코의 직원 절반 이상을 지역 주민이 차지한다. 반얀트리 스파 랑코에서는 반얀트리 스파 아카데미를 수련한 테라피스트들이 베트남의 천연 재료를 사용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스리베드룸 힐 사이드 풀 빌라에는 베트남 장인들의 예술 작품과 가구를 가져다놓았다. 리조트 내 레스토랑 ‘더 워터코트’에서는 베트남 요리의 현대적 해석을 보여준다. 사회공헌 활동인 시들링스는 호텔 관광업을 배우고자 하는 저학력자와 고아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자립을 돕는 직업 교육 프로그램으로 호이안의 시들링스 레스토랑에서 진행한다. 반얀트리 랑코를 택하는 것은 비단 리조트에 머무르는 게 아닌 베트남의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것이다.

반얀트리 랑코는 모두 풀 빌라로 구성돼 있다. 호수를 바라보는 라군 풀 빌라, 바다를 향한 비치 풀 빌라는 생기 넘치고 자유로워 보인다. 연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언덕을 따라 지어진 힐사이드 풀 빌라는 침실 개수에 따라 나뉘는데, 친구와 가족이 함께하기 좋은 여유롭고 고즈넉한 공간이다. 반얀트리 랑코는 방에서 방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체크인이 리셉션 룸이 아닌 객실에서 이루어지며, 내 집처럼 익숙하게 쓸 수 있도록 안내한다. 선호하는 베개나 향 등 내밀한 부분까지 챙겨준다. 모자랄 것 없는 풀 빌라에서 더 오랜 시간 지내길 바라는 사람을 위해 ‘풀 빌라 다이닝’도 제공된다.

 

하지만 풀 빌라를 벗어나지 않기란 어려울 것이다. 몇 발짝 앞에 바다가 있고, 어느 곳으로 고개를 돌려도 훌륭한 조망을 보여준다. ‘데스티네이션 다이닝’은 반얀트리 랑코의 어느 장소에서든 식탁이 마련되는 서비스다. 눈에 띄는 장소가 있다면 아예 흠뻑 빠져볼 수 있다. 반얀트리 호텔 앤 리조트의 시그니처 태국 요리 레스토랑 ‘샤프론’, 해변에 자리한 이탤리안 레스토랑 ‘아주라’, 반얀트리 갤러리, 피트니스 센터 및 요가 파빌리온, 라구나 수상 스포츠 센터와 마린 랩, 전지형 자동차 ATV 체험 등 며칠을 묵든 그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만한 다양한 서비스가 준비돼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새로운 골프 코스를 탐험하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라구나 랑코 골프 클럽’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르겠다. 영국의 전설적인 골퍼 닉 팔도 경이 설계한 코스로 알려져 있다. 스포츠이기 전에, 한쪽은 해변 한쪽은 산맥으로 이어진 천혜의 자연에서 누리는 호사일 것이다. 골프 여행을 계획 중이어서, 좀 더 사적이고 아늑하게 쉴 수 있는 호텔을 바란다면 반얀트리 랑코와 붙어 있는 도시형 호텔 앙사나 랑코를 추천하고 싶다. 3개 층으로 이루어진 ‘스카이풀 시뷰 투 베드룸 로프트’는 가족 혹은 친구와 계획 중인 여행에 매우 아름다운 선택이 될 것이다.

옛 수도의 위엄이 살아 있는 도시지만 반얀트리 랑코에서 두드러졌던 건 생동감이다. 반얀트리는 그곳의 자연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녹아든다고 했다. 반얀나무는 줄기에서 수많은 기근이 자라나 땅속에 박히면서 다시 뿌리가 되는 식으로 거대한 줄기 둘레와 추상적인 형태를 가진다. 하지만 “혼자 크는 나무는 없다”. 이 도시가 커가는 만큼 반얀트리 랑코도, 입구에 서있는 반얀나무도 커갈 것이다. 다만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인 시기, 즉 신선한 젊음을 향유하기를 바란다면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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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책, 음반, IT를 담당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