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담배, 오래된 책 냄새를 담은 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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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졸릴 계절이다. 바보처럼 보여도 어쩔 수 없다고 자책하면서 운전하다가 소바를 먹다가 심지어 자다가도 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독한 것들이다. 목구멍이 불타는 위스키, 달팽이관이 날아갈 것 같은 전자음악, 니코틴이 너무 많아서 한 대 피우면 목소리가 없어질 것 같은 담배, 온몸이 촛농처럼 녹아내릴 것 같은 지독하게 센 향수. 톰 포드의 투스칸 레더를 처음 뿌렸을 땐 모두 고개를 돌렸다. 가죽 소파 냄새, 담배 파이프 냄새, 오래된 하드커버 책 냄새가 섞인 향이 익숙할 리 없을 테니. “독하다 독해!” 소리를 버럭 지르는 자도 있다. 그러나 잠시 후, 그 향에 홀딱 반한다. 아주 잠깐 만나선 이 향수의 매력을 느낄 틈이 없다. 궁금하면, 알고 싶으면 기다려야 한다. 3월, 더 이상 졸고 있을 순 없다. 머뭇거리지 말고 어슬렁거리지 말고 미루지 말고 빨리 걸어야 한다. 바로 지금, 이 향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