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온 캐시미어, 디자이너 그레그 체이트

세상 모두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소개하고 싶은 이름. 디 엘더 스테이츠맨의 디자이너 그레그 체이트.

그레그 체잇 (The Elder Statesman 디자이너) 디 엘더 스테이츠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한 캐시미어 상표다. 이 브랜드의 디자이너 그레그 체잇은 호주 데님 브랜드 수비를 미국 시장에 소개하면서 유명해졌고, 어느 날 베니스 비치에서 친구가 빌려준 캐시미어 담요에 푹 빠져 2007년 디 엘더 스테이츠맨을 설립했다. 그리고 곧 모든 공정을 통제할 수 있는 캐시미어 전문 공장까지 인수했다. 여기서 그는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평온함과 자유로운 감흥을 담은 최고급 캐시미어 담요와 스웨터를 주로 만든다. 최근엔 인테리어, 아이웨어, 아동복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2016 SS The Elder Statesman

오늘 아침에 일어나 처음 든 생각은? 오 마이 갓. 나 지금 아리조나에 있구나. 아리조나에 왜 갔나? 어제 저녁 친구들과 투손에서 하는 보석과 광물 쇼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냥 거기서 만나자고 결정했다. 바로 비행기를 탔다. 아침 식사로 뭘 먹었나? 스크램블드에그 두 개와 베이컨 그리고 해시 브라운 포테이토. 어젯밤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는? 밀라노에 사는 루루라는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지난 토요일, LA에서 밥 말리의 생일을 기념하는 파티에 갔었는데, 바에 줄이 공손히 서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바에 줄을 선 건 처음 봤다. 뮤지엄인 줄 알았다. 너무 정직하게 서 있어서. 지금 당신이 머물고 있는 도시는 어디인가? LA 말리부에 살고 있지만, 웨스트 할리우드나 컬버 시티를 떠도는 걸 좋아한다. 그중 어디가 제일 맘에 드나? 한여름의 LA. 종일 해변에 있다가 오후 다섯 시쯤 해가 지기 전에 술 한잔 마시고, 딱히 갈 데도 없는 그 상태. 그때가 가장 행복하다. 현실과 무의식 사이에 존재하는 느낌이다. 가장 좋아하는 해변은? LA의 모든 해변을 좋아하지만, 바하 멕시코의 스콜피언 베이는 꼭 가봐야 한다. 마른 사막과 바다가 만나는 해변이다. 가장 좋아하는 호텔은? 하나만 꼽으라면 멕시코의 쿠이스말라 리조트. 집처럼 편한 데다 아름답기까지 하다. 쉬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췄다. 요즘 듣는 음악은? 친구 로돈이 내가 열 파티를 위해 플레이 리스트를 짜줬다. 요즘 그 음악만 듣는다. 40곡 정도 되는데 그중 세 개만 공개하겠다. 세르지오 멘데스 브라질 ’66 ‘For What It’s Worth’, 마빈 게이 ‘Sunny (Mercury Edit II)’, 클라이맥스 블루스 밴드 ‘Couldn’t Get it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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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는? 딜런 토마스. 그런데 최근 이름 모를 어떤 작가가 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했다. “마법을 만지다.” 사람들은 예술가와 친해지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글 안에 이 문장이 적혀 있었다. 올여름 휴가지는 정했나? 스웨덴을 생각하고 있다. 모로코 남부나 우루과이에도 가보고 싶은데 아직 결정을 못했다. 이 셋 중 하나가 될 거다. 열다섯 살때 뭘 하고 살았나? 반항적인 소년이었지만, 항상 뭐라도 해서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려 애썼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수영복. 뜨끈한 러시안 스타일 사우나에 갔다가 찬물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을 하면서 스스로 세운 규칙이 있다면? 내 첫 직업은 휘트니 휴스턴을 돕는 인턴이었다. 난 모든 일에 흥미와 재미를 느낀다. 어떤 일이든 새롭고 천진하게 대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 그 일을 만났을 때 느꼈던 흥분을 기억하며. 중요한 일이지만 내일이나 다음 주로 미루고 싶은 게 있다면? 이 질문 참 맘에 든다. 난 언제나 1~2주 뒤처져 있는 사람이다. 모든 일을 결심하고 나서 2주 정도 미룬다. 사람들이 당신에 관해 얘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나? 가끔 나만의 느긋한 접근 방식을 지적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아니다. 내가 얼마나 열정적인지 얼마큼 야심이 큰지 알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말투가 차분하고 상냥하다고 해서 시류에 뒤처지거나 느린 사람이 아니다. 지금 당신의 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 CFDA 보그 패션 펀드 멘토십에서 만난 크롬 하츠의 리차드와 로리 린 스타크는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많은 조언을 얻는 사람이다. 오랫동안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서 노하우를 쌓은 사람들도 그 자체로 나에게 영감을 준다. 인스타그램 같은 건 일시적일 뿐 그게 내 일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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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유행은 뭐라고 생각하나? 최고의 것은 언제나 유행과 상관없거나 그걸 뛰어넘는다. LA 웨스트 할리우드에 있는 엘더 스테이츠맨 매장은 마치 집처럼 아늑하다. 들어서면 캐시미어 담요가 널려 있고, 적당히 넓은 뜰도 있어 파티를 하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LA라 가능한 매장이다. 오픈한 지 2년도 안 됐다. 회사도 매장도 모두 내 취향대로 만들었다. 다 다른 공간인데 어딘지 비슷하다. 공통점은 차분하지만 나름 다이내믹한 요소가 많다는 거다. 수많은 소재 중 왜 캐시미어를 골랐나? 캐시미어가 나를 고른 것 같다. 입어봐야 알 수 있는 호화로운 기분을 모두와 나누고 싶었다. 캐시미어는 가장 실용적인 천연 소재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잘 때도 늘 입을 수 있는 편한 소재. 우리는 실부터 직접 골라 짜고, 염색도 손으로 다 한다. 디 엘더 스테이츠맨 제품의 90퍼센트를 LA에서 만든다. LA에 공장을 직접 운영한다니 놀랍다. 최고의 질을 유지하고, 창의적으로 모든 걸 통제하기 위해선 반드시 공장이 LA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지하기가 쉬운 건 아니다. 그렇지만 충분한 가치가 있다. LA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가능성과 기회가 아직 열려 있고, 질 좋고 아름다운 삶을 살 만한 모든 조건을 갖췄다. 그걸 알아보는 사람이 점점 늘어간다. 여기에 사는 걸 다들 부러워한다. 나중에 어떤 유언을 남기고 싶나? 단 한 문장으로 답한다면? 다이내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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