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만난 줄리안 슈나벨

줄리안 슈나벨의 전시는 많았지만 3월 17일부터 파리 갤러리 111에서 열리는 회고전은 좀 다르다. 초대장에 사진가 프랑수아 할라드의 이름이 함께 적혔으니까. 프랑수와 할라드와 줄리안 슈나벨은 이번 전시를 통해 거둘 수 없는 지난 고백을 더듬는다. 갤러리 111엔 줄리안 슈나벨의 거대한 그림과 프랑수아 할라드가 촬영한 줄리안 슈나벨의 스튜디오 사진이 걸린다. 사진 속엔 누구도 볼 수 없었던 줄리안 슈나벨의 다정한 공간이 있다. 마치 백스테이지를 훔쳐보듯 은밀하고 친절해서 정서의 언덕에 이런저런 길을 만든다. 프랑수아 할라드는 줄리안 슈나벨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1985년 미스터 차우에서 워홀, 클레멘테, 바스키아, 메이플소프와 함께 줄리안을 처음 만났다. 뉴욕으로 막 이사했을 때였는데, 줄리안 슈나벨의 작품을 보곤 그의 집, 작업실, 그의 세상을 촬영하고 싶었다. 비록 이웃이었지만, 그의 11번가 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위해 십 년을 기다렸다. 이번 전시엔 그의 작업실에서 아무런 장치 없이 즉물적으로 촬영한 폴라로이드 사진을 확대했다. 그래서 이 사진들은 개인적이고 솔직한 감정의 흔적이 그대로 응고되었다”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할라드는 예술가와 그의 작업실을 즐겨 촬영한다. 비록 사진 속에 주인이 없더라도 부재의 자취가 인장처럼 선명하다. 그의 이런 시각은 줄리안 슈나벨로부터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