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서울의 몸

봄이 왔다. 문묘 은행나무가 새잎을 내놓았다. 4백 몇 년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한 일. 봄은 서울에도 왔다. 서울의 산에, 서울의 물에, 서울의 길, 서울의 꽃, 서울의 방, 서울의 창, 서울의 몸, 서울의 빛에…. 요즘 서울에 살고 있는 10인의 사진가가 봄을 맞으며 이런 사진을 보내왔다.

이승연, 상수역 갸하하, 2010

서울의 몸 오늘도 ‘인스타 훈남’들은 백 장 찍어 한 장 고른 ‘셀카’를 올리며 #못생김 따위의 해시태그를 단다. 허구한 날 그러고 있다. 대세에 속했으니 그걸로 땡. 더 지향하는 바는 없다. 그러니 맨날 똑같은 사진을 올리고, 맨날 똑같은 ‘좋아요’를 얻으며 만족한다. 거리를 보라. 어차피 다 ‘유니클로’를 입고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안심. 어떤 정체. 그런가 하면 ‘젊은’ 사진가들이 찍은 인물 사진에는 온통 마른 몸, 건조한 몸, 버석거리는 몸, 숫제 말라비틀어질 것 같은 몸뿐이다. 그런 채 얼굴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표정을 다루지 않는다. 피한다. 감당하지 않는다. ‘인스타 훈남’들이 계속해서 똑같은 자기 얼굴을 복사하는 동안, 작은 방의 사진가들은 계속해서 피사체의 얼굴을 잘라낸다. 이 야릇한 대립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박창욱, 노고산동, 2016
윤송이, 하은, 2014
이차령, Untitled, 2015
윤송이, Untitled #03, 2014
이강혁, Untitled, 2015
한다솜, 먼지, 2014
윤송이, 혜원, 2013
한다솜, 세례,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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