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전문가들의 아버지, 레이 다니엘스

시서론의 창시자, 맥주 전문가들의 아버지, 레이 다니엘스를 성수동 ‘어메이징 브루어리’에서 만났다.

시서론 프로그램을 만든 당신에게 묻고 싶다. 시서론이 뭔가? 브루어리에서부터 소비자까지, 맥주가 전달되는 모든 과정에서 맛의 변형을 최소화하고 품질을 최대화하는 사람. 동시에 맥주 정보를 소비자에게 가이드해주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시서론은 주로 어디서 일하는 건가? 브루어리, 도매업, 업장, 세 가지 서로 다른 비즈니스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한다. 기본 단계인 ‘시서론 비어 서버’로 인증 받은 사람들은 주로 소비자와 접점에 있다. 현재 비어 서버는 6만8천 명 정도다. 그중 67퍼센트가 미국인이다.

시서론을 설명하기 위해 ‘비어 소믈리에’라는 수식이 따라 붙는 경우가 많아 업장의 업무로 한정해서 생각했던 것 같다. 와인은 10달러부터 1천 달러까지 가격대가 다양하지만 맥주는 그렇지 않다. 소믈리에가 와인 매출액에 부담과 책임이 있다면, 시서론은 그보단 전체 맥주가 골고루 빨리 소진될 수 있도록 추천하는 데 신경 쓴다. 와인은 셀러에 오래 보관할 수 있지만 맥주는 그렇지 못하니까. 그래서 와인 업계에선 한 명의 소믈리에가 와인 리스트를 짜고 추천하는 일이 가능하지만, 맥주 업계에선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서버가 맥주를 잘 알아야 전체가 잘 돌아간다.

시음에 한정해본다면? 와인은 작황이나 숙성에 따라 매해 맛이 달라진다. 하지만 맥주는 늘 같은 맛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맥주 시음은 주로 ‘품질 유지’에 중점을 둔다. 당연히 기술적이고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영역이 강조된 시음이 이어져왔다. 뛰어난 시서론은 일상적이며 시적인 용어로도 맥주를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시서론 인증의 가장 상위 단계인 ‘마스터 시서론’이라면 셰프와 페어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요리 언어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마스터 시서론 되기가 어렵다. 전 세계에 딱 11명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크게 성장한 크래프트 맥주 시장과도 시서론은 떼려야 뗄 수 없겠지? 물론. 크래프트 맥주의 발전으로 똑똑한 소비자가 정말 많아졌다. 영업, 판매, 유통하는 사람들보다 더. 맥주의 품질이 보장되지 않은 펍에 가서 서버에게 “시서론 인증 좀 받아보지?”라고 말하는 소비자가 많아진다는 건 정말 큰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