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병기 그 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축구장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이런 무쇠 같은 몸으로. 

호날두가 입은 팬티는 CR7 언더웨어, 시계는 태그호이어, 목걸이는 데이비드 여먼. 알레산드라 앰브로시오가 입은 비키니 하의는 빅토리아 시크릿, 구두는 쥬세페 자노티 디자인, 시계는 태크호이어, 금색 팔찌는 까르띠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는 오늘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 식사를 건너뛰었다. 맑은 날씨. 하지만 그의 방은 운하의 수문을 열 듯 전동 블라인드를 걷기 전까진 꽤 어두웠다. 호날두는 스트레칭을 한 후, 몸을 곧게 펴고 실내 수영장으로 향했다. 그는 보통 때와 다를 바 없이 편안히 걷고 있었지만, 그 꼿꼿한 자세는 어쩐지 온몸에 벌써부터 기운이 바짝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균형 잡힌 종아리부터 넓어지는 상체까지 진공 포장된 몸을 보는 것 같달까.

그는 다섯 살 난 아들 크리스티아누 주니어의 침실에 들러 아침 인사를 건넨 후, 욕실에서 샤워를 마쳤다. 그리고 열 개가 넘는 모이스처라이저 중 몇 가지를 발랐다. 거울로 자기 몸을 천천히 살펴보면서. 그의 상체는 마치 < 인체의 신비 > 전에서 빌려온 근육 모형 같다. 하체는 엉덩이부터 까맣게 그을려 더욱 매끈해 보인다. 휴가 기간이면 요트를 즐겨 타고, 축구 쇼츠를 접어 올려 입는 버릇 덕분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4억 5천만 명의 팬을 거느린 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 명성만큼이나 강력한 전력으로, 올해도 리그와 챔피언스 리그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호날두는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주장이기도 하다.[3]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현역 운동선수이며(인지도로만 따지자면 르브론 제임스, 타이거 우즈, 로저 페더러, 그리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의 라이벌인 바르셀로나[4]의 리오넬 메시[5]보다 앞선다), 여러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언더웨어 라인을 소유하고 있다.

오늘 훈련은 연기되어 오후에 시작된다. 하지만 그는 남는 시간을 크리스티아누 주니어와 함께 보내야 한다.[6] 가끔 친구들이 찾아올 때나 호날두의 어머니 돌로레스[7]가 방문할 때처럼, 그는 크리스티아누 주니어와 마드리드 서쪽 교외의 넓은 집에서 단둘이 시간을 보낸다. 크리스티아누 주니어는 집에서 5분 거리의 학교에 다니고, 호날두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자신이 운전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려 한다. 집에서는 포르투갈어를 쓰지만, 그 시간만큼은 스페인어와 영어를 함께 연습하면서.

훈련 전, 호날두는 항상 자신이 스무 살 때 알코올 남용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초상화가 걸린 공간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후 8대의 자동차가 주차된 차고로 향한다. 마세라티 그 란카브리오, 벤틀리 컨티넨탈 GT, 포르쉐 카이 엔 터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페라리 599 GTO[8], 롤스로이스 팬텀, 애스턴마틴 DB9, 팀에서 지급한 아우디가 거기에 있다.(이 8대의 차가 전부는 아니다.)[9]


[1] 그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축구선수이며,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퀴아오 다음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는 운동선수다. < 포브스 >는 그의 연 수입을 8천만 달러(약 9백35억원)로 추정한다.

[2] 그의 본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도스 산토스 아베이로다. 그의 아버지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우리 부모님은 이 이름을 좋아했어요. 강한 남자처럼 들린다고 했죠.” 호날두가 말했다. “아버지가 그를 존경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3] “호날두처럼 상대팀을 고문하는 선수도 없습니다.” 최근 인기 있는 축구 해설 프로그램 < 멘 인 블레이저스 >의 공동 진행자인 로저 베넷이 말했다. “야구에서는 이런 선수를 5툴 플레이어라고 부르죠? 호날두는 어떤 식으로든 상대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어요.”

[4] 라이벌이자 숙적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역사부터 팀 문화와 전술까지 판이하게 다르다. 그러니 모든 경기가 전쟁 같으며, 그 양상은 독립국이 되고자 하는 카탈루냐(바르셀로나) 지역과 스페인의 수도(마드리드) 사이의 대립까지도 연결된다.

[5] 호날두는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미디어가 라이벌 구도를 만든 거예요. 저랑 메시 사이엔 정말 아무 문제가 없죠. 사람들이 누가 더 나은 선수인지 자기들끼리 의견을 내놓을 뿐이랄까요. 구장에서 경기를 할 때 말고는 라이벌 의식이 없어요.”

[6] 크리스티아누 주니어는 2010년에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누구인지는 공개된 적이 없다. 당시 호날두는 슈퍼모델 이리나 샤크와 데이트 중이었지만, 그녀는 생모가 아니었다. 최근 다큐멘터리 < 호날두 >에서 그는 크리스티아누 주니어에 대해 언급했다. “전 젊은 아빠가 되고 싶었어요. 사람들은 누가 아이의 엄마일 거라고 추측하죠. 전 아무에게도 얘기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비밀을 지킬 거예요. 하지만 나중에 크리스티아누 주니어가 자라면 정확히 말해줘야죠. 내가 무엇을 느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7] 호날두는 계획에 없던 아이였다. 그의 어머니 돌로레스는 천주교 신자였지만 낙태를 고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님이 그걸 원치 않으셨죠. 덕분에 전 이렇게 축복받았고요. 가끔 호날두가 절 놀려요. 엄마는 날 낳으려고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내가 당신의 모든 걸 도와준다고요.

[8]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호날두는 페라리를 운전하다 큰 사고를 낸 적이 있다. 다행히 그는 부상당하지 않았고, 다른 차를 타고 훈련장에 도착했다.

[9] “저는 다이어트 같은 거 안 해요. 물론 피자나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매일 먹는 건 아니지만. 하지만 가끔 주말에 착한 일을 했을 때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

상의는 마이클 바스티앙, 쇼츠는 루이 비통, 운동화는 나이키, 목걸이는 데이비드 여먼, 시계는 태그호이어.

비록 하위권 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지만, 호날두는 뭐든 대충하는 법이 없다. 두 시간 동안의 전력투구[10]. 그는 팀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이며, 그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가끔은 그 연봉이 적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활약을 단 한 경기에서 보여주기도 하지만[11]. 가끔 슬럼프에 빠져도[12], 한 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호날두의 성적은 어느새 다시 사람들의 기대치에 도달해 있다. 스포르팅 리스본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쳐 레알 마드리드에 자리를 잡기까지, 그는 언제나 자기 팀일 때는 사랑 받고 상대 팀에서는 혐오하는 전형적인 선수였다. 그런데 정작 호날두는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신도 모두를 기쁘게 만들 수는 없죠. 저도 마찬가지고요.”

훈련이 끝나고 학교에서 크리스티아누 주니어를 데려온 뒤, 호날두는 자신의 어머니(호날두가 자란 포르투갈 마데이라 섬[13]에 사는)와 형(마데이라 섬의 CR7 박물관[14]을 포함해 여러 사업을 돕고 있는)과 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지난여름 그리스의 섬을 통째로 사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다시 개인 체육관에서 모자란 운동을 마친 뒤, 아들과 낮잠을 잤다.[15]

오후 7시. 그는 롤스로이스를 몰고 외부인 출입 금지 구역인 다른 집으로 향했다. 그곳은 호날두의 집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더 크고 아무도 살지 않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집주인은 몇 년 전 사망했고, 주인의 딸이 호날두가 집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락해줬다고 한다. 호날두는 이 집을 CR7의 전용 스튜디오처럼 쓰고 있다.[16] 오늘의 촬영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관리인들은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영어를 번갈아 사용하며 사람들과 인사와 악수를 나눴다. 그와 카메라 앞에 설 모델, 알레산드라 앰브로시오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그녀는 브라질에서 왔지만, 세계 어느 곳에서도 눈에 띄는 여자임에 분명했다.[17] 서서히 해가 지고 있었고, 정원의 사이프러스 나무와 자갈이 점점 더 새카맣게 보이기 시작했다.

호날두는 벨벳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아직은 옷을 입은 채로.[18] 사진가는 호날두에게 소파 옆에 놓인 트럼프 카드를 던지라고 주문했다. 그는 크리스티아누 주니어를 향해 닌자처럼 카드를 날렸다. 그러다 다이아몬드 7 카드가 나오자, 아이에게 그 카드를 보여주며 윙크를 했다.[19] 호날두의 시야에는 크리스티아누 주니어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듯했다.[20] “알레! 호날두의 옷을 벗겨줘요!” 포토그래퍼가 알레산드로 앰브로시오에게 외쳤다. “그에게 기대요!” 크리스티아누 주니어는 알레산드라가 자기 아빠에게 가까이 다가가 무릎에 머리를 기대자 키득거리며 눈을 가렸다.


[10] “그를 아는 사람들은 전부 호날두가 대단한 노력파라고 칭찬해요.” 로저 베넷이 말했다. “필드 안팎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그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어요.”

[11] 몇 해 전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했을 때, 호날두는 스페인의 스포츠 신문 < 마르카 >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시즌의 저는 10점, 팀은 9점을 주고 싶네요.”

[12] 호날두가 부상과 부진으로 성적이 좋지 않던 2009년, 페페라는 이름의 주술사는 자신이 호날두에게 부정적인 주문을 걸었다고 했다. 사적인 감정은 없으며,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을 뿐이라는 말과 함께. 이후 호날두의 팬인 다른 포르투갈 주술사가 반대 격의 주문을 걸었고, 마침내 호날두는 건강을 회복했다.

[13] 호날두는 열두 살에 포르투갈 최고의 팀인 스포팅 리스본 아카데미 입학 제안을 받고 고향을 떠났다. 이전까지 그는 한 번도 마데이라 섬을 벗어난 적이 없다. 그는 이때가 삶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말한다.

[14] 호날두의 실물 크기 왁스 피규어를 비롯해 호날두의 모든 트로피를 모아놓은 곳이다.

[15] “운동선수에게 회복력은 정말 중요한 신체 능력이에요. 전 쉴 땐 정말 아무것도 안 해요. 말 그대로 늘어져 있죠.”

[16] 호날두는 이 집을 살 계획은 없다. “아니요. 아들과 둘이 살기엔 이 집은 너무 커요.”

[17] 알레산드라는 2000년부터 빅토리아 시크릿 쇼에 서고 있다. 그녀는 아드리아나 리마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장기간 활동하는 빅토리아 시크릿 엔젤이다.

[18] 옷을 워낙 빨리 벗어젖혀서, 이 시점에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19] 7번은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와 포르투갈 대표팀 등번호다. CR7은 그의 언더웨어, 프리미엄 셔츠, 신발, 향수 브랜드의 이름이다. 지난봄, 한 포르투갈인이 지휘하는 우주탐사팀이 자신들이 발견한 은하에 CR7이란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20] 호날두는 주로 가까운 지인들과 어울린다. 어머니, 형, 에이전트, 매니저, 몇몇 친구, 데이트 상대, 크리스티아누 주니어. 호날두는 다큐멘터리 < 호날두 >에서 “축구계에 친구가 많이 없어요. 대부분의 시간에 저는 혼자고요.” 라고 말했다.

재킷은 나이키, 속옷은 CR7 언더웨어, 시계는 태크호이어, 목걸이는 데이비드 여먼.

약 네 시간 동안 호날두는 서서히 옷을 벗었다. 기운이 넘치는 모습으로. 사진가의 열정에 함께 들뜨기라도 한 걸까? 그는 알레산드라와 완벽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하이힐을 신고 축구공을 갖고 놀았는데, 솜씨가 꽤 훌륭했다.[21]

촬영 막바지. 호날두가 촬영장의 옷들을 하나씩 훑어보기 시작했다. 아마 맘만 먹으면 그는 여기 있는 옷을 전부 다 살 수 있을 것이다. 호날두는 스태프들의 허락을 받고, 바지 몇 벌과 시계 몇 개를 가방에 챙겨 넣었다. 그리고 선반 위의 녹색 수트 재킷을 골라 들고, 그 옷을 가져도 되는지 촬영 책임자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물었다. 이어서 자기 매니저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만일 문제가 생기면 제 매니저에게 알려주세요. 그러면 해결될 거예요.” 호날두는 알레산드라를 포함한 스태프들과 식사를 하는 동안 그 재킷을 입고 있었다. 여전히 스튜디오의 조명은 꺼지지 않았다.

만 31세인 호날두는 이제 막 커리어의 정점을 지났다. 여전히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벌써 다음을 내다보고 있다. 과연 호날두는 어느 팀으로 향할 것인가? 매일매일 새로운 뉴스가 나온다. 혹자는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고 말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호날두가 자본이 넉넉한 파리 생제르망으로 향할 것이라 예측한다. 갈수록 스타급 선수 영입에 박차를 가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축구(MLS) 리그가 그 목적지가 될 거라는 설도 있다.[22] “아직 리그 자체에 대한 100퍼센트 확신은 없지만, 많은 선수가 MLS로 이적하고 있죠. 리 그가 점점 커나가고 있는 게 보여요. 미래엔 제가 거기서 경기를 할 수도 있고요. 지금 미국 축구는 흥미로워요.[23]

미국 축구팬들은 호날두를 잘 알고 있다. 2014년 월드컵에서 미국은 포르투갈을 상대했다. 2:1로 리드를 잡기도 했지만, 호날두의 어시스트, 바렐라의 골로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전 미국 국가대표 선수이자 현재 축구 해설가인 알렉시 랄라스의 표현에 따르면, 호날두는 “공이 근처에 있을 때 마법을 일으키는 선수”다.

하지만 미국전에서 호날두의 모든 순간이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다. 그는 당시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라운드에서 감정을 분출하기도 했다.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기계적이라 할 만큼 평온하지만, 호날두는 좀 다르다. 릴라스는 이런 호날두를 두고 “슈퍼히어로 같은 면모를 보이다가도 굉장히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호날두는 때로 다른 사람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경기장에서도 메시와 호날두는 꽤 차이가 있다. 메시가 곡선을 그리며 움직인다면, 호날두는 직진형 공격수에 가깝다. “저는 아주 직선적이에요. 수비수를 향해 돌진하는 것, 골을 넣는 것이 좋아요.”

골을 넣는 것이 좋다. 이 말은 너무나 단순해서 바보처럼 들릴 정도다. 그렇지만 기업의 핵심 가치를 설명하는 문장처럼, 호날두의 본질을 가장 정확히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다. 고작 310경기 만에 라울의 323골을 넘어섰다. 또한 한 시즌에 리그의 모든 팀을 상대로 득점한 최초의 선수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과 9월엔 한 경기에서 다섯 골을 몰아 넣었다. “저는 제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 생각해요.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전부 마칠 수 없어요. 지난 시즌은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한 시즌에 66골이나 넣었죠. 하지만 저는 올해 더 많은 골을 넣고 싶어요. 한 경기에서 여섯 골요? 왜 안 되죠? 전 언젠가 여섯 골을 넣을 거예요.”

그렇다면 과연 호날두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했던 경기는 언제였을까? 미디어를 통한 한마디 한마디가 파급력이 큰 스포츠 스타라면, 이미 모범 답안은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14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챔피언스 리그 타이틀을 거머쥐었을 때. 둘 중 한 경기를 고르기야 쉽지 않겠지만. “다섯 골을 넣은 경기요.” 호날두의 대답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다섯 골을 넣은 두 경기가 챔피언스 리그 결승보다 중요하다고요? 개인적 성취가 팀 승리보다 우선이라는 말인가요?” 다시 호날두가 답했다. “글쎄요. 그렇다기보다는, 저한테 가장 중요한 경기는 당장 최근의 것들 이에요. 물론 챔피언스 리그는 잊을 수 없죠. 거기서 골을 넣고, 팀을 승리로 이끄는 일이야말로 특별한 일이에요.”

그는 잠시 언성을 높였다가 다시 편안한 목소리로 되돌아왔다. 그 짧은 순간, 나는 호날두의 가장 참된 모습을 엿봤다고 믿는다. 팀을 위해 결코 타협하지 않고 헌신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는.

자정이 가까운 시간. 내일은 경기가 없는 날이다. 그래선지 그는 특별히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비슷한 질문을 좀 다르게 던져봤다.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을 거두지만, 호날두는 앞으로 득점을 더 올리지 못한다면? “그렇게 된다면 정말 이상하겠죠. 하지만 우리가 이길 수 있다면 좋아요. 그런 악마의 계약이 있다면, 동의할 겁니다.”


[21] 알레산드라는 축구를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다. “브라질에서는 여자애들도 계속 축구를 보면서 자라죠.”

[22]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카 또한 지금 MLS에서 뛰고 있다.

[23] 데이비드 베컴이 맨체스터 유나이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MLS로 향했듯, 호날두도 비슷한 길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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