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진짜 여자친구 #유주

2016.06.22GQ

유주가 입은 세일러 칼라 셔츠는 럭키 슈에뜨.

여자친구의 노래 하면 유주 씨의 발성이 생각나요. 처음 듣는 모니터링이네요. 신기해요.

성량이 풍부해서 그런가요? 이를테면 여자친구의 노래에서 유주 씨가 부르는 부분이 도드라지는데, 그게 꼭 여자친구인 것 같아요. 다르게 표현하면 혼자만 ‘텐션’이 올라 있어요. 사실 다른 부분은 예쁘고 편안하고 자연스럽잖아요. 밝고 건강한 소녀의 모습을 표현하다보니 운동장에서 뛰놀던 제 모습이 나오는 것 같아요. 노래에 성격이 묻어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성격일까요. 첫인상은 얌전해 보이지만, 누가 건드리기만 하면 뭐가 튀어나오던데. 학교 다닐 때 그런 말 많이 들었어요. 첫인상은 다가가기 쉽지 않은 이미지인데, 막상 친해지니까 정반대라고. 안쓰러울 정도로 간절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 어느 멋진 날 >의 징검다리, < 아이돌육상대회 >의 달리기에서 보여줬듯이. 원래 운동을 좋아해서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되게 자연스럽게 느껴요. 예능은 편하게 해야 더 잘 나온다고 생각해요.

어려서부터 수많은 노래 경연에 나간 걸로 알아요. 가수가 되기 위해 계속 문을 두드려온 간절함이 지금 노래와 방송에서 드러나는 건가 싶었어요. 영향이 없을 것 같진 않아요. 도전을 좋아한다기보다 시간을 헛되게 보내는 게 싫었어요.

그게 제가 말한 ‘텐션’의 배경 같네요. 근데 할 때는 하고 풀어줄 땐 풀어주는 게 중요해요. 풀어줘야 꽉 잡을 수 있어요. 풀어줄 때는 제 자신한테 관대해요.

낮밤 없이, 피곤하면 자는 시간도 있다는 건가요? 낮잠은 잘 못 자요. 차에서 간간히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때만큼은 제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요.

어떤 걸 하는데요? 춤도 못 추고, 노래를 부르자니 멤버들도 있으니까, 뮤직비디오 찍을 때 필요한 표정연기 연습이 제일 좋더라고요. 이어폰 꽂고 발랄한 노래부터 어두운 노래까지, 상황에 맞게 빨리빨리 얼굴로 표현하는 연습이에요.

‘텐션’을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겠어요. 준비하지 않은 사람이 보여주는 것 말고 준비한 사람이 보여줄 때 드러나는 것. 좋은 텐션이어야겠죠? 하하.

유주 씨가 그 무대(유튜브 조회수 1천만을 기록 중인, 빗물이 고인 무대에서의 공연 영상)에서 유독 혼자 넘어진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똑같이 연습해서 갔고, 균형 감각도 좋은 편인 줄 알았는데 당황스러웠어요. 동작이 과격했던 거겠죠?

맞아요. 오늘 한 얘기와 연결되는데, 유주 씨는 누구보다 힘을 들이고 있었던 거죠. 안 좋은 조건을 만나니까 그 부분이 여지없이 드러난 거고요. 왜 더 힘을 들이느냐면, 정말 많이 연습했으니까. 연습에서 분명히 얻는 게 있어요. 노래 연습해서 노래 잘하고, 춤 연습해서 춤 잘 추지 않더라도 시행착오 속에서 나만 아는 게 꼭 하나씩 생겨요. 그게 값지더라고요.

무대에서 눈 부릅뜨는 건 알아요? 하하. 팬 분들이 그 얘기 진짜 많이 해요.

그 모습조차도 무슨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제가 봐도 그렇더라고요. 눈도 안 예쁘게 나오는데. 제 나름대로는 카메라가 비추는 짧은 컷 중 하나만이라도 눈빛으로 뭔가 전달하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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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우철,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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