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 쓸려온

아티스트 스튜어트 헤이가스는 영국 해변을 따라 8백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파도에 쓸려온 3만6천 개의인공 물질을 수집했다. 떠밀려온 여름의 흔적은 짜디짠 색깔, 절묘한 질서로 다시 정렬되었다.

“매주 채집을 하러 갔습니다. 총 38일이 걸렸죠. 폭스바겐 캠퍼 밴을 최대한 해변에 가깝게 댄 다음, 몇 시간이고 걸어서 목적지까지 갔어요. 거기서 택시나 버스를 타고 밴으로 돌아왔고요. 그날의 수확물을 펼치면서 날마다 일지를 썼습니다.”

“브로드스테어스와 마게이트 같은 전형적인 휴양지에는 흥미로운 것이 전혀 없었어요. 하지만 바위 사이에 낀 핑크색 플라스틱 페니스를 발견하기는 했죠. 그걸 보자마자 웃음이 터졌어요. 마치 고고학자가 기원전의 술잔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었달까요?”

“제가 구조한 공들이에요. 한때 누군가의 쏠쏠한 장난감이었으나 한번 잘못 던져진 뒤로 영원히 찾지 못한 것들이겠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포틀랜드 근처의 체실 비치입니다. 해변이 30킬로미터에 육박하는데, 플리트 석호 때문에 본토와는 제법 떨어져 있죠. 그곳은 폭풍에 직접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해변으로 정말 많은 잡동사니가 쓸려옵니다.”

“물건들은 염도가 높은 바닷물에 부식되거나, 모래와 바위에 끊임없이 부딪히면서 닳게 되죠. 그렇게 모습이 변한 물건들에서 저는 아름다움을 찾습니다. 물건 하나하나가 또다른 이야기를 갖게 되는 순간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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