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를 만들 거예요’ 제이든 스미스의 꿈

윌 스미스의 아들이지만 누군가의 아들로만 남기 싫다. 제이든 스미스의 꿈은 창대하다. 배우 겸 모델로도 기억되기 싫다. 이분법이 통하지 않는 새 유토피아를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그득하다.

의상은 모두 디올 옴므, 은색 반지는 폴스미스.

뉴욕 윌리엄스버그의 사진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막 끝났다. 제이든 스미스는 마지막으로 입은 오버코트를 그대로 걸친 채 유리를 씌운 대기실로 들어가 짤막한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는 윌 스미스와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아들답게 다정하고 자신감 있으며 침착하다. 이제 막 연기와 음악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한 열일곱살. 그는 최근 여성복 모델로 등장해 ‘비양극성의 아이콘’, ‘우리가 가져야 할 비관행적 영웅’으로도 불리고 있다. 특히 SS16 루이비통 광고 캠페인에서 스커트를 입어 주목받았다. 소수만이 이해하는, 의식 있고 다양함을 존중하는, 새로운 젊음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이든 스미스, 그리고 주로 그와 비슷한 특권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그의 세대는 사회적 신분의 잣대를 좋은 방향으로 바꿔놓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곧 인터뷰가 시작될 참이다. 평생 레드 카펫 위에서 가족들과 함께 선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며 살아온 제이든 스미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뷰를 꽤 자극적으로 해왔다. 그가 대뜸 최종 목표를 먼저 이야기했다. “나는 지구 전체를 고치는 일에 진짜로 착수했어요. 나는 이 지구상에 유토피아를 만들고 싶을 뿐이에요.” 그는 말문을 쉽게 열었다. “나는 사람들이 돈 때문에 죽지 않는, 그저 생존만을 위해 일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살면서 자신들이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요. 그건 사회에도 기여하는 일이겠죠? 그것이 저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제이든 스미스는 유명세에 이론적으로 접근한다. 그에게 모든 건 목표를 위한 수단이다. “유명세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모두 주목하고 귀를 기울일 때면, 중요한 말, 누군가 해야 하는 말을 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에요. 내가 친구들과 칼라바사스에서 놀고 있을 때 파파라치가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파파라치를 피할 거예요. 근데 내가 밖에 테슬라 X를 주차해놨다면, 나는 사람들이 그걸 보길 바라요. 배출물 제로인 차를 모는 게 미래를 위한 길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스미스는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전기 SUV를 최초로 운전 한 사람 중 하나다. 스미스는 자동차 업계가 전기자동차의 성공을 방해 해온 역사까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없다면, 나는 유명할 이유가 없어요.”

의상은 모두 프라다, 반지는 폴스미스.

“유명세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없다면, 나는 유명할 이유가 없어요.

물론 스미스는 뱃속에서부터 유명했다. 윌 스미스의 1997년 작 뮤직비디오 ‘Just The Two Of Us’에서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제이든 스미스를 임신한 배를 문질렀다. 캘리포니아 주 말리부에서 태어난 그는 인근의 칼라바사스에서 자라며 홈스쿨링으로 공부했다. 칼라바사스는 샌 페르난도 밸리의 부유한 교외 지역으로, 카다시안 가족에 의해 유명해졌다. 그는 또 아버지 윌 스미스와 함께 두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2006년 드라마 < 행복을 찾아서 >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2013년 SF < 애프터 어스 >에서 부자 역할을 맡았다. 그 사이에 그는 2010년의 히트작 < 베스트 키드 > 리부트에 출연했다. 그의 부모가 공동 제작을 맡은 작품이었다. 또한 저스틴 비버가 부른 < 베스트 키드 > 주제가 ‘Never Say Never’ 에서 랩을 하기도 했다.

가수 데뷔는 그의 여동생 윌로우 스미스가 좀 더 빨랐다. 윌로우 스미스는 독특한 스타일로 ‘Whip My Hair’를 히트시켰다. 윌로우는 윌의 이름을, 제이든은 제이다의 이름을 딴 것이다. “남매간의 전적인 두뇌 연결이다. 윌로우는 어느모로 보나 100퍼센트 나의 여성 버전이에요. 그리고 나는 윌로우의 남성 버전이고요.” 뒤이어 대중 앞에 등장한 제이든 역시 윌로우 못지않게 특이한 존재가 되었다. 지금 세계관의 촉매가 된 것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시대정신’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꼽는다. 또한 비율에 대한 이론과 자연에 나타난 황금 비율을 알게 된 것도 이야기한다. 그는 탁구 이야기, 체스 장인, 과학자, 작가들이 자기 집을 찾아왔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스미스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예술 작품으로 꾸민다. 이미지 사이에 흰 사각형을 배치해 1만8천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고, 중간중간에 달걀 껍질 색 사각형을 집어 넣어 1천9백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는다. 그는 MSFTS 리퍼블릭이라는 디자인 단체의 일원이며, 자신이 부적응자라고 말한다. 그는 부적응자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그는 다름의 힘을 인식하고 있다. “좀 다르면 사람들은 생각하기 시작해요. 그리고 질문을 던 지기 시작하죠. 그게 가장 중요해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내가 모르는 게 있나?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를 원해요. 만약 저 사람이 이런 말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한다면, 내가 모르는 것이 있는 모양이네.”

수트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셔츠는 루이 비통, 양말은 판테렐라, 구두는 처치스.

그가 배우로 일하는 건 무척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영화 < 애프터 어스 > 이후 스미스가 맡게 될 최초의 중요한 역할은 바즈 루어만의 넷플릭스 시리즈 < 더 겟 다운 >이다. 루어만이 스미스에게 직접 연락해 마커스 ‘디지’ 키플링 역을 맡아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키플링은 사이키델릭한 재능이 있는 수수께끼 같은 그라피티 작가다. < 더 겟 다운 >은 1970 년대 뉴욕의 사우스 브롱스의 10대들에 대한 음악 드라마다. 이것은 스미스의 야망에도 맞아 들어간다. “내 앨범과 마찬가지로 딱 맞아 들어가는 일이에요. 더 많은 사람이 내가 하는 말에 주목하게 만들수록, 나는 더 큰 혁명을, 더 큰 진화를 시작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건 성인들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설득하는 일입니다. 아이들이 지금의 성인들의 자리를 대체하게 될 테니까요.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아이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요.”

스미스는 배우이자 가수지만, 무엇보다 패션 스타일로 우뚝 선 스타다. 그는 패션과 코스튬으로 인스타그램을 풍성하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 지금 그의 유명세는 대부분 이런 ‘이미지’에서 온 것이다. 2013년 5월에 가게에서 산 아이언 맨 코스튬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카일리 제너 등과 함께 낮에 레스토랑 ‘노부 57’에서 노는 사진이 찍혔을 때 시작되었다. 조금은 마이클 잭슨 같았고(그건 좋은 일이었다), 스미스가 그 주에 홍보하고 있던 < 애프터 어스 >를 위한 순간적인 광고이기도 했다. 젊은 셀러브리티 커플이었고,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는 즉흥적인 일이었다. 제이든 스미스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코트는 폴스미스, 바지는 릭 오웬스, 구두는 처치스.

“정치에 관여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수십 년간 봤잖아요. 정치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죠. 나는 창조적으로 할래요. 그렇게 하면 평화와 사랑을 더 많이 만들 수 있어요.”

1년 후 스미스는 흰 배트맨 수트, 바닥까지 내려오는 망토와 릭 오웬스 부츠 차림으로 킴 카다시안과 카니예 웨스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장난스럽다기보다는 영리한 파격이었고,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 “난 그저 평범한 게 싫을 뿐이에요. 평범한 것은 너무너무 지겹잖아요.” 그는 그저 스스로 즐겁고 싶어서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진짜 쉬운 결정이었어요. 그냥 흰 배트맨 코스튬을 입자!”

2015년 5월에는 스미스 가족의 친구 메카 칼라니와 함께 고등학교 프롬에 참석하며 배트맨 수트를 또 입었다. 블레이저와 넥타이를 곁들였다. 2주 후에는 이 코스튬에서 금판이 붙은 손가락 없는 흰 장갑만 뽑아서 흰 스커트와 함께 매칭했다.

의상은 디올 옴므

올해 초 루이비통 캠페인이 발표되며 스미스는 이 세상 속의 자기 자리를 공고히 했다. 앞서가는 상업 감각과 사상이라는 점에서 이는 완벽한, 진정한 급진적 대중 문화의 한순간이었다. 그리고 명품 패션 브랜드가 그걸 사방에 퍼날랐다. 온라인에서는 스미스가 이제까지 스커트, 스커트 비슷한 셔츠, 드레스 같은 셔츠, 드레스를 입은 사진들이 넘쳐났 다. 이 컬렉션의 미래적 테마 역시 스미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이 광고의 다른 얼굴로는 워쇼스키 자매가 좋아하는 배두나, ‘파이널 판타지’ 게임의 여주인공 라이트닝이 있었다. 브루스 웨버의 사진 속 스미스는 침착한 모습이었고, 여자 모델들과 함께 등장할 때면 거의 서로 맞지 않는 듯 한 느낌마저 들었다. “내겐 남성복과 여성복이란 구분이 없어요. 그저 두려워하는 사람들과 편안해하는 사람들이 보일 뿐이죠.”

그의 혈통(물론 그가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자신의 페르소나와는 무관하다)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 덕분에 스미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과장된 방식으로 부풀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년 11월에 스미스와 윌로우가 했던 < T 매거진 >의 공동 인터뷰는 악명 높다. 그들은 장대한 우주적 주제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교육을 잘 받은 지식인 행세를 했다. 상당 수의 사람이 두 사람의 말이 혼란스러웠고 지나치게 거만했다고 느꼈다. 그들과 같은 특권을 타고난 젊은이들이 혁명을 하겠다는 의도가 정말인지 의심한 경우도 있었다. < 뉴욕타임스 >는 스미스의 스타일이 “자신이 사상의 새로운 지도자라는 발상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고 의심을 제기했다. ‘사상의 새로운 지도자’가 젊은이들이 염원하는 대중문화의 무대에서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은 큰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스미스는 정치에 관여할 생각은 없다. “아니, 전혀 없어요. 수십 년 동안 봐왔지 않나요? 정치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죠. 나는 창조적으로 할래요. 창조성 만큼 평화와 사랑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건 없어요.”

올해 아만들라 스텐버그는 < 틴 보그 >에서 솔란지 놀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 친구가 ‘빛나는 이론’이라는 걸 생각해냈는데,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면 다 함께 빛난다는 이론이다.” 스텐버그는 그 친구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유명세 시스템에서 서로 연결된 젊은 이들의 새로운 집단이 생기고 있다는 암시는 했다. 할리우드의 친한 젊은이들을 ‘브랫 팩’ 같은 낡은 말로 지칭할 수 있을까. 이제까지 이렇게 영리하고 준비가 잘된, 그리고 세속적인 집단은 없었다.

스미스가 제너 가족과 놀 때, 그들도 스미스처럼 양자 물리학에 관심을 가질까? “난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 같고, 그래서 여러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내게 좋은 것 같아요. 부시윅의 아이들과 놀든, 칼라바사스의 친구들과 놀든.” 그는 최근 브루클린 부시윅의 공립 고등학교 도시 설계 아카데미에 들러 학생들에게 옷을 나눠준 일을 이야기했다. “나는 세상을 만들 거예요. 유토피아 사회요. 실제로 일어날 거예요. 유토피아 사회를 주제로 후디도 만들었어요. ‘MSFTS 리퍼블릭 유토피아 사회 프로젝트 위원회’라고 쓰여 있죠. 당신도 나와 생각이 같다면 그 후디를 입고 유토피아 사회를 대표할 수 있어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이렇게 간단한 일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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