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소설, 은희경 ‘중국식 룰렛’

잔술로 나오는 세 잔의 싱글 몰트위스키를 조금 마셔보고 한 잔을 고르면, 어떤 술이든 똑같은 술값으로 마실 수 있는 술집이 있다. 소설집 < 중국식 룰렛 >의 표제작에 나오는 술집이다. 은희경은 규칙을 던져놓고, 사람들이 운에 정신 팔려 있는 장면을 그리는 작가다. 하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기막힌 우연을, 마치 신의 일인 양 버려두지 않고 어떻게든 그 사정을 살피고 흔적을 찾아내는 것 또한 은희경이다. 작가의 말에서, 그녀는 자신이 조금 변해서 “작고 답답한 실내의 구석에 희미하나마 작고 하얀 빛의 웅덩이”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우연히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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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책, 음반, IT를 담당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