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춤의 맛, <묵향>

< 묵향 >의 멋은 직접 보고 들어야 한다.


국립무용단의 < 묵향 >이 홍콩과 프랑스를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먹을 풀어 정확히 글씨를 쓰듯, < 묵향 >은 다소 모호한 ‘한국적’이라는 요소를 간결하게 담아낸다. 그리고 그런 명료함은 결국 춤 그 차체에서 비롯된다. 서사와 극적인 이야기 대신 그야말로 춤 그 자체가 작품의 확고한 중심을 잡고 있달까. 이를테면 사군자를 소재로 삼았다는 사전정보 없이 (총 6장으로 구성된) < 묵향 >의 그 어느 부분을 맞닥뜨리더라도,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선명히 만끽할 수 있다. 그런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윤성주의) 안무와 함께, 디자이너 정구호가 만든 한복 또한 한 번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게 된다. 여전히 한복인 한편 고름이 없는 저고리, 장우산처럼 더욱 풍성해진 치마, ‘핏’이라는 표현이 굳이 떠오르는 적절한 소매 길이와 너비…. 춤과 옷은 그렇게 어우러지며 한바탕 조화를 뽐내는 한편, 음악 또한 새롭다. 거문고와 첼로의 충돌, 가야금과 거문고의 4중주, 꽤 생소한 해금의 중저음, 가야금과 바이올린의 뒤섞임…. 전에 없던 고유함이니, 결코 보고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 10월 6일부터 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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