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에 펼쳐진 ‘황홀한 숲’

신사동 야트막한 언덕길에 숲이 생겼다기에 가보았다.

Hann Jang <검은 숲 II> 캔버스에 구아슈, 162.2×112.1cm, 2016

장한의 개인전 <황홀한 숲> 얘기다. 갤러리로 들어서면 검은 그림 아홉 점이 걸려 있는데, 하나하나 보기 전에 이곳에 포함되었다는 감각이 덜컥 앞선다. 그렇게도 숲인 걸까. 숲이라는 힌트에 너무 과하게 반응한 것일지도 모르니 차분히 작품 앞에 다시 서고자 하는 마음이 동시에 번진다. 좋은 전시라면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흥분을 도모함이 당연한 일 아닐는지. 가까이 보니, 붓질이라기보다 차라리 구성된 입자라 부르고 싶은 것들이 일렁이고 있다. 공중에서 본 숲이거나 경험하지 못한 이미지거나, 어떻게든 ‘사진’을 대하는 느낌이 드는 건 요즘 같은 시대에 마땅히 어울리는 일일까. 그럼 그로부터 회화라는 장르는, 풍경화라는 범주는 얼마큼 다른 생각을 스스로 풀어내게 될까. 그림을 보다가 문득 리듬이 생겼음을 알았다. 휘휘 뒷걸음을 치며 보는 맛이 있었던 것이다. 모처럼 고요한 세계에 들어왔구나. 거리고 전시장이고 온통 ‘일상’ 타령인 마당에 온전히 하나의 ‘세계’로 드는 일은 반갑고 묘하다. 그렇게도 숲이라는 걸까. 지도에서는 신사동 그리고갤러리라는 곳을 찾으면 된다. 12월 10일까지. www.grigogall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