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클럽 ‘파우스트’

어둡다.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바는 (구조는 물론이고 보기에도) 돌출되어 있지 않고, 화장실은 남녀 공동으로 쓴다. 이태원의 클럽 파우스트는 필요한 것만 남겼다. 불편하고 불안한, 익숙하지 않은 곳에 들어섰을 때의 긴장이 있다. 클럽보다는 공간이란 말이 더 적절해 보이는 생김새로, 클럽의 미덕을 갖췄다. 기본이자 본질이라 말할 수도 있다. 좋은 디제이의 음악을 좋은 소리로 듣는 것. 올해 클럽 파우스트를 찾은 디제이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세븐 데이비스 주니어, 조니 내쉬, 알렉스 보먼, 군나르 하슬람, 토네이도 월러스, 맥스 맥페린, 무브 디…. 덕분에 올 한 해 서울은 테크노와 하우스의 동시대를 만끽할 수 있었다. 파우스트에 아침이 오면, 창문에 친 블라인드를 확 걷고 햇살을 만끽한다. 생존자들의 2라운드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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