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발렌타인데이 영화제

2월 14일을 평범한 화요일로 믿고 싶은 솔로들을 위해 집착과 광기, 권태 등 사랑의 부작용을 다룬 영화를 골랐다. 연애 그딴 거 해봤자 피곤하기만 하다.

집착과 광기의 콜라보레이션, <미스트리스>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려 본 적이 있나? 여기 그 놈의 운명 때문에 허우적대다 못해 서로의 영혼을 좀먹고 있는 연인이 있다. 1835년, 온갖 스캔들이 난무하는 프랑스 파리. 사교계의 카사노바 마리니는 귀족 가문의 참한 처녀와 행복한 신혼 생활을 시작했지만 10년 동안 사귀어온 정부 벨리니와의 관계를 끊지 못한다. 마리니와 벨리니를 똑똑히 보라. 사랑이 끝나고 집착만 남았을 때 서로에게 어떤 지옥을 선물할 수 있는지.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 상처를 입히고 증오를 퍼붓는데 끝내 놓아 주지도 않는다. Good 섹시한 바람둥이와 연상 정부의 육감적인 베드씬. Bad 보고 나면 진이 다 빠진다.

비이성적 사고의 결정체, <드라이브>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헐리우드판 <아저씨>. 주인공인 남자(라이언 고슬링)는 사랑 때문에 이성을 잃었다. 오직 운전하는 것만 낙으로 삼고 조용히 살아가던 한 남자가 아이린(캐리 멀리건)을 만나고 나서 얼마나 극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점점 위험한 사건 속으로 자진해서 들어가는데…. 영화라서 망정이지 만약 라이언 고슬링이 친한 친구였다면 냉수 먹고 속 차리라고 했을 거다. 사랑 때문에 목숨을 거는 게 말이 되냐고. 냉정하게 생각해, 이 친구야. Good 감각적인 영상과 라이언 고슬링의 눈빛 연기. Bad 잔혹한 장면이 자주 등장해 속이 좀 거북하다.

권태로 가는 과정, <우리도 사랑일까> 결혼 5년 차인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좀 딱하다. 마고는 ‘사랑은 다 그렇고 그런 거야’라는 걸 전세계에 알리고 싶었던 사라 폴리 감독의 희생양이 된다. 그녀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낯선 남자 대니얼(루크 커비)에게 느낀 뜨거운 감정만을 사랑이라 여기고, 다정하고 편안한 남편 루(세스 로건)에게 이별을 고한 것. 마고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대니얼을 유혹할 때마다 연애 세포가 살아나나 싶다가도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연애회의론자로 변하게 된다. 지금 초콜릿을 주고받은 연인들은 알고 있을까? 모든 사랑의 결말은 권태라는 걸. Good 서정적인 영상미와 아름다운 OST. Bad 실패한 사랑이 생각나 가슴이 뻐근하다.

관계의 복잡함, <로미오와 줄리엣 결혼하다> 비극적인 사랑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라이벌 축구 가문의 이야기로 바꾼 브루노 바레토 감독의 브라질 코미디. 축구가 인생의 절반인 남녀가 라이벌인 팀을 응원할 때 인생이 얼마나 고달파지는지 알려주는 영화다. 로메우는 줄리에타의 사랑을 얻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축구팀 수건 위에서 섹스를 해야 하는 고통까지 감수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까지 가는 길은 첩첩산중이다. 로메우는 과연 상대팀 응원석에 자리한 손주를 보고 기절초풍하는 할머니와 정체가 탄로난 예비사위를 문전박대하는 장인어른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이런 고난과 난관을 넘어야 한다면 당분간은 혼자가 편할 것 같다. Good 생각 없이 낄낄대기 좋은 영화. Bad 제목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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