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페이지의 1인용 비행기 vs. 엘론 머스크의 지하 교통망

미래의 교통수단은 위로 다닐까 아래로 다닐까?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하늘 위로,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는 지하로 출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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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모터스와 스페이스X의 CEO 엘론 머스크와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알파벳의 CEO래리 페이지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이 친구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수다를 떠는 자리는 정상회담 급이다. 여기서 실리콘밸리를 이끄는 굵직한 회사의 사업 방향이 바뀌기도 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둘이 인류의 가치 있는 변화에 관해서 토론하는 동안 나온 공상과학소설 같은 얘기들, 이를테면 우주선에 관광객을 싣고 달을 향해 출발한다거나, 애드벌룬을 띄워 오지에 인터넷을 보급한다는 뜬구름 같은 상상력은 스페이스X와 구글의 천재들 덕에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엘론 머스크와 래리 페이지가 관심 있게 다루는 주제는 ‘교통 체증을 없애는 혁신적인 방법’이다. 두 사람 모두 교통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싶어 하지만, 방법은 전혀 다르다. 래리 페이지는 상공에서, 엘론 머스크는 지하에서 위대한 실험을 시작했다.

 

1인용 전기 비행기에 개인 돈을 퍼붓고 있는 래리 페이지.
1인용 전기 비행기에 개인 돈을 퍼붓고 있는 래리 페이지.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 중.

래리 페이지의 꿈, 1인용 전기 비행기

발단: 래리 페이지는 30년 동안 나사에서 일했던 엔지니어 마크 무어가 2010년에 내놓은 ‘개인용 전기 비행기에 대한 보고서’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이 보고서엔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고 크기와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 전기 동력 항공기 개발 이론이 담겨 있었다.

진행 상황: 래리 페이지는 개인용 항공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지에어로(Zee.Aero), 키티호크(Kitty Hawk)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지에어로는 스페이스X, 미국 항공우주국, 보잉사 등에서 인재를 영입해 하늘을 나는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키티호크는 하부에 프로펠러가 4개 달린 거대한 드론 형태의 인공지능 비행기를 만들고 있다. 특히 키티호크는 구글X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세바스찬 런이 개발을 총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어쨌든 구글과 관계없이 래리 페이지가 개인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완성 시기: 극비리에 초기 모델을 시험 운전하고 있다고 한다. 비행에 참여했던 아마추어 비행사들의 말을 조합해본 미국 항공우주국 전문가들은 페이지의 1인용 전기 비행기가 5~10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점: 엘론 머스크는 “날아가는 것은 좋아하지만, 도시 위를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1인용 비행기는 이착륙 시 상당한 하방 압력이 필요한데 이는 지상에 엄청난 바람과 소음을 일으킨다는 것. 또 공중에서 사고라도 나면 시민들의 머리 위로 파편이 쏟아지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교통 체증이 짜증나 지하 교통망을 건설하기 시작한 엘론 머스크.
교통 체증이 짜증나 지하 교통망을 건설하기 시작한 엘론 머스크.
엘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공개한 터널 사진.
엘론 머스크가 트위터에 공개한 터널 사진.
드라마  중.
드라마 <웨스트월드: 인공 지능의 역습> 중.

엘론 머스크의 꿈, 거대한 지하 교통망

발단: 지난해 12월 토요일 아침, 영화 <라라랜드>의 주인공처럼 LA의 꽉 막힌 도로에 꼼짝없이 갇혀있던 엘론 머스크는 트위터에다 화를 냈다. “교통체증이 날 미치게 만들어! 터널 뚫는 기계를 만들어서 땅을 파고 말겠어.” 그리고 3달 후, 그는 자신의 회사 주차장에 터널을 뚫기 시작했다는 인증샷을 올렸다.

진행 상황: 엘론 머스크는 ‘구멍 뚫는 회사(Boring Company)’라는 이름의 기업을 설립하고 LA의 스페이스X 본사 주차장에 약 15m 넓이의 구멍을 뚫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엘론 머스크는 미지의 세계인 지하를 개발해 여러 층으로 연결되는 지하 교통망을 만들 계획이다. 그의 다른 회사에서 개발 중인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Hyperloop)가 다니고, 대형 주차장, 자동차 도로가 이어지는 거대한 지하 도시다. LA 지하 교통망이 성공적으로 완공될 경우, 다른 도시로, 해외로 지하 교통망이 뻗어 나갈 수 있다.

완성 시기: 지하에 터널을 뚫는 기술은 꽤 오래됐지만 속도가 느리다. 우선 지금보다 10배 빠른 땅 파는 기계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항공 우주 산업과 비슷하게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고 정부의 협조가 필수다. 한마디로 기약이 없단 뜻이다.

문제점: 엘론 머스크가 지하 도시에 대한 야망을 비췄을 때 미국인들은 보스턴 시의 빅 디그(Big Dig)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1991년부터 2007년까지 17년에 걸쳐 고가도로를 지하 터널로 대체하는 대규모 공사였는데 예상 시기보다 8년이 연장되고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초과했다. 과연 이번엔 해수 누출, 거대한 싱크 홀 등의 문제를 피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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