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뉴 디스커버리’는 정말 다 바꿨을까?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가 다섯 번째 세대교체를 했다. 남겨놓은 게 더 많을까? 아니면 바꾼 게 더 많을까? 그 궁금증은 3월 31일부터 열리는 서울 모터쇼에서 풀릴 예정이다.

캠핑과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SUV를 타고 있다. 고비사막을 횡단할 일은 없지만 예상치 못한 폭설과 낚시터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쯤은 대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끝없이 늘어만 가는 야영 장비를 수납할 공간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인테리어와 편의 시설은? 여기서 SUV에 대한 취향이 나뉜다. 직관적인 디자인에 실용성을 강조한 미국형 SUV거나 필요 없어 보이는 편의시설까지 곳곳에 배치한 유럽형 SUV. 여자친구를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 중인 남자를 예로 들어보자. 장을 보기 전 목록을 작성하고 꼭 필요한 재료만 구입하는 무심한 유형이 미국 차라면, 온갖 향신료부터 시작해 찻잔 아래 깔아둘 근사한 토스터까지 사야 마음이 놓이는 유형은 유럽 차다. 그래서 유럽 차는 때때로 가격이 치솟기도 하지만, 쉽게 꺾이지 않는 고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으로 본다면 영국의 대표 SUV 브랜드 랜드로버를 꿈꾸는 남자는 어떤 유형일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험심과 세밀한 감수성으로 점철된 남자. 때때로 서핑을 하러 집을 나서며, 눅눅한 공기에서 나는 냄새는 참지 못해 인도 향을 켜고 마음에 위안을 주는 커피와 음악도 함께여야 하는 사람이다. 디스커버리는 그런 남자를 닮았다. 올해, 다섯 번째 세대교체에 성공한 디스커버리는 약 30년 전 랜드로버가 디펜더의 강인함과 레인지로버의 편의성을 집약해 개발한 모델이다. 디스커버리는 정통 오프로더와 도심형 사이에서 흔들리는 SUV 시장에서 균형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그리고 ‘올 뉴 디스커버리’는 4세대를 출시한지 8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이는 디스커버리 1세대가 10년 만에 2세대로 넘어간 이후 최장 주기다. 디스커버리 4가 그만큼 완성된 모델이었음을 반증하는 동시에 눈에 띄는 개혁을 단행했을 거라는 기대감도 높아지는 이유다. 실제로 1세대에서 2세대로 변경될 당시 디스커버리는 무려 7백20가지의 부품을 교체했다고 한다. 이번에는 어떤 것들이 달라졌을까?

랜드로버와 재규어가 합병된 이후 디스커버리는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SUV을 지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 뉴 디스커버리는 이 시리즈 역사상 가장 완성된 다목적 SUV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차를 조립하는 방식부터 달라졌다. 전통적인 생산 방식인 프레임 보디에서 연비 효율이 더 뛰어나고 공간 확보에 유리한 모노코크 보디로 차체를 변경했다. 이로 인해 차체는 더 길고, 넓어지면서도 4백80킬로그램을 감량했고 연비도 소폭 상승했다. 그 동안 디스커버리의 정체성과 같던 뒷부분의 각이 둥글게 바뀐 것은 디자인 변화 중 가장 눈에 띈다. 앞으로 디스커버리의 행보를 예측해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디스커버리 마니아들에게는 정통성을 저버린 디자인라는 혹평을 들을 수도 있다.

편의 시설 면에서 최대 이슈는 단연 리모트 인텔리전트라는 첨단 시스템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스마트폰과 연동해 2열과 3열 시트를 원격으로 접었다 펼 수 있다. 마트에서 계산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 동안 구입한 물품의 양과 크기를 고려해 시트를 재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두 손에 짐을 가득 든 운전자가 차량 뒤쪽에서 발을 흔들어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는 제스처 테일 게이트 옵션도 추가됐다. 사실, 기존의 디스커버리는 트렁크 문이 크고 무거워 그냥 열기도 벅찼다. 첨단 시스템에 맞춰 적재 공간의 크기도 넓어졌다. 3명이 탔을 때 최대 2천4백6리터, 5명이 탔을 때도 1천1백37리터의 공간을 확보한다. 2천4백리터면 록밴드의 기타, 건반, 드럼, 각종 음향기기는 물론 생필품까지 넣어둘 수 있을 정도다. 참고로 디스커버리 4는 3명이 탔을 때 적재 공간이 약 2천리터에 불과하다.

디스커버리의 험로 주행 성능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만큼 검증돼 왔다. 그러나 우리는 디스커버리 7세대나 8세대쯤에서 수륙양용 자동차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올 뉴 디스커버리는 이미 90센티미터 깊이의 하천을 건널 수 있다. 허리춤까지 넘치는 홍수 지역에서 이탈도 문제 없는 것이다. 일반 도로에서는 차선을 유지하고 다른 차량과 충돌을 방지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차체의 뼈대부터 디자인 그리고 주행성능까지, 이 정도면 얼마나 바뀌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 이 영국 남자는 30년 전과 비교해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필요한 것뿐만 아니라 필요할 수도 있는 것, 편한 것, 예쁜 것, 멋진 것까지 모조리 밀어 넣은 다음, 그제서야 계산서를 내미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LANDROVER All New Discovery
크기-L4970 × W2000 × H1858mm
 엔진-2993cc V6 터보 디젤 엔진
변속기-8단 자동 변속기
 구동방식-네바퀴굴림
최대출력-258마력
 최대토크-61.2km.m
 가격-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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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디지털 에디터] 자연에서의 활동을 즐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