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트렉 발명품

인기 시리즈 <스타 트렉>이 <스타 트렉: 디스커버리>로 15년 만에 부활했다. 1966년부터 시작된 <스타 트렉>이 이룬 가장 큰 성과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과학자들에게 무수한 영감을 줬다는 점이다. 50년 전에 이미 예견됐던 미래의 신문물 11가지를 소개한다.

태블릿 컴퓨터 1980년대 <스타 트렉>의 세계엔 태블릿 컴퓨터가 등장한다. 기능은 지금 우리가 쓰는 것과 비슷하다. 다음 목적지인 행성까지 항로를 점검하거나,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터치스크린도 내장돼 있다. <스타 트렉>에서 특수 분장과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더그 드렉슬러는 오늘날 애플의 아이패드를 보면서 “1980년대 디자인된 가상의 태블릿 PC와 매우 흡사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모서리의 둥근 각이나 가로세로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

 

영상 통화 USS 엔터프라이즈호가 다른 스타플리트 우주선이나 연방 전초 지기와 연락을 주고 받을 때 자주 등장했던 영상 통화 장면은 2017년 지구인에겐 익숙한 장면이다. 인류에게 스마트폰과 초고속 통신망이 주어지자 SF영화 속 영상 통화 기술부터 만들어내지 않았던가. <스타 트렉>이나 <스타워즈>에 자주 등장하는 3D 영상 통화처럼, 상대방을 3D 홀로그램으로 불러내 실제로 마주 보고 얘기하는 것도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 같다.

 

핸즈 프리 스팍의 연인이자 언어 번역에 뛰어난 USS 엔터프라이즈의 통신장교 우후라. 그녀가 통신 스테이션에 앉아 일할 땐 언제나 왼쪽 귀에 거대한 은색 무선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거대하고 반짝이는 은색 이어폰은 훗날 블루투스를 지나 에어팟으로 발전한다. 애플의 시리와 비슷하게, 우주선 내 컴퓨터 음성인식 시스템과 연동되는 점도 닮았다.

 

스마트 글래스 1987년부터 1994년까지 방영한 <스타트렉 :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에 등장하는 군의관 비벌리 크러셔 박사는 일찍이 수술실에서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해왔다. 눈에 걸치는 소형 컴퓨터는 환자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수술실의 필수품이다. 그로부터 20년 후 2014년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발표했다. 구글 글래스는 올 7월,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이란 새로운 이름을 달고 돌아왔다.

 

3D 프린터 <스타트렉 :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함장 장 뤽 피카드은 거대한 기계 앞에서 이렇게 외친다. “얼그레이 차, 뜨겁게!” 그러면 기계는 명령어를 재빨리 알아듣고 차를 대령한다. 이것이 아마 3D 프린터의 시초일 것이다. 현실에선 의류와 가구 등 공산품을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언젠가 <스타 트렉>의 기계처럼 접시, 포크는 물론 햄버거와 맥주까지 척척 만들어 주는 3D 프린터가 생기길 기대해본다.

 

피부 재생기 <스타 트렉>에선 피부가 찢어져도 바늘과 실로 꿰매지 않는다. 상처와 화상을 즉시 치료하면서도 흉터를 남기지 않는 피부 재생기가 존재하기 때문. 2017년 지구인들은 여전히 수술실에서 실과 바늘을 이용하고 있지만, 레이저를 이용해 흉터를 없애는 피부과 시술이 있으니 절반은 따라잡은 셈이다.

 

실시간 외계어 통역기 USS 엔터프라이즈호 대원들은 매번 새로운 행성의 외계인과 만날 때 실시간 외계어 통역기를 사용했다. 이런 가상의 기계가 없었다면 영화 <컨택트>의 언어학 전문가 루이스 박사와 오징어 외계인처럼 서로의 의도를 알아내려고 내내 고군분투했을 것이다. 아직 지구상에 외계어 통역기는 없지만 최근 구글이 만든 실시간 외국어 통역기 ‘픽셀 버드’가 있다.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으로 외국인과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다는 마법의 통역기다. 언젠가 자가용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날이 오면 외계어 통역기도 발명될 거라 믿는다.

 

인공 안구 <스타트렉 :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기관장 조르디 라 포지는 선천적으로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 비저(Visor)라는 길고 둥근 특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본다. 이 안경은 뇌와 연결되어 조르디가 적외선, 자외선 등 전자기 파장으로 세상을 인식하기 때문에 때로는 보통 사람이 인지하지 못 하는 영역까지 볼 수 있다. 어느새 우리가 사는 세계에도 조르디의 후손들이 등장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시각장애인에게 인조 다이아몬드 눈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단 소식. 전극으로 눈 뒤 쪽 망막을 자극해 메시지를 뇌로 보내고 빛을 인지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안드로이드 백지장처럼 하얀 얼굴을 가진 <스타트렉 : 더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과학 장교 데이터는 인공 지능을 가진 로봇이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USS 엔터프라이즈호에서 인간성을 갖기 위해 가장 노력하는 캐릭터다.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전 세계 최첨단 연구소에서 인공지능 연구에 매달리는 지금, 우리도 데이터와 같은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실체는 없지만, 인간보다 뛰어난 바둑 실력을 지닌 알파고가 대표적이다. 데이터 같은 인공 지능 로봇이 탄생할 날도 머지 않았다.

 

휴대용 의료 측정기 <스타 트렉>에 등장한 아이템 중 의료계에서 가장 탐내는 건 트라이코더(Tricorder)라 불리는 휴대용 의료 측정기다. 환자를 스캔하면 혈압, 심정도, 체온, 호흡수, 산소 포화도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으니, 병원에 가서 복잡한 검사를 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응급환자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아직 서울의 종합병원에서 사용하진 않지만, 나사(NASA)에서 개발한 비슷한 기기가 있다. 우주 비행사를 위한, 로캐드(Locad)란 이름의 건강체크장치다. 여기엔 우주 비행사의 생체 신호를 확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외계 미생물 및 생명체를 발견하는 기능까지 포함돼 있다.

 

홀로덱 <스타 트렉>의 항공모함 내 홀로덱(Holodeck)은 홀로그램으로 창조한 가상현실의 방이다. 함선 내에서만 생활하는 대원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바캉스 섬으로 변하기도 하고, 자주 가던 동네 레스토랑을 재현하기도 하며, 때로는 르네상스 같은 과거로 돌아가기도 한다. 모두 현실처럼 보이는 3D 영상 홀로그램을 이용해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스타 트렉>에 나오는 홀로덱에 영감을 받아 특허를 출원하고 넓은 차원의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에 앞서 이미 송도와 광주 등에선 VR 헤드셋을 쓰고 다양한 가상 세계를 체험하는 홀로그램 극장이 인기몰이 중. 미래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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