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의 뉴욕 메종

보테가 베네타의 새로운 뉴욕 메종, 그리고 2018 F/W 컬렉션.

Collection_BottegaVeneta

그동안 보테가 베네타 컬렉션은 늘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밀란 시내에서 꽤 떨어진, 담배 가게 하나 찾기 힘든 동네. 토마스 마이어 15주년 기념 컬렉션 때 브레라 대학으로 잠깐 외출을 다녀온 것 말곤 항상 같은 곳이었다. 그러던 보테가 베네타가 뉴욕 매디슨 애비뉴에 새 메종을 연 기념과 2018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겸해 뉴욕으로 손님을 초대했다. 뉴욕 메종은 차례로는 밀란, 베벌리 힐스에 이은 세 번째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보테가 베네타 매장이다. 총 다섯 층 1,400제곱미터 면적의 큰 건물은 뉴욕 메종은 19세기에 지은 세 채의 타운하우스를 결합해서 완성했다. 각각의 천고가 모두 달라 완성하는 데 5년이나 걸렸지만(예상보다 1년이 더 걸렸다) 그만큼 공들인 이유가 있었다. 이탤리언 브랜드인 보테가 베네타의 초창기 첫 외국 매장이 뉴욕 매디슨 애비뉴에 있었기 때문이다. 건축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토마스 마이어가 계단 손잡이 소재까지 직접 구상했다는 얘기를 들어서인지, 메종은 온통 그의 취향으로 가득했다. 고층 건물에서 볼 수 있는 브러싱 처리한 황동 소재 천장, 수작업으로 마무리한 메탈 디스플레이 큐브, 층마다 다르게 구성한 컬러 팔레트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토마스 마이어가 가장 신경을 쓴 자연광으로 밝힌 오픈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그의 생각이 집결된 공간이 나타났다. 5층에 위치한 The Apartment. 이곳은 보테가 베네타의 가구와 홈 제품, 1960년대 이탈리아 화가들의 작품, 토마스 마이어의 도서 셀렉션이 한데 모여 있는, 그가 가장 좋아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아지트다. 다음 날, 2018 F/W 보테가 베네타 컬렉션이 열렸다. 전날, 이번 컬렉션은 뉴욕의 건축물과 용감하고 대담한 뉴요커들에게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 토마스 마이어의 얘기대로 무대 중앙에는 뉴욕의 어떤 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공간이 있었다. 삭막한 브루탈리스트 양식을 배경으로 어제 The Apartment에서 본 가구들과 이탤리언 제품들이 마치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던 듯 고아하게 놓여 있었다. 정교하면서 기발한 애니멀 프린트, 할리퀸 체크 테일러링, 화려한 패턴의 양말, 코듀로이처럼 보이는 스웨이드 로퍼 차림의 모델들이 ‘집’ 주변을 큰 보폭으로 걸어 나왔고, 차례가 끝나면 무대 뒤로 사라지는 대신 전시된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건축물을 생각하며 만든 3차원 큐브 디테일, 유쾌하고 화려한 인타르시아 패턴, 타임스퀘어를 담은 도큐먼트 케이스, 토마스 마이어가 좋아한다는 캐리온 백과 실외용 슬리퍼가 연이어 등장했다. 쇼가 끝난 후에도 손님들은 재빨리 돌아가는 대신, 샴페인을 마시고 음악을 따라 부르며, 유명인들과 사진을 찍었다. 뉴욕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생긴 걸 축하하면서 축백의 잔은 찬찬 부딪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