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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컴백하는 EXID 솔지의 지금

2019.06.03GQ

솔지는 혼자 있어도,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가만히 웃기만 해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화이트 셔츠, 폴로 랄프 로렌. 스팽글 팬츠, 김서룡 옴므. 네크리스, 링, 모두 아뜰리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장식 힐, 마놀로 블라닉. 벨트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메탈릭 슬리브리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블랙 원피스, 니삭스, 샌들, 모두 미우미우. 뱅글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블랙 원피스, 니삭스, 샌들, 모두 미우미우. 뱅글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블랙 슬립 드레스, 준지.

와이드 카고 팬츠, 소니아 리키엘. 이어링, 아뜰리에 스와로브스키. 실버 펌프스, 지미추. 메탈릭 슬리브리스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곧 EXID가 컴백해요. 준비는 잘되고 있나요? 뮤직비디오 촬영이 오늘 새벽에 끝났어요. 컴백할 때마다 뮤직비디오와 음악방송이 가장 어려워요. 체력적인 부담이 크거든요. 이제 한 고비를 넘겼어요. 컴백 무대까지 잘 버텨야죠.

음악방송은 특히 뭐가 어려워요? 3~4분 안에 다 보여줘야 해요. 하나라도 놓치면 너무 아쉬워요. 사실 연습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그에 비해 주어지는 시간은 너무 짧아요. 그걸 아니까 이제는 ‘이 정도면 됐어. 다음 무대에서 다른 걸 해봐야지’ 하고 넘어가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번 앨범에 대한 느낌은 어때요? 제가 촉이 좋아요. ‘위아래’는 처음부터 잘되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기를 끈 다른 노래들도 그랬어요. 이번 타이틀곡은 처음 들었을 때 ‘어라?’ 했어요. 우리가 하지 않았던 하우스 장르예요. 근데 듣다 보니 촉이 오더라고요. 이렇게 말했는데 아니면 어떡하죠? 하하.

가장 EXID다운 음악은 어떤 걸까요?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강한 색깔. 다들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요.

대표곡은 역시 ‘위아래’인가요? 개인적으로는 ‘핫핑크’를 꼽아요. 자주 들을 정도로 신나는 노래예요. 하지만 대중들은 EXID 하면 여전히 ‘위아래’를 떠올릴 거예요. 역주행의 임팩트가 강렬했어요. 활동하면서 ‘위아래’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어요. 오히려 누구나 아는 대표곡이 있다는 게 감사해요.

솔지는 EXID의 색깔과 어울리는 사람인가요? 너무 잘 맞아요. 성격이 여리여리하진 않거든요. 하하하.

웃음소리에서 호탕함이 느껴져요. 제가 ‘으학으학’하고 웃어요. 친구들은 웃음소리만 들어도 저인 줄 알겠다고 놀려요. 얌전하게 웃으려 해도 잘 안 돼요. 근데 저는 이 웃음소리가 좋아요.

컴백을 준비하면서 예전과 지금 달라졌다고 느낀 건 없나요? 음… 녹음을 하면서 많이 울었어요. 내일 발표되는데 멤버 5명이 함께하는 마지막 활동이 될 거예요. 하니와 정화가 새로운 길에 나서요. 이게 해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다시 함께할 거라 믿어요. 하지만 한동안 이 익숙한 그림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녹음을 못 할 정도로 울었어요. 무대에 오르면 더 슬플 것 같아 걱정이에요.

그룹의 리더라 더 그럴 거예요. 맞아요. 그리고 건강 문제로 2년의 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에 완전체에 대한 애정이 커요.

그러니까요. 요즘 멤버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눠요? 아무래도 예전 이야기를 많이 해요. 우리가 뭘 했고, 어땠는지. 또 다들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건강 관리에 대한 얘기도 부쩍 하게 돼요.

EXID에게 가장 큰 사건은 역시? ‘위아래’의 역주행이죠. 음악방송 1위도 잊지 못해요.

개인적으로 행복한 기억은 뭔가요?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니가 집으로 찾아왔어요. 엄마, 오빠와 같이 밥을 먹는데 되게 행복했어요. 생일을 앞두고 큰 힘이 됐어요.

기억에 남는 무대도 있겠죠? 공백기 때 서울에서 EXID 콘서트가 있었어요. 멤버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아무도 모르게 무대에 깜짝 등장했어요. 근데 노래를 하던 동생들이 울기 시작하고, 저도 울고, 팬들도 울고. 그렇게 울음바다가 될 줄 몰랐어요.

마지막 활동 기간에 이 인터뷰가 공개될 거예요. 멤버들한테 특별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고맙고, 미안해요. 특히 제때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커요. 요즘 멤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느껴져요. 각자 어디서 뭘 하든 용기를 갖고 잘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어휴, 요즘 자꾸 울컥하게 되네요.

지금 상황은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몰라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다른 길을 선택한 동생들을 축하해주고 응원하려고 해요.

EXID로 활동하면서 스스로 어떻게 변했다고 느껴요? 전보다 더욱 단단해지고, 마음이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그래요? 데뷔했을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기억나나요? EXID 전, 2006년에 발라드 그룹 2NB로 데뷔했어요. 당시 열여덟 살이었는데 꽤 지쳐 있었어요. 무명 생활이 길었고 상처받는 일도 많았거든요. 성격상 내색하지 않았지만 혼자 감내하느라 힘든 나날을 보냈어요.

그때로 돌아가 지금의 삶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 건가요? 가수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어쨌든 노래를 했을 거예요. 다만 다른 상황에서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실용음악학과에 가기 위해 보컬 학원에 다녔는데 학원 원장님이 음반기획사를 차리면서 저를 영입했어요. 그리고 금방 앨범을 냈어요.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데뷔를 했죠. 그 점이 가장 아쉬워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던 중 EXID에 합류하면서 아이돌이 됐어요. 그 과정에서 고민은 없었나요? 아이돌이 된다는 걸 스스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어요.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끼를 발산해야 하는 부분이 저와 맞지 않는다고 여겼어요. 도전을 하느냐 이 일을 그만두느냐, 내적 갈등을 겪었어요.

어떻게 자신을 설득했어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스물네 살 때 EXID에 합류했는데 그때도 아이돌치고 나이가 많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나중에 하고 싶어도 못 할 수 있으니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어요.

어땠나요? 현명한 선택이었나요? 하길 잘했어요. 후회하지 않아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저와 같은 선택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아이돌 활동과 동시에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 등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 보컬리스트로 솔지라는 이름을 알리기도 했어요. 꽤 괜찮은 결과인데 ‘운이 좋았어요’ 말고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음… 너무 감사해요. <복면가왕>에서 제 노래를 대중들에게 처음 들려줬어요. 그뿐 아니라 노래를 하면서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게 됐어요. 칭찬을 받고 반응을 보면서 ‘그동안 헛살지 않았구나’, ‘더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솔지에게 노래가 없으면 정말 큰일날 것 같아요. 언제 가장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무대에서 누군가 노래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요. 남의 콘서트에 가면 가만히 있질 못 해요.

음악방송에서 다른 아이돌 그룹의 무대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예쁘다, 힘들겠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잘 아니까.

솔지의 노래에 쓴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나요? 친오빠가 같이 노래방에 가면 ‘좋다’, ‘별로인데’, ‘요즘 노래 연습 안 해?’라고 코멘트를 해줘요. 흘려듣지만 가끔 그 말들이 생각나 노래 연습을 하기도 해요. 오빠는 고음이 있는 슬픈 발라드를 좋아해요. 매우 대중적인 취향이라 조언을 무시할 수 없죠. 하하.

이름도 알렸고 실력도 인정받았어요. 다음 단계는 뭘까요? 제 노래, 제 이야기로 인정받고 싶어요.

예를 들면? 저도 그게 뭘지 궁금해요. 솔로 활동을 할 텐데 어떤 노래를 해야 사람들이 공감하고 같이 들어줄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아요. 제가 원하는 것과 잘하는 것, 대중들이 저한테 기대하는 것이 잘 맞아야 행복하게 노래를 할 것 같아요.

본인이 가장 원하는 건 뭐예요? 가사든 감성이든 제 노래를 듣는 사람들에게 응원과 힘을 주고 싶어요.

비슷한 경험이 있겠죠? 러브홀릭스의 ‘버터플라이’. 인생의 BMG이라 할 수 있어요. 힘들었던 시절, 버스를 타고 연습실에 가는 길에 이 노래를 들으면서 큰 위로를 받았어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었고, 잘돼서 사람들에게 이런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이번 활동은 의미가 각별해요. 활동을 잘 마친 뒤 스스로에게 뭘 선물하고 싶나요? 여행요. 저한테 쉴 틈을 주고 싶어요. 공기 좋은 곳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까 멤버들한테 메시지를 전했잖아요. 솔지한테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고생 많았어, 그리고 잘될 거야. 평소 거울을 보고 이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파이팅을 하곤 해요. 제 삶의 모토가 ‘말하는 대로’예요. 좋은 이야기를 계속해야 살면서 좋은 일들이 생겨요. 정말이에요..

아, 이름에 어울리는 말이네요. 솔지가 ‘솔로몬의 지혜’라는 뜻이라면서요. 맞아요. 근데 방금 한 말은 ‘솔지의 지혜’예요.

    에디터
    김영재
    포토그래퍼
    곽기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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