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의 꿈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 2' | 지큐 코리아 (GQ Korea)

애주가의 꿈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 2’

2019-06-26T15:15:22+00:00 |drink|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 2는 두 번의 절정을 통해 완성된 샴페인이다. 그 맛은 하와이의 모든 별을 다 마신 듯 황홀하고, 화산 폭발처럼 강렬하다.

허공에 꽂히는 경쾌한 펑 소리, 황홀하게 흘러내리는 하얀 거품, 입 속에서 터지는 불꽃놀이. 샴페인은 축제와 향락과 찬란을 상징한다. 화려한 사람과 반짝이는 자리에 샴페인이 빠질 수 없다. 이 아름다운 술의 시작은 돔 페리뇽이었다. 가장 스타일리시하고 우아한 술이라 불리지만, 돔 페리뇽의 진짜 가치는 그게 다가 아니다. 와인에 기포를 더해 지금의 샴페인을 만든 것, 이를 통해 샴페인이라는 작은 지역의 와인 품질에 대한 궤도를 바꾼 것, 캐스크에 담긴 와인을 유리병으로 옮긴 것, 코르크로 막고 철실로 봉인하는 섬세한 작업을 한 것. 샴페인의 모든 처음은 돔 페리뇽이었다. “Vintage Champagne Only”. 돔 페리뇽의 타이틀처럼, 모든 샴페인이 빈티지인 유일한 브랜드라는 점도 놓쳐선 안 된다. 돔 페리뇽의 최소 빈티지는 8년이다. 작황이 좋은 연도의 포도만 수확하고 착즙과 배합 과정을 거쳐 보틀에 담아 셀러에 보관한다. 와인과 효모가 만나 활발한 변신을 거듭하다 1차 절정에 이르면 돔 페리뇽 빈티지가 완성된다. 2차 절정을 위한 단계는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유난히 작황이 더 좋았던 빈티지 중 일부를 비축해놓고, 그 가능성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충분히 기다리며 추가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그 기간만도 다시 약 8년. 이렇게 완성된 돔 페리뇽에 비로소 2차 절정 ‘Plénitude 2’라는 이름이 붙는다. 다시 말해 플레니튜드 2는 약 15년 동안 두 번의 숙성과 두 번의 절정을 통해 완성된 돔 페리뇽인 것이다. 이미 플레니튜드 2 1998와 2000이 출시됐고 곧 2002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쯤에서 돔 페리뇽 빈티지 2002와 플레니튜드 2 2002는 정확히 뭐가 다른지 궁금해진다. 셰프 드 꺄브인 벵상 샤프롱은 한마디로 ‘에너지’라고 말한다. 잠깐 2002년으로 돌아가 보자. 그해 겨울은 따뜻하고 봄은 건조했으며 8월에는 비가 자주 내리다 9월에는 따뜻하고 맑았다. 덕분에 2002년 포도는 질감이 도드라졌고 당도는 최근 20년 내 최고 수준이었다. 보통 열흘이면 끝나는 포도 수확은 한 달 동안 진행됐고, 이는 돔 페리뇽의 가장 긴 수확 중 하나였다. 마침내 빈티지가 출시됐을 땐 성숙도가 월등히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샤도네이 포도의 농밀함이 와인에 전체적인 영향을 끼쳐 벨벳처럼 부드러운 촉감에 브리오슈와 토스트 향이 은은히 번졌다. 실제 에디터가 경험한 2002 빈티지는 다른 빈티지에 비해 농도가 진했고, 샤도네이의 끈적하고 묵직한 부드러움이 강했다. 돔 페리뇽은 밀도가 높고 풍부한 맛을 내는 2002 빈티지를 열렬히 환영했고, 2010년경 일부 출시를 결정한다. 동시에 그 잠재력을 더 끌어내기 위해 추가 숙성 와인을 비축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와인의 에너지는 점점 증폭되어 맛을 끌어올렸다. 이렇게 완성된 플레니튜드 2 2002는 더 발전되고, 더 넓고, 더 강렬한 와인이 된 것이다. 향은 훨씬 풍부했고, 맛에는 풍요로운 생기가 돌았다.

초여름, 플레니튜드 2 2002를 다양한 시간과 환경과 음식과 조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벵상은 돔 페리뇽의 친구들을 하와이 빅 아일랜드로 초대했다. 팜트리가 빼곡한 달이 있다면 여기쯤이었을 거다. 비현실적으로 맑은 하늘과 공기,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이 만들어낸 화산, 그 화산으로 인해 형성된 자연. 빅 아일랜드의 하늘과 땅과 지하에서, 산과 바다와 용암 위에서 돔 페리뇽을 경험하는 자리를 가졌다. 시작은 해안가에서의 솔로 테이스팅. 모래 사장 위에는 새로 바뀐 테이스팅 글라스가 작은 횟불처럼 꽂혀 있었다. 오로지 향과 맛과 입 안의 촉감 세포만을 최대로 끌어올려 첫 플레니튜드 2 2002를 마셨다. 달과 별과 파도 소리와 함께 마시는 플레니튜드 2 2002는 다양한 풍미가 느껴졌다. 앙칼지게, 그러나 도드라지지 않게 톡 쏘는 고수 잎의 향은 이미 마시기도 전부터 매력적이었다. 입 안에서 풍성하게 퍼지는 기포는 눈앞의 파도처럼 부서졌다 차오르기를 반복했다. 음식과의 페어링을 궁금해하며 자리를 옮긴 곳에는 하와이의 전통 방식으로 만든 통돼지 요리가 준비됐다. 이렇게 풍부한 맛을 가진 플레니튜드 2 2002와 함께 먹기엔 지나치게 무거운 요리는 아닐까?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하지만 둘의 조합은 의외로 아주 좋았다. “복잡성이 두드러지고 하모니가 좋은 와인일수록 오히려 음식과 페어링하기가 쉬워요. 너무 극단적인 선택만 하지 않으면요. 플레니튜드 2 2002는 한식이든 일식이든 하와이안식이든, 어떤 음식하고도 잘 맞을 거예요.” 벵상의 자신감은 당연한 것이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돔 페리뇽 셰프 마르코는 하와이 식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페어링을 준비했다고 한다. 하와이 전통 음식의 방식은 고수하고, 달고 짠 맛을 조절하며 플레니튜드 2 2002와 음식의 균형을 얄미울 정도로 잘 맞춘 것이다.

다음 날 만난 벵상은 플레니튜드 2 2002를 찬란한 금빛의 절정기라고 표현했다. “연금술사가 금속을 금으로 승화시키듯, 샴페인은 와인에 버블이 더해져 천상의 와인으로 변화합니다.” 시간을 들여 무거움을 덜어내고 광채를 더한, 확장된 샴페인. 플레니튜드 2 2002에는 우주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