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조커는? | 지큐 코리아 (GQ Korea)

역대 최고의 조커는?

2019-10-07T10:25:02+00:00 |movie|

어떤 배우도 조커 역을 맡았다면 과거의 위대한 조커와 비교되는 걸 피할 수 없다. 영화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가 넘어야 할, 혹은 이미 넘은 산은 누구인가?

1966년 <배트맨>의 세자르 로메로
세자르 로메로는 헐리우드에서 처음 조커 역을 맡은 배우다. 만화책에만 존재하던 조커를 처음 실사화했기 때문에 이 후에 나오는 모든 조커 캐릭터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1966~1968년 TV 시리즈로 방영된 <배트맨> 시리즈와 1966년 영화 <배트맨>에서 조커 역을 맡았다. 주로 로맨틱한 신사 역을 맡았던 배우의 파격 변신이었다. 당시 <배트맨>은 <다크 나이트>처럼 어두운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조커 역시 익살스럽고 나쁜 짓을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악당을 연기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조커의 이미지, 눈알을 굴리면서 기이함과 우스꽝스러움을 오가는 표정을 짓고, 높고 히스테릭한 목소리는 모두 세자르 로메로의 유품이다.

 

1989년 <배트맨>의 잭 니콜슨
잭 니콜슨이 연기한 조커가 ‘역사상 가장 완벽한 악당’이라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악당은 주인공을 빛나게 하는 역이지만 팀 버튼이 연출한 <배트맨>에서는 조커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잭은 세자르 로메로가 연기한 짖궂은 악당에 1940년대 누아르 영화의 분위기를 결합시켜 팀 버튼 감독 특유의 으스스한 미쟝센, 발랄한 배경음악을 배경으로 색다른 악당을 창조했다. 살인을 예고하는 순간에도 익살스러운 농담을 잊지 않고, 여유로우면서도 섬뜩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는 양면적인 모습은 잭 니콜슨의 연기로 완성됐다. 지금의 슈퍼히어로 영화의 황금기를 만드는 초석을 깔았다.

 

애니메이션 <배트맨>의 마크 해밀
<스타워즈>의 스카이 워커로 유명한 배우 마크 해밀도 조커를 연기했다. 1992~1994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배트맨: 애니메이티드 시리즈>에서 조커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이후, 게임 <배트맨 아캄 3부작>, 애니메이션 <저스티스 리그 액션> 등에서 조커를 전담해 왔다. 배트맨 시리즈 마니아라면 만화책을 보면서 저절로 마크 해밀의 목소리를 떠올릴 정도인데 그 중에서도 숨 넘어갈 듯 예리한 웃음 소리는 마크 해밀이 연기한 조커의 트레이드마크다. 유튜브에는 마크 해밀의 웃음 소리만 모아 놓은 영상도 있다. 목소리 연기 만으로 관객을 긴장과 공포 속으로 밀어 넣은 마크 해밀의 조커에게 포스가 함께 하길!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
히스 레저는 조커를 현대로 끌고 온 배우다. 그는 잭 니콜슨의 조커에서 과장되고 희극적인 면을 제거한 전에 없던 조커를 그려냈다. 인간적인 감정을 배제한 채 냉철하고 정확한 계산을 가진 행동으로 고담을 카오스에 빠뜨리는 순수한 악행은 911 테러를 겪은 이후라 관객에게 더욱 섬뜩하게 다가왔다. 걸음걸이, 손 동작, 낼름거리는 혀, 광기어린 표정, 목을 긁는 듯한 말투 등 모든 면에서 조커에 완전히 몰입한 히스 레저의 연기는 예술의 경지로 불렸다. 호주 출신의 히스 레저가 가지고 있던 과묵하고 수줍은 이미지와 상반된 캐릭터라 반응은 더욱 극적이었다. 그는 조커 역을 맡은 뒤 한 달동안 칩거하며, 가수 겸 배우의 톰 웨이츠의 목소리, 영화 <시계 태엽 오렌지>, 오래된 만화책에서 조커의 모습을 찾아냈다. 또한 기념비적인 캐릭터를 남기고 세상을 떠나 관객의 마음 속에 영원한 조커로 남았다.

 

<고담>의 카메론 모나한
93년생 카메론 모나한은 제 2의 히스 레저로 불린다. 배트맨과 악당의 과거사를 다룬 미국 드라마 <고담>에 제롬 역을 맡았다. 찢어진 입, 광기 어린 눈빛과 웃음 소리 등 모든 면에서 조커를 떠올리지만, 판권 문제로 조커라는 이름 대신 제롬으로 불린다. 조커하면 떠오르는 초록색 머리는 법적으로 쓸 수 없어도 제작진이나 관객들은 암묵적으로 카메론 마나한을 조커로 취급하고 있다. 역사상 가장 어린 조커는 제롬은 유년기부터 남다른 카리스마와 광기를 뽐내는데, 카메론 모나한의 연기가 극에 개연성을 불어 넣는다. 섬뜩한 눈빛과 이웃 사람들이 약물치료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연습한 웃음 소리는 조커는 히스 레저와 비교될 만 하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자레드 레토
평단과 관객에게 처참한 혹평을 들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조커는 자레드 레토가 맡았다. 극의 완성도와 조커의 분량 때문에 제대로 된 조커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팬들 사이에선 ‘가장 섹시한 조커’, 할리퀸에게 깊은 애정을 쏟는 ‘사랑꾼 조커’라는 신선한 수식어를 얻었다. 현재 자레드 레토가 제작과 출연을 맡은 조커 솔로 영화가 취소되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캐스팅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아 언제 다시 자레드 레토의 조커가 재등장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 몸에 가득한 문신, 금속을 씌운 이빨, 역대 가장 다양한 의상을 소화한 패션 센스 등 자레드 레토가 만든 조커는 그냥 잊혀 지기엔 아까운 캐릭터다. 입이 웃는 표정으로 고정되어 있단 설정이 없어서 표정이 자유자재인 것도 다른 조커와 차별화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