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 고속도로 순찰차 | 지큐 코리아 (GQ Korea)

나라별 고속도로 순찰차

2019-12-11T14:27:35+00:00 |car|

국적에 상관없이 고속도로 순찰차에는 공통적인 DNA가 내재되어 있다. 누구보다 날쌔고 강력할 것.

한국 — 제네시스 G70
2016년, 국내 고속도로에 기존과 조금 다른 순찰차가 도입됐다. 과속과 난폭 운전 차량을 현장에서 적발하기 위해 투입된 암행 순찰차였다. 추적당하고 있는 차가 눈치채기 어렵게 최소한의 표시만 해두어 외관은 일반 승용차와 거의 다를 바 없다. 현재는 활동 영역을 넓혀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국도에서도 운용 중이며, 높은 단속 효과를 내고 있다. 암행 순찰차로 처음 납품된 차는 현대 쏘나타였다. 하지만 부족한 엔진 출력 탓에 추격전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새로운 모델을 추가로 보급한다. 2019년 초부터 도입된 새 패트롤카는 국산 차 역사상 가장 빠른 제네시스 G70 3.3 터보다.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4.7초 만에 도달하고, 370마력의 최고출력으로 내달려 따라잡지 못할 차가 거의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 — 닷지 차저 퍼수트
연방 국가인 미국은 주별로 고속도로 순찰차를 선발한다. 평가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고출력 엔진에 우람한 체형의 미국산 차를 선정한다. 고속도로 순찰대의 규모가 크고 운영하는 차량 대수가 많은 캘리포니아의 경우 3년 전 닷지 차저의 개량형 모델을 주문해 6백여 대나 도입했다. 특수 개조한 모델에 덧붙인 이름은 추격이라는 뜻의 ‘퍼수트 Persuit’.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는 추격전이 벌어지는 상황을 설정하고 모의 전술 훈련까지 펼친다. 닷지 차저 퍼수트로 구성된 추격단은 범죄 차량의 진로를 막는 수준이 아니다. 여러 대가 함께 들이받은 후 도로 구석으로 사정없이 밀어버린다. 이때 범퍼 앞에 부착된 ‘불바 Bullbar’는 충돌 시 경찰차를 보호하는 동시에 동물의 뿔 같은 역할을 한다.

이탈리아 — 람보르기니 우라칸
이탈리아의 고속도로 제한 속도는 우리나라와 같은 110킬로미터다. 초과한 속도에 따라 약 70만원에서 많게는 1백10만원까지 범칙금을 부과하지만, 여전히 과속과 난폭 운전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그래서 과속 탐지 카메라가 할 수 없는 일은 슈퍼카가 분담한다. 자국의 브랜드 람보르기니로부터 가야르도를 제공받았던 이탈리아 경찰은 현재 우라칸으로 추격용 순찰차를 대체했다. 공식 명칭은 ‘우라칸 LP 610-4 폴리치아’. 경찰용으로 생산한 610마력의 사륜구동 우라칸이라는 의미다. 이탈리아의 슈퍼 경찰차의 임무는 도주자 추적 및 단속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트렁크에 의료용 냉장 시설을 갖춰 교통사고 현장으로 혈액을 운송하고, 긴급 이식 수술이 필요한 병원으로 장기를 전달하는 업무도 지원한다.

네덜란드 — BMW R1200RT
전 세계에서 모터사이클의 고속도로 진입이 불가능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7개국밖에 없다. 이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국가는 순찰용 모터사이클을 고속도로 순찰대에 배치한다. 폭주하는 모터사이클을 추격하거나 자동차로 진입할 수 없는 교통 상황에 투입한다. 네덜란드를 비롯해 가장 널리 쓰이는 기종은 BMW의 R1200RT다. 장거리를 편안하게 주행하기 위해 설계된 투어러에 속한다. 특히 경찰용으로 제작된 제품은 장시간 피로감을 줄이도록 라이더와 핸들바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고속 주행에 알맞게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조율한다. R1200RT는 ‘반전의 속도’를 자랑한다. 레플리카 바이크처럼 과격하진 않지만, 1.2 리터의 대배기량 엔진으로 깜짝 놀랄 만큼 속도계를 올릴 수 있다.

아랍 에미리트 아부다비 — W 모터스 라이칸 하이퍼 스포츠
패트롤카가 언제나 단속 업무와 범죄를 진압하는 데만 쓰이지는 않는다. 몇몇 나라에선 경찰 홍보를 위해 슈퍼카를 경찰차로 꾸미는 이벤트를 벌인다. 두바이에서 운용 중인 부가티, 페라리, 벤틀리 등 수억 원에 달하는 경찰차도 사실상 관광객을 모으기 위한 홍보용에 가깝다. 아랍 에미리트 내 경쟁 도시 아부다비는 두바이를 의식해 37억 상당의 라이칸 하이퍼 스포츠를 구매했다. 라이칸을 생산하는 W모터스는 2012년 레바논에서 문을 연 하이퍼카 제조 업체다. 불쑥 나타난 신생 브랜드지만, 비현실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오일 머니를 쥔 중동 부호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자사의 기술력이 부족해 타 브랜드의 부품을 짜깁기했고, 보석으로 치장한 데 그쳐 고유한 성격을 지닌 자동차로 인정하긴 어렵다.

미국 플로리다 — 할리 데이비슨 일렉트라 글라이드
고속도로 순찰용으로 BMW R1200RT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바이크는 할리-데이비슨의 일렉트라 글라이드다. 특히 플로리다,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의 거의 모든 주에서 말발굽 소리 같은 둔탁한 배기음을 울리며 달리는 일렉트라 글라이드를 흔히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오랫동안 경찰에서 활용했기 때문에 유지·관리가 용이하다. 위압적인 디자인도 꾸준히 선택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일렉트라 글라이드의 배기량은 R1200RT보다도 높은 1745cc다. 최대토크가 15.3kg·m에 달해 풋볼선수처럼 묵직하게 달려나가는 묘미가 있다. 한편 국내에선 고속도로 순찰대 대신 각 지방 경찰청에서 일렉트라 글라이드를 의전 및 경호용으로 활용한다. 군 헌병대에서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바이크도 바로 이 모델이다.

호주 퀸즐랜드 — 기아 스팅어
스위스에선 코나 EV, 페루에선 싼타페가 치안 업무를 수행한다. 현대와 기아차의 성능이 점점 향상되고, 가격 경쟁력도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유럽과 남미에서 경찰차로 변신한 한국차를 이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주도 한국 브랜드의 차를 경찰차로 도입했다. 퀸즐랜드 고속도로 순찰대가 발주한 차는 기아 스팅어였다. 퀸즐랜드는 원래 자국에 공장을 둔 브랜드의 차를 경찰차로 주문했다. 그러나 포드와 토요타, GM의 호주 법인 홀덴의 생산 공장이 줄줄이 폐쇄하면서 해외에서 생산된 차로 눈을 돌렸다. 평가 당시 스팅어는 조향과 제동 성능, 발진 가속력은 물론, 긴 보증기간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며 50대를 계약하는 성과를 거뒀다.

호주 빅토리아 — 테슬라 모델 X
호주 남동부의 빅토리아주는 중동 못지않게 호화로운 패트롤카 라인업을 꾸린다. 1년 단위의 단기 운용이었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E43과 고성능 SUV인 GLE63 쿠페를 도입한 전례도 있다. 최근 들어 고성능, 고가의 고속도로 순찰차를 선호하는 빅토리아주 경찰은 올해 중순 테슬라 모델 X를 매입했다. 1억 안팎의 고가 모델이지만, 기동성과 유지 비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선택됐다. 완충 시 400킬로미터가 넘는 주행 가능 거리와 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라는 상징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빅토리아주 경찰은 테슬라에서 그치지 않았다. 약 한 달 후, 슈퍼카 잡는 슈퍼 세단 BMW M5 컴피티션을 고속도로 순찰대에 추가로 보급하며 호주 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