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A6의 진가 | 지큐 코리아 (GQ Korea)

아우디 A6의 진가

2019-12-12T13:59:16+00:00 |car|

진가를 드러내길 기다렸던 아우디 A6. 인내는 헛되지 않았다.

AUDI — A6 45 TFSI
크기 L4950 × W1885 × H1460mm
휠베이스 2924mm
공차중량 1810kg
엔진형식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배기량 1984cc
변속기 7단 자동 서스펜션 (모두)멀티링크
타이어 (모두)255/55 R 18
구동방식 AWD 0→100km/h 6.3초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7.7kg·m
복합연비 11.4km/l
가격 6천6백79만원부터

본의 아니게 지각을 했다. 해외에선 2년 전에 출시됐지만 복잡해진 인증 절차를 거치는 데 시간을 소비했다. 아우디 A6는 벤츠 E클래스, BMW의 5시리즈와 톱3 체제를 구축했던 세단이다. 과거 브랜드의 전체 판매량을 책임진 모델이자 대중에게 아우디의 존재감과 재능을 표출하는 매개체 역할도 했다. 그런데 그동안 사정이 많이 바뀌었다. ‘독일 3사’ 중 하나로 군림하던 아우디가 스캔들로 인해 자리를 비운 사이 A6가 차지했던 영역은 E클래스와 5시리즈에게 스리슬쩍 흡수됐다. 끝 모르고 치솟는 SUV의 인기도 결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매혹적인 개성과 기술적 진보가 없다면 비집고 들어갈 자리를 다시 찾지 못할 수 있다.

신형 A6를 사진으로 미리 접했을 땐 크게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차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그릴과 헤드램프의 형태가 이전 버전과 유사해 보였다. 그러나 실물로 마주한 A6는 사뭇 달랐다. 헤드램드와 테일램프가 더 섬세해져 차의 표정에 생기가 돌았다. 전면부에서 그릴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난 데다 차체 크기도 조금 커져 한 단계 상위 모델처럼 보였다. 인테리어는 버튼을 줄이고 터치식 디스플레이로 대체하는 국제적인 유행에 동참했다. 다만 트렌드를 해석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아우디다웠다. 스크린에 손가락을 댄다고 끝이 아니다. 버튼처럼 압력을 가해야 하고, 올바르게 입력되면 손가락 끝에 진동을 전하는 ‘햅틱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최근 자동차에 탑재되는 터치스크린이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판단해 아날로그의 장점을 영리하게 접목한 흔적이다.

오랜만에 재회한 A6와 함께 강화도로 향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자 계기판에 고해상 지도가 펼쳐졌다. 국내 업체와 협업한 덕분에 내비게이션의 완성도가 뛰어났다. 수입차는 항상 어설픈 내비게이션이 문제인데, 다행히 A6는 자체 내비게이션만으로도 강화도까지 길을 찾아가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짧지 않은 여정을 통해 확인하고자 했던 바는 아우디에서 A6를 소개하며 강조한 ‘비즈니스 세단’으로서의 가치였다. 가장 도드라진 변화는 전보다 긴장을 푼 서스펜션이었다. 일반적으로 독일차는 ‘딱딱하다’라는 인식이 있다. 맞는 말이다. 뻥 뚫린 아우토반을 극단적으로 빠르게 질주하려면 물컹하기보단 단단한 서스펜션이 유리하다. 그러나 독일차가 국외로 뻗어나가면서 어느 지형에서도 유연하게 반응하도록 절충안을 찾는 경향이 도드라졌다. A6 역시 너그럽게 체질을 바꾼 듯했다. 비즈니스 세단이라는 명료한 콘셉트를 고려하면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판단이다.

섬에 도착해선 새롭게 탑재된 차선이탈방지 기능을 시험했다. 강화도엔 차선이 흐릿하게 지워진 구간이 많아 일부 허술한 자동차의 경우 중앙선을 침범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A6는 허둥대지 않고 차로 중앙으로 스스로 조향했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강화도를 거쳐간 자동차 중에서 손꼽을 정도로 뛰어난 인식률이었다. 또한 차선이탈방지 시스템은 대개 고속 주행 중에 활성화되는 데 반해 A6는 시속 60킬로미터 이하에서도 작동한다. 교통 정체가 심해 장시간 서행 중인 상황에서도 유용하다.

A6의 성격은 아우디의 플래그십 세단 A8과 상당히 흡사했다. 성급하지 않은 대신 끝까지 밀어붙이는 진득한 가속, 노면에서 전해지는 충격을 애틋하게 끌어안아 상쇄시키는 서스펜션. 신형 A6는 개발 단계부터 A8의 계승자로 지목된 듯했다. 섬을 떠나 출발지로 되돌아왔을 때, 왕년의 라이벌 BMW 530i와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 사이로 A6가 다시 파고들 수 있을지에 대한 모든 의문이 풀렸다. 150킬로미터를 달리는 동안 A6는 이미 낙관적인 결과를 자신하고 있었다.

1 아우디에는 램프만 전담해서 디자인하는 부서가 있다. A6의 헤드램프에서 그들은 다시 한번 실력을 과시했다.

2 양쪽 테일램프 사이에 놓인 크롬 장식도 아우디가 A8에서 먼저 선보인 디자인 기법이다.

3 차체 옆면에 굵고 선명한 캐릭터 라인을 두 줄이나 넣었다. 차가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다.

4 디스플레이 2개를 센터페시아에 설치했다. 일반적인 터치스크린과는 달리 햅틱 기능이 있는 디스플레이다.

5서로 다른 소재와 컬러로 층을 형성한 대시보드 덕분에 인테리어까지도 입체적이다.

6 휠베이스가 많이 늘어나진 않았지만, 치밀하고 계산적인 내부 설계로 뒷좌석이 전보다 넉넉해졌다.

7 A8과 나란히 세워두고 비교하지 않으면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비율과 세부적인 디자인이 흡사하다. 18인치 휠에는 미쉐린과 브리지스톤의 타이어 중 하나가 제작 과정에서 임의로 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