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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한 병의 새로운 와인

2020.01.16GQ

여기 찬장 위에 놓인 열한 병의 새로운 와인이 새해 인사를 건넨다. 해피 뉴 이어!

1. Spain
Bodegas Menade Sobrenatural 2015
| 스페인 루에다에 위치한 메나데 와이너리는 포도밭에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으며 거미나 새를 이용해 해충을 막는 친환경 재배를 고집한다. 오직 내추럴 와인만 생산한다. 무엇보다 오크통에서 3년간 숙성시킨 다음 6개월간 병 숙성을 거치는 흔치 않은 방식으로 맛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아몬드 향, 구운 사과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2. Australia
Penfolds St. Henri Shiraz 2015
| 호주의 국보급 와이너리 ‘펜폴즈’가 2015 빈티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수확량은 줄었으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엄선해서 선별한 시라로 빈틈없는 와인을 완성했다. 시라 93퍼센트, 카베르네 소비뇽 7퍼센트를 블렌딩해서 만들었다. 입 안에 넣고 와인을 살살 굴려보면 실크처럼 부드러운 텍스처와 폭발적으로 터지는 검은 과일의 풍미를 한껏 음미할 수 있다.


3. Spain
Yann Durieux Love & Pif 2016
| 얀 뒤리외는 2010년 부르고뉴 오 코트 드 뉘에 3헥타르의 작은 땅을 구매해서 자신만의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도전, 모험, 혁신, 괴짜 등의 단어가 잘 어울리는 젊은 와인 메이커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알리고테 품종으로 근사한 화이트 와인을 만든다. ‘러브&피프’를 마시면 강렬한 산미로 시작해 미네랄, 화사한 흰 꽃의 향기가 아스라이 피어오른다.

4. France
La Sorga Chat Zen 2015
| 젊은 와인 메이커가 프랑스 랑그도크루시용 지방에서 자유롭게 만드는 내추럴 화이트 와인이다. 소비뇽 블랑에 샤산 Chasan이라는 낯선 품종을 섞어 만든다. 2015 빈티지에는 약간의 그르나슈를 더했고 이전과는 조금 다른 숙성 과정을 거쳤다. 프랑스 쥐라 지역의 개성 강한 와인 뱅존처럼 고소한 견과류 향이 느껴진다. 와인 메이커가 직접 뽑은 최고의 빈티지는 그렇게 탄생했다.

5. New Zealand
Cloudy Bay Sauvignon Blanc 2019
| 뉴질랜드 말버러 지역을 대표하는 클라우디 베이에서 2019 뉴 빈티지를 출시했다. 온화한 겨울과 따뜻한 봄, 다소 불안정한 날씨였지만 포도 열매는 자연을 견디며 알맞게 익었다. 전문가들이 모여서 포도밭 80개의 구획에서 생산한 와인을 테이스팅 했고 가장 이상적인 맛을 선정했다. 소비뇽 블랑의 좋은 점만 듬뿍 보여주는 어여쁘고 기특한 와인이다.

6. Italy
Paolo Scavino Barolo Prapo 2015
| 이탈리아 피에몬테 와인의 모더니즘을 보여주는 와이너리 파올로 스카비노. 프라포는 2008년 새롭게 준비한 싱글 빈야드 바롤로에서 탄생한 와인이다. 뜨거운 햇살을 가득 머금은 포도를 서늘한 바람이 살살 어루만져주어 이토록 우아한 한 방울이 세상에 나왔다. 잔에 따르면 고혹적인 루비색을 띤다. 산딸기, 체리, 장미 꽃잎, 은은한 흙 내음이 그윽하게 올라온다.

7. Chile
Don Melchor 2017
| <와인 스펙테이터> 100대 와인에 무려 아홉 번 등재된 칠레의 아이코닉한 와인 돈 멜초. 콘차이 토로에서 비냐 돈 멜초 와이너리로 독립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와인이다. 2017 뉴 빈티지는 카베르네 소비뇽 98퍼센트, 카베르네 프랑 2퍼센트를 블렌딩 했다. 2017 빈티지는 섬세한 타닌, 뛰어난 균형감, 응축된 깊은 맛까지, 지난 30년 가운데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받는다.

8. Chile
7 Colores Icon Cabernet Sauvignon 2014
| 7 Colores’는 홍방울새를 부르는 칠레인들의 표현이다. 와이너리가 위치한 칠레 마이포 밸리에 실제로 이 새가 서식한다. 카베르네 소비뇽 96퍼센트, 카르메네르 4퍼센트를 블렌딩한 이 와인은 18개월의 오크 숙성과 6개월의 병입 숙성을 거친다. 자두, 체리, 카시스 등의 향이 조화롭게 퍼지면서도 구조감은 단단하다. 화려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9. France
Bollinger 007 Limited Edition 2011
| 영국 왕실의 공식 샴페인 볼렝저가 2011빈티지를 선보였다. 볼렝저는 영화 ‘007 시리즈’ 에 꾸준히 등장하며 상징적인 술로 자리 잡았다. 파트너십 40주년을 기념하여 오직 500병만 국내에 들어왔다. 은밀한 상자 속 버튼을 누르면 샴페인이 천천히 등장한다. 최고의 밭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로 만들었다. 탄탄한 몸집과 섬세한 맛을 보여주는 댄디한 샴페인.

10. USA
Bootleg Prequel 2015
|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떠오르는 팝 아트 같은 레이블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속편’을 뜻하는 프리퀄은 부츠레그 와이너리가 소모마 지역에서 만드는 와인이다. 시라 85퍼센트, 프티 시라 15퍼센트 비율로 섞으며 21개월 동안 숙성시켜서 세상에 내놓는다. 진한 자줏빛을 띠며 라벤더, 블루베리, 그리고 베이컨과 같은 스모키함을 지니고 있다. 불에 그을린 듯한 느낌이 매력적이다.

11. USA
Bootleg Red Blend 2015
| 엑스레이로 찍은 듯한 전위적인 레이블이 인상적이다. 부츠레그 와이너리가 미국 나파밸리 지역에서 만드는 레드 와인이다. ‘복잡하고 즐겁게’라는 철학처럼 메를로 53, 프티 시라 21, 시라 20, 카베르네 소비뇽 4, 카베르네 프랑 1, 프티 베르도 1퍼센트 등 엄청나게 복잡한 조합으로 만들었다. 말린 자두, 에스프레소, 피망, 시가 등 믿을 수 없을 만큼 독특한 풍미가 코 끝에 스친다.

    에디터
    김아름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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