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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찾아낸, 어쩐지 정이 가는 빌런 4.

2020.07.17주현욱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간혹’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정이가는 빌런 캐릭터가 있어야 흥미가 돋는다는 이들을 위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추천.

<베터 콜 사울> 이그나시오 나초 바르가 역 마이클 맨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장편 드라마 <베터 콜 사울>은 역대 최고의 TV 시리즈라고 불리는 <브레이킹 배드>의 스핀 오프로 찌질한 변호사 사울 굿맨의 타락과 멕시코 거대 조직 카르텔의 이야기를 그린다. 드라마에서 나초 바르가는 갱단의 일원으로 마약 밀매 등으로 본격적인 범죄를 저지르며 악역을 자처하지만 카르텔 내 세력 다툼으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세로 전락한다.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브레이킹 배드> 등장인물들이 대거 등장하지만 나초의 극중 무게감도 커지며 존재감을 뽐낸다. 가엾은 카리스마의 나초 바르가.

<엘리트들> 카를라 호손 역 에스테르 엑스포시토
남부러울 것 없는 부유한 집안의 카를라 호손에게도 어디에선가 연민이 느껴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엘리트들>은 스페인 명문 사립 학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다룬다. 카를라는 시기와 질투를 주체하지 못하는 성격을 띠며 남자친구였던 폴로의 범죄를 은폐하기도 하지만, 중간중간 감성적인 ‘허당’ 캐릭터로도 내비치기도 한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상황에 따라 변모하는 카를라의 태도도 비중 있게 다뤄져 흥미롭다.

<인간수업> 류대열 역 임기홍
“사이코 새끼!” <인간수업>에서의 류대열을 빼놓으면 서운하다. 대외적으로 무시무시한 조폭 두목이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는 한없이 애교스러운 캐릭터다. 사이코와 사랑꾼의 경계를 넘나들며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다. 드라마의 시놉시스 자체가 어둡고 심각한 주제를 다루지만 그중 류대열이 보여준 강약 조절은 출연진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이유다. 바가지 머리도 딱 알맞게 느껴진만큼.

<오자크> 헬렌 피어스 역 자넷 맥티어
악역도 자녀 사랑은 끔찍하다. <오자크>에서 헬렌 피어스가 그렇다. 주인공 버드 부부는 파트너가 횡령한 검은 돈에 휘말려, 오자크 지역로 이사해 카르텔의 돈 5억 달러를 돈세탁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의 변호사를 맡은 헬렌은 이들을 매서운 시선으로 감시한다. 그러나 빈틈없어 보이는 그녀도 딸에게 자신의 하는 일을 철저히 숨기지만 결국 들통난다. 딸의 거센 한 마디에 어깨 축 늘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시리 응원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뒤이어 공개된 에피소드에서는 헬렌의 가정사가 뒤얽히며 절정에 달하는데, 더운 여름을 서늘하게 식히고 싶다면 <오자크>와 헬렌 피어스를 눈여겨볼 것.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서 에디터)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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