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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렉 코리아의 대표가 말하는 자전거

2020.08.04GQ

트렉 코리아의 진정태 대표는 자전거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

자전거를 탄다면 모를 리 없고, 자전거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도 그 이름을 꼭 듣게 된다. 트렉은 어떤 브랜드인가? 약 50년 전 미국 남부 위스콘신에서 시작해 프리미엄 자전거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액티비티를 위한 기능성 자전거로 어필했고, 1990년대 들어서는 사이클 대회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이키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리복, 고어텍스, 타코벨의 요직을 거쳤다. 왜 트렉에서 일하기로 결정했나? 브랜드 미션이 와 닿았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제품만을 만들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게끔 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 상당히 건강하고 발전적이지 않나.

자전거를 타면 세상이 좋아진다는 말인가? 트렉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다. 우리 제품을 타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삶이 더 행복해졌을 거라 짐작돼서. 내가 그랬으니까.

라이딩이 주는 놀라운 즐거움은 무엇인가? 라이프스타일과 여가 시간이 풍요로워진다. 또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자전거는 평소의 생활 반경보다 먼 곳으로 나를 데려가 준다. 한계를 깨고 조금씩 더 멀리 도전할수록 새롭게 보이는 것도, 생각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타 봐야지 알 수 있다.

언제부터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했나? 2년 전 트렉에서 일하면서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라이딩에 금방 재미가 붙었다. 자전거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오픈한 광교점을 포함해 전국에 7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들어와 생애 첫 자전거를 찾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전거의 목적을 알아야 한다. 통근용인지, 가벼운 라이딩이나 좀 더 액티브한 취미를 위한 제품인지. 또 입문자들은 생소할 수 있는데 신체 사이즈를 재는 피팅을 한다. 편안한 상태로 탈 수 있는 제품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그다음엔 모델, 색상, 가격을 고려해 결정을 내린다.

핸들바, 휠, 타이어 스펙 등 세부적인 요소까지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고 들었다. 트렉의 커스텀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원’을 통해 맞춤형 자전거를 제작할 수 있다. 라이더들 사이에서 “자전거와 내가 하나가 된다”라는 말이 있다. 자전거가 한 몸처럼 움직일 때 큰 희열이 느껴진다. 자전거에서 제일 중요한 건 불편함을 주지 않고 속 썩이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자전거 브랜드는 한두 개가 아니다. 트렉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로 무엇을 말해줄 수 있나? 직영 매장을 기반으로 시스템화한 고객 서비스를 강조하고 싶다. 품질만큼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프레임 평생보증이 있다. 프레임에 문제가 생기면 구입 기간에 상관없이 교환 가능한 서비스다.

평생 속을 썩이지 않는 브랜드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다.

야심 차게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을까? 친환경 기술이 강조되면서 전기 자전거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유럽은 큰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고 국내에는 3~4년 전부터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졌다. 오는 8월 트렉의 도심형, 산악형 전기 자전거를 선보인다. 내년에는 e로드 바이크도 나온다.

곧 출시될 전기 자전거를 먼저 타봤겠지? 새로운 재미가 느껴지더라. 반은 내 힘으로, 반은 전기 모터의 힘으로 달리는데 마치 놀이기구를 탄 것 같다. 물론 일반적인 자전거와 사용 경험은 동일하다. 체력 소모는 덜하지만 페달을 밟아줘야 모터가 작동한다.

자전거의 미래를 상상한다면? 라이딩을 할 때 안전이 무척 중요하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다양한 안전 사양이 자전거에도 적용되면 좋을 것 같다.

유수의 사이클 대회에서 트렉-세가프레도 레이싱 팀이 활약하고 있다. 여전히 회자되는 극적인 에피소드가 있을까? 지난해 마즈 페데르센 선수가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순간이 생생하다. 트렉-세가프레도 팀은 관록과 명성에 비해 한동안 우승이 뜸했는데 새롭게 영입한 페데르센이 큰일을 냈다.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월드 챔피언의 자전거가 궁금하다. 우승 당시 트렉의 스테디셀러인 마돈 SLR을 탔다. 기술력, 성능, 디자인 모두 빠지지 않는 제품이다.

언젠가 꼭 달리고 싶은 코스가 있을까?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돌로미티의 멋진 풍광 속을 달려보고 싶다. 라이더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당장은 올여름에 제주도의 해안도로를 따라 라이딩을 해볼 생각이다. 이틀 동안 2백 킬로미터를 달리는 코스다.

사실 만나기 전에는 이렇게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인 줄 몰랐다. 대표라고 하면 보통…. 오랫동안 하루도 빼먹지 않고 운동과 명상을 해왔다. 여기에 매일 자전거까지 타게 됐으니.

카메라 앞에 서기 전 진정태 대표는 망설임 없이 ‘알란트 플러스 8’과 같이 찍자고 제안했다. 이윽고 메탈릭하기 이를 데 없는 자전거가 그와 나란히 섰다. 알란트 플러스 8은 트렉이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도심형 전기 자전거다. 뽐내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됐다. 전기 자전거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배터리는 보쉬 퍼포먼스 라인 CX. 정평이 나 있는 보쉬 배터리의 강력함, 민첩성, 높은 반응력이 알란트 플러스 8의 경쟁력을 지지한다. 어쩌면 이걸 자랑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핸들에는 배터리 상태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됐고, 미관을 위해 탈착식 배터리는 프레임 커버와 한 몸을 이뤘다. 트렉은 자전거의 강력한 비전을 군더더기 없이 내놨다.

    피쳐 에디터
    김영재
    포토그래퍼
    김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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