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유럽 축구 3대 리그 2019/20 시즌 결산

2020.08.10GQ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유럽 축구 3대 리그가 남긴 기록.

지난 8월 3일에 공개된, EPL 2020/2021 시즌에 사용될 공인구.

다사다난했던 2019/20 시즌 유럽 축구의 각 리그가 종료됐다. 유럽 축구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리그 중단 및 취소, 그리고 재개까지 역사상 유례없는 시즌을 보냈다. 어렵사리 시즌을 마무리한 유럽 3대 리그가 남긴 기록에도 흥미로운 관심이 쏠린다.

먼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은 리버풀이 30년 만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클럽의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최초의 우승이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지난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리버풀은 창단 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득점왕인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는 총 23골을 기록해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아스널, 22골)을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골든 부츠의 영예를 안았다.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더 브라이너는 20개의 도움을 성공해 과거 EPL의 ‘킹’으로 불리던 티에리 앙리와의 타이기록을 세우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축구 선수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10골-10도움을 달성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를 갈아치웠다. 아직 그의 커리어에 단 하나의 우승컵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아쉽지만 손흥민은 토트넘 자체 시상에서 올해의 선수를 포함한 다섯 부문을 휩쓸어 토트넘 내 없어선 안될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한편 잉글랜드 축구 협회에서 주관하고 축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축구 대회인 FA컵에서는 아스널이 첼시와의 결승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또 한 번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아스널은 FA컵 우승 횟수를 통산 14회로 늘리며 자신들이 보유한 최다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2회 우승)과의 격차도 더욱 벌렸다.

스페인 라리가는 레알 마드리드가 통산 3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 26승 8무 3패 승점 86점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의 3연패를 저지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리그 중단 및 재개 이후 뒷심을 발휘하며 10전 전승을 기록해 역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돌아갔지만, 개인 타이틀은 여전히 리오넬 메시가 압도적이다. 메시는 3년 연속 라리가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리그 33경기에서 25골 21도움을 올려, 라리가 최초의 ‘20-20 클럽’ 가입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2002/03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24골-20도움을 기록했던 티에리 앙리 이후 역대 두 번째 20골-20도움 클럽 가입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 프로 축구 세리에A에도 흥미로운 기록이 쏟아졌다. 먼저 유벤투스가 9연패를 달성했다. 이는 유럽 축구를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최초의 기록이다. 유벤투스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은 648번째 출전으로 세리에A 최다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고, 2010년대 리오넬 메시와 함께 ‘신계’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유럽 3대 리그에서 모두 리그 50골을 넘긴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84골, 스페인 라리가에서 311골을 터트린 데 이어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소속으로 61경기 만에 50호 골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역사를 썼다. 그리고 8년 만에 AC밀란으로 돌아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 겨울 이적한 후 반 시즌 만에 리그 10호 골을 만들어내며, 세리에A 최고령(38세 302일)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라치오의 치로 임모빌레는 리그 38경기 36골을 터트려 앞서 종료된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34골)을 제치고 유럽 최고의 골잡이를 지칭하는 유러피언 골든슈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시즌 득점한 36골은 2015/16 시즌 곤살로 이과인(나폴리, 36골)이 보유하던 세리에A 역대 한 시즌 최다 골과 타이기록이다.

2019/20 시즌 유럽 축구는 코로나19로 여파로 약 3개월간 시즌이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때 무기한 연기로 시즌 마무리가 불가능해 보였지만 유럽 3대 리그를 포함한 각국의 정규리그 일정은 우여곡절 끝에 모두 끝이 났다. 축구가 유럽 코로나 대유행 확산에 일조했다는 여론이 있어 다가오는 9월에 시작되는 2020/21 시즌에 대한 우려를 보내는 시선도 아직은 많다. FIFA를 비롯 UEFA(유럽축구연맹), 각 리그 사무국이 어떤 방식의 코로나19 관련 대응 지침 방안을 제시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줄이고 경기장의 활기를 되찾을지 지켜볼 일이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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