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채우는 각자의 방법 | 지큐 코리아 (GQ Korea)

밤을 채우는 각자의 방법

2021-02-17T12:03:06+00:00 |interview|

낮보다 밤이 벅찼던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은 텅 빈 밤을 무엇으로 채우나요?”

민준기 모델, 바 RPM 운영, 뮤지션

어젯밤엔 잘 잤나요? 뭐 했어요? 음악 작업이 손에 안 잡혀서 유튜브를 보다가 결국 밤을 새웠어요. 살짝 몽롱하네요. 2019년 12월 31일 밤과 2020년 12월 31일 밤, 달라진 점은요? 새해 카운트다운은 항상 설레지만, 작년엔 클럽 브라운에서 친구들과 함께했고 올해는 집에서 얌전히 맞이했어요. 많은 것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정신없던 2020년을 보내기엔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아요.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빨래도 하고, 홈 트레이닝도 하고, 영화도 보고, 음반 작업도 해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만 자던 공간이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 오늘 밤 플레이 리스트. The Isley Brothers – Footsteps in the dark, Johnny Gill – My My My, Kut Klose – I like, 재규어 중사 – 8시8분, 이센스 – MTLA. 날이 추워질수록 따뜻한 노래들이 좋아요. 코로나19의 밤이 은근히 좋은 점은요? 술자리가 줄어서 건강해진 것 같아요. 거절하지 못해 생긴 어색했던 술자리가 싹 사라졌어요. 즐겨 먹는 야식 메뉴는요? 치킨. 일주일에 5일 연속 시켜 먹은 적도 있어요. 2021년 12월 31일 밤에는 뭘 하고 있을까요? 교회에 가서 송구영신 예배를 드린 후 밤에는 어김없이 브라운에 가겠습니다. 그때는 꼭 갈 수 있기를….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나요? 네 맞아요. 특히 동트기 전 새벽이 오묘하게 아름다운 것 같아요. 가장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기도 하고요.

유수 밴드 새소년 드러머

어젯밤엔 잘 잤나요? 뭐 했어요? 잘 잤어요. 새로 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가 있어 보고 잤어요.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덜 추울 땐 혼자 바이크를 타고 라이딩 나가요. 카페든 어디든 들어가서 몸을 녹일 수가 없으니 결국 목적지는 그대로 집이긴 하지만요.‘홈트’로 턱걸이도 시작했어요. 그리고 겨울이라 건조해서 피부 관리 좀 더 하는 정도? 홀로 보내는 긴긴 밤을 위해 낮부터 준비하는 것은요? 많이 움직여놓죠. 잠 잘 오게. 낮잠 절대 금지. 오늘 밤 플레이 리스트 Buckshot LeFonque – Ain’t it funny, 새소년 – 눈, Jose James – Come to my door. 코로나19의 밤이 은근히 좋은 점은요? 집이 대로변이라 소음이 많았는데, 요즘은 해만 지면 고요해져서 좋아요. 달라진 혼술 노하우가 있다면요? 안주는 가볍게, 술은 독주로, 창문 열고 향 피우기.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첫날 밤, 가장 하고 싶은 일은요? 날씨 상관하지 않고 마스크 없이 뛰어나가고 싶어요. 2021년 12월 31일에는 뭘 하고 있을까요? 똑같이 한 해를 돌아볼 거 같아요. 좋든 안 좋든 사진첩이나 SNS 피드를 내려보면서 ‘추억팔이’하고 있을 듯해요.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나요? 아름답죠. 낮은 낮대로 생동감이 있지만, 저의 밤은 잡음 없이 조용하고, 향도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걸 하나씩 천천히 똑바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낮보다 아름다운 것 같아요.

이승찬 모델

어젯밤엔 잘 잤나요? 뭐 했어요? 기분 좋게 푹 잤어요. 자기 전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을 읽었어요. 2019년 12월 31일 밤과 2020년 12월 31일 밤, 달라진 점은요? 한 살을 더 먹었어요. 2019년 12월 31일엔 파리에서, 2020년 12월 31일엔 한국에서.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뒤늦게 주식붐에 탑승했어요. 이제 막 해외 주식을 시작한 서학개미라 공부하느라 바쁘네요. 코로나19의 밤이 은근히 좋은 점은요? 고요함. 거리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소음 없이 뭔가에 집중할 수 있어요. 밤 9시 이후 새롭게 생긴 취미나 루틴이 있다면요? 밤마다 사람들과 축구를 했는데, 축구를 못 하게 되면서 골프, 피아노, 스케이드보드 등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들이 늘어났어요. 그리고 반려견 곰이와의 산책. 달라진 음주 노하우가 있다면요? 요즘 혼자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어요. 넷플릭스와 곰이가 늘 함께라 지루하지 않아요. 2021년 12월 31일 밤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매번 그랬듯이 내년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성창원 비디오그래퍼

2019년 12월 31일 밤과 2020년 12월 31일 밤, 달라진 점은요? 2019년 12월 31일은 기억이 나지 않아요. 혼자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2020년 12월 31일에는 친구들과 집에서 MBC 가요대제전과 NHK 홍백가합전을 번갈아가며 시청했어요. 아이돌 해설위원과 삿포로 출신 친구가 있어서 양쪽 프로그램 모두 즐겁게 봤어요. 긴긴 밤을 위해 낮부터 준비해두는 게 있다면요?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겠지만 가장 좋은 건 사람. 새롭게 생긴 저녁 루틴이 있나요? 오히려 더 시간에 맞춰 챙기는 저녁 외식. 달라진 음주 노하우가 있다면요? 편안한 장소에서 오붓하게 가지는 만남은 확실히 오래 지속되는 것 같아요. 서양 영화에서 이웃을 초대해 저녁을 먹는 기분이 무엇인지 알 것 같기도 해요.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첫날 밤, 가장 하고 싶은 일은요? 맛있고 편안한 곳에서 여유롭게 즐기는 음식과 술. 코로나19의 밤이 은근히 좋은 점은요? 불필요하게 생기는 ‘새로운 만남’의 피로에서 해방. 2021년 12월 31일 밤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사람들과 모노폴리를 하거나, 가요 시상식을 보고 있을 것 같네요. 아니면 둘 다.

오존 뮤지션

어젯밤엔 잘 잤나요? 뭐 했어요? 아주 잘 잤습니다. 냉장고에 있던 맥주를 따라 마시면서 여자친구랑 한참 수다를 떨다가 잤어요. 수다의 내용은 옛날 과자 떠올리기, 트라우마가 생기는 이유.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세상 돌아가는 걸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뉴닉>이라는 뉴스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어요. 저처럼 게으른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밤 9시 이후 새롭게 생긴 취미는요? ‘하스스톤’이라는 게임을 시작했어요. 은근히 머리 쓰는 게임이라 치매 예방에도 탁월할 것 같아요. 즐겨 먹는 야식 메뉴는요? 밤에는 주로 강냉이, 팝콘, 과일같이 위에 부담을 안 주는 음식을 먹어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소화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밤 9시 이후 새롭게 생긴 취미나 루틴이 있다면요? 스쿼트를 조금씩 하고 있어요. 자기 전에 앉거나 누워서 명상을 하기도 해요. 노이즈 캔슬링 에어팟이 삶의 질을 올려주었어요.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첫날 밤, 가장 하고 싶은 일은요? 미리 준비했던 여행을 시작할 것 같아요. 행선지는 대만, 일본, 영국, 이탈리아, 베를린…. 갈 수만 있다면 어디든 가고 싶어요.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나요? 물론이요. 하지만 요즘에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아요. 밤보다 훨씬 생기 있게 느껴집니다. 생활 주기를 조금 앞당기려 해요. 뭘 하지도 않았는데 해가 져버리면 기운이 빠져요.

구피 뮤지션

어젯밤엔 잘 잤나요? 뭐 했어요? 혼자 와인에 피자 먹으면서 <기묘한 이야기>를 봤어요. 요즘 뒤늦게 정주행 중인데 거의 매일 밤 잠들기 전에 보고 있어요. 2019년 12월 31일 밤과 2020년 12월 31일 밤, 달라진 점은요? 2019년이나 2020년이나 똑같이 집에서 술 마시면서 새해를 맞이했어요. 내년엔 꼭 친구들 잔뜩 모아서 클럽에 갈 거예요.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맛잇는 음식과 술, 그리고 TV만 있다면 걱정없어요. 문제는 살이 좀 쪘다는것? 최근에 몸무게 재고 놀랐어요. 술은 항상 부족하지 않게 낮에 미리 사둡니다. 오늘 밤 플레이 리스트. SZA-Good Days, Goody Grace-Memorie$, LANY-Cowboy in LA. 코로나19의 밤이은근히 좋은 점은요? 온전히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 같아요. 밤 9시 이후 새롭게 생긴 취미가 있나요? 평소 집에서 술 마시는걸 별로 안 좋아했는데 요즘엔 재미를 붙였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통째로 듣거나 TV 보면서 마시는 술이 제일 달달해요. 뭐에 홀린 사람처럼 매일 밤 반복하고 있어요. 즐겨 먹는 야식 메뉴는요? 예전엔 치킨이나 피자처럼 인스턴트음식만 시켰다면, 요즘은 내공이 쌓였어요. 회나 해산물도 자주 시켜 먹는데 배달도 꽤 괜찮더라고요. 새우튀김은 필수입니다.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나요? 네, 아름다워요. 보이지 않는 많은 것에 대해 상상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불안함도

박재용 DJ

어젯밤엔 잘 잤나요? 뭐 했어요? 새해를 맞아서 영화 <대부> 시리즈를 처음부터 쭉 다시 봤어요.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새로운 음악, 좋아하는 음악을 밤새 듣는 거요. 사실 이건 늘 하던 건데 그 방법이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엔 다른 디제이들이 음악 트는 곳을 찾아가 유심히 듣는 걸 좋아했다면, 요즘은 라디오나 여러 채널을 통해 발표된 새로운 곡들을 찾아 듣고 있어요. 밤 9시 이후에 새롭게 생긴 취미나 루틴이 있다면요? 코로나19 이후 새벽 산책이 일상이 됐어요. 새벽 2시쯤 되면 차도 사람도 없어서 발걸음 소리가 크게 들려요. 그리고 저녁 식사를 대부분 집에서 하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요리 실력도 업그레이드됐어요. 달라진 혼술 노하우가 있다면요? 이전에는 온갖 술을 정신없이 마셨던 것 같은데, 혼술하면서 한 병을 사더라도 고민하고 나에게 맞는 술을 찾게 됐어요. 제대로 알고 마시니까 더 맛있더라고요. 오늘 밤 플레이 리스트는요? Berwyn의 <DEMOTAPE/VEGA>. 앨범 통째로 쭉 들어보세요. 코로나19의 밤이 은근히 좋은 점은요? 솔직히 없어요. 연약해진 주변 사람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기 힘들었고 다 같이 함께했던 일상들이 많이 그리워요. 소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2021년 12월 31일 밤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밤새 클럽에서 파티를 하고 동트면 친구들과 즉흥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인데 지난 한 해 동안 못 해서 갈증이 커요.

이상찬 HGBB STUDIO 디자이너

어젯밤엔 뭐 했어요? 스튜디오에서 새 컬렉션 작업을 하고 덴마크에 있는 동료와 화상 미팅을 했어요. 2019년 12월 31일과 2020년 12월 31일. 달라진 점은요? 2019년엔 덴마크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새해를 맞았고, 2020년엔 한국에서 혼자만의 새해를 맞았어요.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코펜하겐의 겨울밤은 꽤 길어요. 오후 세 시만 되어도 어두워지거든요. 밤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보다는 어떻게 익숙해질까를 먼저 연습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서울의 길어진 밤에 쉽게 적응했죠. 노하우라고 하자면 요리를 하는 거예요. 밤 9시 이후 새롭게 생긴 취미나 루틴이 있나요? 모아뒀던 영감들과 아카이브들을 꺼내서 다음 컬렉션에 대한 디자인을 생각해요. 낮에 하는 디자인과 밤에 하는 디자인이 확연히 차이가 나거든요.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나요? 단연코, 밤이 아름다워요. 생각도, 상상도, 실행력도 모든 것이 자유로워지고 유연해지거든요.

정인성 심야 서점 겸 바 ‘책바’ 대표

2019년 12월 31일과 2020년 12월 31일. 달라진 점은요? 책바는 평소에 새벽 한 시 반에 닫아요. 그래서 2019년 연말에는 손님들과 함께 새해를 맞이했죠. 올해는 거리 두기 2.5단계로 밤 열 시에 집에 들어와서 기도했어요. 어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서요.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오랜만에 취미 생활인 음주 독서를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막상 책바를 열고 나서는 일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했거든요. 밤 9시 이후 새롭게 생긴 취미나 루틴이 있다면요? 밤 9시 이후가 일하던 시간이라 마냥 놀기만 하기에는 마음이 조금 불편해요.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책바’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오늘 밤 플레이 리스트는요? Chet Baker – Everything happens to me. 혼술 노하우가 있나요? 그저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술과 안주의 마리아주를 즐기면 됩니다. 함께 영상을 보는 것도 마리아주의 하나라고 볼 수 있겠어요.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첫날 밤, 가장 하고 싶은 일은요?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밤 늦게까지 술 한잔해야죠. 지금 추천하는 책과 술 조합은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와 조니워커. 상하권 각각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죠. 책에 등장하는 조니워커라는 인물과 동명의 위스키를 추천해요. 2021년 12월 31일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올해의 마지막 날은 금요일이네요. 바쁜 금요일 영업을 하며 손님들과 새해 인사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신예권 그릴즈 아티스트

어젯밤엔 잘 잤나요? 이상하게 자다 깨다 잠을 설쳤어요. 2019년 12월 31일 밤과 2020년 12월 31일 밤, 달라진 점은요? 반려견 럭비와 함께했다는 건 같지만, 올해는 새로 발매하는 컬렉션 때문에 바빠서 마지막 날까지 일만 했어요. 갑자기 서럽네요.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요즘 위스키와 시가에 빠졌어요.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기에 제일 좋은 도구인 것 같아요. 오늘 밤 플레이 리스트는요? Tyla Yaweh-All the smoke. 밤 9시 이후에 새롭게 생긴 취미나 루틴이 있나요? 고기 굽는 데 진지한 취미가 생겼어요. 보통 훈연으로 굽는데, 고기에 따라 온도도 다 다르고 굽는 방식에 따라 맛도 상당히 달라져요. 스페인산 돼지 듀록은 위스키랑 함께 먹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7시에 칼퇴근 하고 운동 한 시간씩 시작했어요. 자기 직전엔 위스키 한잔씩 마시는 습관도 생겼고요. 달라진 혼술 노하우가 있다면요? 노하우라기보단 혼술에는 조명도 중요한 것 같아요. 최근에 방마다 스마트 조명을 설치했는데, 원하는 조도나 컬러를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전화로도 쉽게 조절할 수 있어서 좋아요. 술맛이 더 사는 느낌도 들고. 즐겨 먹는 야식 메뉴는요? 요즘 방어가 제철이라 주기적으로 먹고 있어요. 참기름 두르고 김에 싸 먹으면 궁합이 잘 맞아요. 2021년 12월 31일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친구들이랑 다같이 모여서 한 잔 하고 싶네요.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나요? 밤 특유의 조용한 공기가 아름다워요. 왠지 모르게 마음까지 경건해지거든요.

제임스 모델

어젯밤엔 잘 잤나요? 뭐 했어요? 잘 못 자는 편이에요. 아이들 뒤척이는 소리에도 깨곤 하죠. 어젠 둘째의 젖병을 미리 닦아 놓았어요. 2019년 12월 31일과 2020년 12월 31일. 달라진 점은요? 가족과 함께하는 것은 똑같지만 올해는 아이가 한 명 더 생겼네요.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다음 날 먹을 카레를 미리 해두거나 설거지를 해요. 변화된 상황에 적응한 새로운 운동 방법이 있다면요? 사람들이 없는 장소와 시간을 고려해서 나가요. 길어진 밤을 위해 낮부터 준비하는 것은요? 낮잠을 자둡니다. 오늘 밤 플레이 리스트 Smoke DZA – Get you sum feat, Buddy Madlib & Four Tet – Road of the lonely ones. 코로나19의 밤이 은근히 좋은 점은요? 한강에 술 마시는 사람들이 줄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야식 메뉴는요? 피자와 치킨. 집에 아보카도가 있을 땐 과카몰레와 토르티야 칩. 2021년 12월 31일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플로리다 바닷가로 불꽃놀이를 보러 갈 거예요.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나요? 밤에 뛰는 서울은 좀 더 사적인 도시로 변하죠.

고훈철 포토그래퍼

어젯밤에 잘 잤나요? 뭐 했어요? 어젯밤에는 서울에 있는 친구들을 만났어요. 코로나19 때문에 밖에서 만나진 못했지만, 친구 집에서 조촐하게 배달 음식 시켜 먹으며 길지 않은 밤을 보냈어요. 2019년 12월 31일 밤과 2020년 12월 31일 밤, 달라진 점은요? 밤이 조금 더 길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은 밤을 조금 더 일찍 맞이하게 된 것 같아요. 매년 31일을 함께하는 F4라는 고향 친구들로 구성된 모임이 있는데, 낮 3시부터 송년회를 시작했어요. 이른 시간에 송년회를 시작해서 31일을 끝까지 채우지 못하고 귀가했어요. 학창 시절 이후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신년을 맞이했어요. 2020년 12월 31일 밤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어요. 202112월 31일 밤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삿포로에서 야외 온천을 즐기고 있을 거예요. 2020년에 계획했던 일인데, 해외여행은커녕 온천이나 목욕탕도 못 가는 상황이 되었네요. 눈 덮인 산을 바라보며, 몸은 뜨거운 물속에 담그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어요. 아 생각만 해도 너무 좋다. 달라진 음주 노하우가 있다면요? 겨울에는 ‘불멍’이 최고죠. 장작을 패고, 쪼개고, 불을 지펴요. 장작 타는 소리, 불이 비춰주는 밝기, 향기와 온도는 혼자 마시는 술자리도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들어줘요. 하지만 불 앞에서 혼자 마시는 술은 더 쉽게 취한다는 사실.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나요? 네. 낮에는 밤이 오기만을 기다려요. 그리고 밤이 오면 밤이 가는 게 너무나 아쉬워요.

태재 에세이스트

어젯밤엔 잘 잤나요? 뭐 했어요? 동네 친구들이 놀러 와서 저녁을 해 먹고 혼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설거지를 했어요.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극장에 간 것처럼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해놓아요. 그리고 문화생활을 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있고, 책을 읽어요. 끝이 없는 웹서핑 말고, 작업물을 시작하는 게 좋더라고요. 기승전결이 있으니까요. 밤 9시 이후 새롭게 생긴 취미나 루틴이 있나요? 향을 피워놓고 설거지를 합니다. 그릇이 식기건조대에 딱 들어맞게 놓일 때의 쾌감이란. 비대면 에세이 클래스의 장단점은요? 오프라인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 Zoom을 활용하고 있어요. 얼굴은 볼 수 있지만 만날 수는 없다는 점이 아쉽죠. 하지만 문장을 꺾어보면 만날 수는 없지만 얼굴은 볼 수 있어서 다행이기도 해요. 달라진 혼술 노하우가 있다면요? 혼자 있을수록 독한 술이 좋더라고요. 가끔 위스키를 마시면서 책을 읽어요. 비행기 모드로 해놓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켜서 영상으로 나를 담아놓기도 하고요. 읽다 보면, 취하다 보면 촬영 중인 걸 까먹곤 하죠. 2021년 12월 31일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너무 먼 얘기지만, 코로나가 사라진 영화관에 가고 싶어요. 2021년에 들어가서 2022년에 나오는 거죠.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나요? 빛난다고는 할 수 있겠어요.

권기욱 심야식당 ‘신코’ 대표

어젯밤엔 잘 잤나요? 뭐 했어요? 예전보다 몸이 덜 피곤해서 그런 건지, 깊은 잠을 못 잤어요. 계속 자다 깨다 유튜브 보기의 무한 반복. 길어진 밤을 채우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요즘 이태원 메인 거리를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데, 항상 시끄럽고 정신없던 거리가 텅 빈 모습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요. 집에 돌아오는 길엔 남산을 돌며 야간 러닝을 합니다. 오늘 밤 플레이 리스트는요? 최근 AI 스피커를 샀어요. 무작위로 틀어달라고 하는데 리스트가 꽤 괜찮아요. 밤 9시 이후 새롭게 생긴 취미나 루틴이 있다면요? 서랍에 묵혀놨던 플레이 스테이션을 다시 꺼냈어요. 9시로 마감이 당겨지고부턴, 집에 가기 전 배달 어플을 종류별로 켜두고 정독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집에 가는 시간에 맞춰 배달 음식도 도착하게 하는 치밀함이 생겼습니다. 달라진 혼술 노하우가 있다면요? 왜 보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던 유튜브 먹방을 보면서 술을 마셔요. 영상을 보면서 마시면 대리 만족하는 게 분명히 있더라고요. 2021년 12월 31일 밤에는 무얼 하고 있을까요? 가족들과 함께 삼겹살 외식을 하고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