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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세상이 의심하든, 계속 거침없이 최선을 다하는 거죠"

2021.03.22GQ

박재범은 뒷걸음질치지 않는다.

레터링 티셔츠 80만원, 블루 울 비니 46만원, Disney × Gucci 그립 워치 2백33만원대, 모두 구찌.

아가일 패턴 니트 베스트 1백25만원, 옐로 팬츠 1백20만원, 홀스빗 디테일 로퍼 1백13만원, 옐로 골드 스트랩 그립 워치 2백50만원대, 브라운 레더 스트랩 그립 워치 2백66만원대, GG 엠보스 화이트 숄더백 2백63만원, 모두 구찌.

레터링 티셔츠 80만원, 구찌.

코튼 폴로 셔츠 1백19만원, 화이트 코튼 쇼츠 1백12만원, 인터로킹 G 링크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스터드 장식 니 패드 1백43만원, 베이지 니 삭스 가격 미정, 홀스빗 디테일 로퍼 1백13만원, 모두 구찌.

체크 크롭트 재킷 2백83만원, 인디고 블루 데님 61만원, 위커와 브라운 레더가 믹스된 웹 스트랩 숄더백 3백40만원,
인터로킹 G 링크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로고 버클 벨트 74만원, 라이톤 스니커즈 1백16만원, 모두 구찌.

레터링 스웨트 셔츠 1백65만원, 베이지 코튼 팬츠 1백66만원, 오프 더 그리드 블루 메신저 백 1백12만원, 모두 구찌.

체크 트위드 재킷 4백50만원, 스트라이프 셔츠 94만원, 데님 팬츠 94만원, GG 엠보스 블랙 메신저 백 1백45만원, 모두 구찌.

니트 카디건 1백79만원, 니트 폴로 셔츠 1백79만원, 모두 구찌.

라이언 모티프 니트 톱 2백20만원, 데님 팬츠 94만원, 인터로킹 G 링크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Disney × Gucci 그립 워치 2백33만원대, 오프 더 그리드 블루 토트백 2백25만원, 화이트 삭스 23만원, 인터로킹 G 로고 슬라이드 49만원, 모두 구찌.

터링 티셔츠 80만원, 블루 스웨트 쇼츠 1백14만원, 블루 울 비니 46만원, 인터로킹 G 링크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Disney × Gucci 그립 워치 2백33만원대, 모두 구찌.

체크 크롭트 재킷 2백83만원, 인디고 블루 데님 61만원, 라이언 헤드 모티프 링 56만원, 인터로킹 G 링크 브레이슬릿 가격 미정, 위커와 브라운 레더가 믹스된 웹 스트랩 숄더백 3백40만원, 모두 구찌.

아가일 패턴 니트 베스트 1백25만원, 크로스 모티프 실버 이어링 가격 미정, 모두 구찌.

소속 아티스트인 그루비룸의 독립을 두고 “사장 대 사장으로서 환영한다, 기쁘다” 표했길래 오늘은 사장 박재범을 인터뷰해볼까 해요. 하하하, 그건 재미로 얘기한 거고 그냥 형 동생이죠.

8년 전 AOMG를 세운 건 박재범으로 홀로 섰을 때 누구도 손 내밀지 않아서라고 했죠. 그래서 자신은 늘 동료를 돕고 싶다고 했는데 소속 아티스트가 역량을 키워 레이블을 차렸으니 의미 있는 변화 같아요. 그렇죠. 서로에게 발전이고 성장이라서 되게 좋아요. 뿌듯하고. 서로 잘돼야 윈윈이잖아요. 돕는다는 것보다는 같이 만들어 나간다는 게 맞는 표현 같아요. 훈훈한 관계죠. 훈훈한 그림이지.

요즘 <고등래퍼4>에서 하이어뮤직 소속인 이승훈 군을 볼 때 유난히 눈이 매섭던데요? 사장으로서 평소 스타일인 건가 싶었어요.  노, 노, 노. 되게 장난 많이 치고 “할 수 있어!” 이런 분위기예요. 그 프로그램 안에서는 우리 회사 식구가 아니잖아요. 공평해야 하고, 오히려 더 엄하게 평가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3화 때인가 (엄하게 한) 우리 평가 듣고 그 친구가 아쉬워해서 미안했어요. 원래 승훈이가 항상 카톡으로 하트 보내고 “사랑해요, 형” 이러는데 그 이후로 하트를 안 보내더라고요. 너무 쓴소리 했나, 나를 미워하나 걱정되더라고요.

미움받는 게 걱정돼요? 걱정되죠. 내가 이 어린 친구한테 너무 상처 줬나.

사장으로서 현재 AOMG 상태를 냉정하게 평가하자면요? 옛날에는 정말 작은 회사였어요. 직원이 4명, 아티스트가 한 7명밖에 없었어요. 당시에는 다들 이만큼 유명하지도 않았고, 그래서 ‘우리만의 힘으로 하자!’ 파이팅이 넘쳤어요. 지금은 규모가 커져서 어떤 면에서는 좀 더 회사가 됐죠. 물론 옛날 멤버들이 다 있어서 식구다운 패밀리십은 그대로예요. 지금은 너무나 잘 돌아가는, 멋있는, 힙합 R&B를 베이스로 하는 음악 회사인 것 같아요.

사장이 신경 써야 할 범위도 넓어졌겠어요. 회사가 커질수록 인력도 많아지니까 오히려 신경 쓸 건 덜해요. 옛날에는 뮤직비디오 자막까지 제가 다 했어요. 지금은 모두의 힘으로 잘 돌아가고 있죠.

그런데 은퇴 얘기는 왜 자꾸 하는 거예요. 2019년에 내후년쯤 은퇴를 생각한댔는데 2021년이 오고야 말았어요. 2019년에 그랬어요 제가?

안 해요? 미뤄야겠네. 시간이 너무 빨라요. 미쳤어.

언제로 정정할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너무나 감사하게도 계속 일이 생겨요. 부탁을 다 수락하는 게 제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무슨 이벤트하는데 사장님이 이 소식 올려주면 힘이 될 것 같아요”, “사장님이 여기서 한번 나타나주면 힘이 될 것 같아요”, “저 재범이 형이랑 꼭 하고 싶은 곡이 있어요” 그러면 “그래? 오케이”. 해야죠, 어떡해. 해야지, 꼭 하고 싶다는데.

부탁하면 다 들어줘요? 다 들어줘요. 특히 우리 회사인 경우 안 들어준 적이 거의 없어요. 다른 회사에서 부탁하면 한 70퍼센트 정도? 하하하.

기본적으로 일에 욕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욕심도 욕심인데, 어…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힘 빠지잖아요. 저도 저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내 몫을 해야 이분들도 자기가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데 아마 (은퇴할 시기는) 제가 느낄 거예요. 나는 내 몫 이상 충분히 했어, 이제 너희가 해, 이런 시기가 분명 올 거예요. 빨리 누가 저 좀 넘어섰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편하게 물러서지. 재수없는 말이지만 지금 회사 안에서 매출이든 뭐든 제가 계속 1등이니까 그 부담을 덜어낼 수가 없어요.

최근에는 아이돌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도 했죠? 맞아요. 아직 구체화시킨 건 없는데 어쨌든 저는 누구와 계약하고 책임지는 일을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해요. 책임 못 질 거면 하지 않아요. 아이돌을 탄생시키려면 시간과 신경 소비가 엄청나겠죠. 그래서 이거야말로 연예인 박재범으로서 은퇴한 다음에 해야 할 것 같아요. 사장으로서는 저만의 정보, 노하우, 능력이 있으니까 그건 계속 보태야죠.

그런데 재범 씨는 아이돌 문화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한 사람 중 한 명이잖아요. 저한텐 그랬죠. 제 성향 자체가 음…, 저는 이해를 시켜주면 충분히 다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냥 이렇게 해”라고 해서 “왜?” 물었을 때 “그냥 우리가 시키는 거니까”라고 하면 그건 용납 못 해요. 그래서 힘들었죠.

그 “왜?”에 대한 답은 “성공하려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그 성공이 어떤 건지, 성공의 의미는 모두에게 다르잖아요. 성공이 뭔데? 어쨌든 그래도 저는 시키는 대로 다 했고 열심히 했어요. 최선을 다 했고, 그래서 좋은 결과도 얻어냈고.

그럼 재범 씨는 아이돌을 어떻게 만들 거예요? 일단 너무 인위적이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생긴 것도, 하는 말들도. 만약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게 왜 문제인지 확실히 알려주고 이해시켜줄 거예요. 그냥 혼내는 건 무의미해요. 이거 하지 마, 저거 하지 마, 그러는 것보다는 소통을 많이 하고 싶고, 그게 저의 강점 같아요. 편하게 소통하는 상대가 돼버리는.

정말 편하게 얘기 나눌 수 있는 상대인지는 회사 직원분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아쉽게 지금 아무도 없네요. 하하하. 제가 불편한 분들도 있겠죠. 아무래도 저랑 대화를 많이 해본 적 없으면.

하지만 기본적으로 박재범은 열려 있는 사람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혹시 오늘 목걸이하고 왔어요? 오늘 안 했어요.

한창 주얼리 디자이너 벤 볼러가 만든 목걸이를 좋아했잖아요. 그가 그러더라고요. “재밌는 건 모든 래퍼들이 인정받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목걸이를 사는 거예요. 왜냐면 그게 힙합 신에서 성공을 상징하거든요.” 맞아요. 웃긴 게, 초반에 좀 샀어요, 이것저것. 요즘은 나이 들었는지 그냥 편한 옷 입고, (액세서리) 있어도 차지도 않고 그래요.

그럼 요즘 박재범이 성공의 상징으로 산 건 뭐예요? 이제는 아무나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크게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생각에는 제가 이뤄낸 것들, AOMG, 하이어뮤직, 제 앨범들, 올해의 아티스트상 받은 것들, 제가 많은 분에게 용기와 희망과 조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게 이제는 제게 성공인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의 애정, 마음.

정말? 응. 왜냐면 아무리 돈 벌어봤자 주변 사람들이 나를 다 싫어해, 그럼 무슨 의미예요? 내가 죽어도 돈은 슬퍼하지 않을 거잖아. 돈은 나를 그리워하지 않을 거잖아.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죽고 나서도 저를 떠올리면서 “좋은 사람이었어”, “걔는 이런 일을 했었어”, 그렇게 제 존재를 계속 살려주잖아요.

돈을 많이 벌면 무슨 기분일까, 펑펑 쓰고 나면 허망하진 않을까 싶었는데, 재범 씨는 그 단계를 넘어선 것 같네요. 저는 돈에 집착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 통장 안에 얼마 있는지도 몰라요.

아, 플렉스? 아니, 엄마 아빠가 다 관리하니까. 만약에 친구가 도움이 좀 필요해. 그럼 “아빠, 여기로 5백만원 보내줄 수 있어?” 물어봐요.

영보스의 진짜 보스는 부모님이었네요. 그렇죠. 저는 물건에 그렇게 욕심 있지도 않아요. 새로운 아이폰이 나와도 귀찮아요. 옮기고 뭐하고, 그런데 내년에 새 제품이 또 나올 거 아니야.

경영은 체질 같아요? 아뇨. 저는 그냥 제 역할을 하는 거예요. 솔로로 시작했을 때 언젠가 내 회사 차려야지 이런 생각한 적 한 번도 없어요. 그때그때 열심히 하다 보니까 이런 기회가 생겼어요. 그런데 저는 이 기회가 괜히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 말이 괜히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  시기에 이 사람을 괜히 만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음 스텝, 다음 레벨로 가는 계단이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겁 안 내고 거침없이 그 도전을 하는 거예요. 리스크가 있든, 사람들이 의심하든, 세상이 의심하든, 계속 거침없이 최선을 다하는 거죠.

뒷걸음질치지 않는다. 저는 뜸들이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얼굴에서 자신의 성격이 드러나는 지점은 무엇 같아요? 미간 주름은 예민함의 흔적이라든지. 개구쟁이스러운 입꼬리? 나이 들면서 생기는 수염 자국? 뭐가 있을까. 사실 원래 좀 예민했는데, 그래봤자 내가 억지로 하려고 해도 안 되는 게 있잖아요. 이제는 되는 대로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해서 예민하진 않고, 또…, 뾰족한 귀? 팬분들이 요정 같다고, 잘 안 늙는다고 하는데 그건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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