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그녀의 웃음소리뿐 Part. 2

2010.03.26장우철

하늘은 맑아있고 햇살은 따스한데, 최강희는 봄을 기다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어쩐지 ‘여배우’ 로부터 멀고 ‘일촌’ 으로부터 가까워 보이는 그녀에게, 4차원이니 5차원이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저 그거 할 수 있어요.” 사진가와 에디터가 체조 선수 저리 가라 하는 기이한 포즈를 요청할 때마다 최강희는 산뜻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자 그럼 한다. 하나, 둘, 셋. ” 그렇게 두 다리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온몸을 구부렸다.골드 미니 드레스는 마크 제이콥스, 다이아몬드 반지는 미네

“저 그거 할 수 있어요.” 사진가와 에디터가 체조 선수 저리 가라 하는 기이한 포즈를 요청할 때마다 최강희는 산뜻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자 그럼 한다. 하나, 둘, 셋. ” 그렇게 두 다리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온몸을 구부렸다.
골드 미니 드레스는 마크 제이콥스, 다이아몬드 반지는 미네

 

보폭을 크게 벌리지도 않았는데, 멀리 걸은 느낌? 돈도 백 만원, 이백 만원 이러다가 갑자기 1억, 이러니까 불안하죠. 꿈은 있었지만 목표점은 없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오직 지금만 보고 산다는 최강희의 말. 속이 비치는 프린트 드레스는 디올, 반지는 H.R

보폭을 크게 벌리지도 않았는데, 멀리 걸은 느낌? 돈도 백 만원, 이백 만원 이러다가 갑자기 1억, 이러니까 불안하죠. 꿈은 있었지만 목표점은 없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오직 지금만 보고 산다는 최강희의 말.
속이 비치는 프린트 드레스는 디올, 반지는 H.R

당신의 질투는 무엇인가? 솔직히 질투가 그렇게 많진 않은 거 같다. 포기가 진짜 빠르다. 지금 당장 내가 하기로 했던 작품을 누가 채가면, 그건 그 사람 거, 그런다.

연기를 잘하는 건? 우리는 다 어떤 사람을 흉내 내지만 최대한 흉내 낸단 생각이 안 드는 연기를 하려고 한다. 팜므파탈이라면 이렇게 다리 꼬고 앉는 게 전부가 아닌 거. 마음으로 다가가 보려는 노력마저도 안 보이는 게 좋은 연기 같다.

당신은 어떻게 연기하나? 아직까진 좀 구겨 넣는 편이었다. 진짜 어려운 춤이지만 보는 사람이 쉽게 느끼는 춤이 있듯이, 이제는 그렇게 춤추고 싶다.

어떻게 노력하나? 그냥 끄집어내거나 구겨 넣거나 그런 게 아니라, 뭔가 이해하는 노력? 기댈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이라는 책 제목은 직접 지었나? 그렇다.

자신의 취향을 의심해본 적 있나? 난 나를 진짜 모르겠어서. 진짜 나는 나한테 거의 내 자신이 아닌 것 같다. 취향은 너무 있다. 질문이 뭐였지?

그 취향을 의심해본 적 있나? 아니. 나는 나를 믿는다.

자신을 모르지만 믿는 건가? 그렇다. 이 여자의 선택이 재밌다고 생각하고, 적극 지지해주고, 그러다 막 후회하면서 땅을 치는 거 보는 것도 되게 좋다.

유명하다면 뭘 해도 되는 시대다. 당신이 낸 책을 그런 맥락에서 보면 어떤가? 판매하고 싶은 목적보다는, 그냥 공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남보다 뛰어나지 않은 뭔가로, 평가 받지 않는 뭔가로 돈을 벌거나 직업 삼고 싶진 않다.

옳은 말을 좋은 문장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은 어떤가? 옳은 문장은, 옳은 문장을 잘 쓰는 사람들이 더 잘 쓸수 있을 거다. 내겐 다른 걸 원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원하는 것들 내에서 작게 공유하고 싶다. 말이라는 게 기분만으로 쓰일 때도 있다고 본다. 욕이 감정을 더 잘 표현할 때도 있는 것처럼. 편집자가 고치라고 해도 안 고쳤다. 내가 좀 무시를 받든 어떻든, 자기는 가만히 있으면서 남들 도움받아서 확 돈 벌고 다른 직업군에 끼는 거 싫다. 딱 내게 있는 알맹이만큼만 보이고 싶다. 막 다른 분이 써준 글도 많았는데 하나도 안실었다. 내 알맹이만 보여서 평가받고, 누군가 아니라고 말하면 그 말을 듣고 싶다.

차돌 같다. 그러고 보니 휴대전화가 생겼군. 어떻게 변했나? 두 달 됐다. 우울할 때 음악 듣고, 그러다 전화 오면 반가워서 받는다. 그런 게 좀 편안해진 거 같다.

남자친구 전화는 어떤가. 예전엔 남자가 좀 지겹다는 말도 했는데. 지금도 좋진 않다. 날씨를 보면 연애해야 되나 싶지만, ‘연애하고 싶어’ 그러지는 않는다. 연애는 다 이쁘고 좋지만, 그 이쁘고 좋은 게 탐이 안 난다.

남자들이 당신에게 끌리는 부분에 대해 알고 있나? 전혀 모른다.

남자들이 ‘일촌’ 에 끌릴까? 글쎄, 예전 남자친구들이 왜 날 좋아했는지는 안다.

그들이 뭐라고 했나? 다양하다고 그랬다. 그게 굉장히 듣기 좋은 말이어서 기억하고 있다. 어떨 땐 조신하고 어떨 땐 터프하고, 그게 또 힘들어서 다 없어졌는지도 모르지만.

의도적인 건 아니었고? 의도가 있는 순간부터 그렇게 할 수 없다.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인가? 아니다. 제일 싫어했던 남자가 남자친구가 된 경우가 많았다.

당신은 앞으로 나가고 있나? 지금만 생각하지만 나도 조금씩 걷긴 걷는다. 거꾸로 걷나?

당신이 맘에 드나? 싫은 것도 맘에 든다. 나니까 좋다. 하하.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목나정
    스탭
    헤어/강성희(조성아앳폼), 메이크업/김수희(조성아앳폼), 스타일리스트 / 하상희, 어시스턴트/ 이승빈
    기타
    장소 협찬 / 서울 프라자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