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맑아있고 햇살은 따스한데, 최강희는 봄을 기다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어쩐지 ‘여배우’ 로부터 멀고 ‘일촌’ 으로부터 가까워 보이는 그녀에게, 4차원이니 5차원이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당신의 질투는 무엇인가? 솔직히 질투가 그렇게 많진 않은 거 같다. 포기가 진짜 빠르다. 지금 당장 내가 하기로 했던 작품을 누가 채가면, 그건 그 사람 거, 그런다.
연기를 잘하는 건? 우리는 다 어떤 사람을 흉내 내지만 최대한 흉내 낸단 생각이 안 드는 연기를 하려고 한다. 팜므파탈이라면 이렇게 다리 꼬고 앉는 게 전부가 아닌 거. 마음으로 다가가 보려는 노력마저도 안 보이는 게 좋은 연기 같다.
당신은 어떻게 연기하나? 아직까진 좀 구겨 넣는 편이었다. 진짜 어려운 춤이지만 보는 사람이 쉽게 느끼는 춤이 있듯이, 이제는 그렇게 춤추고 싶다.
어떻게 노력하나? 그냥 끄집어내거나 구겨 넣거나 그런 게 아니라, 뭔가 이해하는 노력? 기댈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이라는 책 제목은 직접 지었나? 그렇다.
자신의 취향을 의심해본 적 있나? 난 나를 진짜 모르겠어서. 진짜 나는 나한테 거의 내 자신이 아닌 것 같다. 취향은 너무 있다. 질문이 뭐였지?
그 취향을 의심해본 적 있나? 아니. 나는 나를 믿는다.
자신을 모르지만 믿는 건가? 그렇다. 이 여자의 선택이 재밌다고 생각하고, 적극 지지해주고, 그러다 막 후회하면서 땅을 치는 거 보는 것도 되게 좋다.
유명하다면 뭘 해도 되는 시대다. 당신이 낸 책을 그런 맥락에서 보면 어떤가? 판매하고 싶은 목적보다는, 그냥 공유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남보다 뛰어나지 않은 뭔가로, 평가 받지 않는 뭔가로 돈을 벌거나 직업 삼고 싶진 않다.
옳은 말을 좋은 문장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은 어떤가? 옳은 문장은, 옳은 문장을 잘 쓰는 사람들이 더 잘 쓸수 있을 거다. 내겐 다른 걸 원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원하는 것들 내에서 작게 공유하고 싶다. 말이라는 게 기분만으로 쓰일 때도 있다고 본다. 욕이 감정을 더 잘 표현할 때도 있는 것처럼. 편집자가 고치라고 해도 안 고쳤다. 내가 좀 무시를 받든 어떻든, 자기는 가만히 있으면서 남들 도움받아서 확 돈 벌고 다른 직업군에 끼는 거 싫다. 딱 내게 있는 알맹이만큼만 보이고 싶다. 막 다른 분이 써준 글도 많았는데 하나도 안실었다. 내 알맹이만 보여서 평가받고, 누군가 아니라고 말하면 그 말을 듣고 싶다.
차돌 같다. 그러고 보니 휴대전화가 생겼군. 어떻게 변했나? 두 달 됐다. 우울할 때 음악 듣고, 그러다 전화 오면 반가워서 받는다. 그런 게 좀 편안해진 거 같다.
남자친구 전화는 어떤가. 예전엔 남자가 좀 지겹다는 말도 했는데. 지금도 좋진 않다. 날씨를 보면 연애해야 되나 싶지만, ‘연애하고 싶어’ 그러지는 않는다. 연애는 다 이쁘고 좋지만, 그 이쁘고 좋은 게 탐이 안 난다.
남자들이 당신에게 끌리는 부분에 대해 알고 있나? 전혀 모른다.
남자들이 ‘일촌’ 에 끌릴까? 글쎄, 예전 남자친구들이 왜 날 좋아했는지는 안다.
그들이 뭐라고 했나? 다양하다고 그랬다. 그게 굉장히 듣기 좋은 말이어서 기억하고 있다. 어떨 땐 조신하고 어떨 땐 터프하고, 그게 또 힘들어서 다 없어졌는지도 모르지만.
의도적인 건 아니었고? 의도가 있는 순간부터 그렇게 할 수 없다.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인가? 아니다. 제일 싫어했던 남자가 남자친구가 된 경우가 많았다.
당신은 앞으로 나가고 있나? 지금만 생각하지만 나도 조금씩 걷긴 걷는다. 거꾸로 걷나?
당신이 맘에 드나? 싫은 것도 맘에 든다. 나니까 좋다. 하하.
- 에디터
- 장우철
- 포토그래퍼
- 목나정
- 스탭
- 헤어/강성희(조성아앳폼), 메이크업/김수희(조성아앳폼), 스타일리스트 / 하상희, 어시스턴트/ 이승빈
- 기타
- 장소 협찬 / 서울 프라자 호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