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는 원샷 아니면 안마시고, 옷은 해골무늬를 좋아한다. 이런 한지민을 감당할 수 있나?
공포 영화를 못 본다고 했지만 영화 <해부학교실>에선 주연도 했다. 잔혹한 역할을 못한다는 말인가?
폭력적인 것일 수도 있고, 심리 상태와 정신까지 모두 힘들어지는 배역일 수도 있다. 그런 것까지는 안 될 것 같다. 내 행복을 잃으면 배우로서 흔들릴 것 같고, 나중에 나이 들면서 연기하기가 더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순간 사람들이 알아주는 배우가 되기보다는 내가 지금 맡은 작품을 진심으로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욕심도 없나?
음…. 식탐 정도? 하하. 혼자 음식점 가는 것보다 여러 명이서 음식점 가는 걸 좋아한다. 여러 가지 먹어볼 수 있으니까.
돈 욕심은?
거리 모금이나 봉사활동을 같이 하는 단체가 있는데, 내가 쌓은 게 많아야 기부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돈 욕심은 좀 있다.
동그란 안경을 쓰고 길거리 모금하는 사진은 봤다. 해외에서 봉사활동하고 와서 책도 냈다.
노희경 선생님이 “지민아, 내가 나가서 천원 주세요 하는 거랑, 니가 나가서 하는 거랑 일단 사람들의 관심도가 틀리다. 사람들에게 받는 사랑과 관심을 이렇게 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처음엔 누구한테 돈을 달라고 얘기한다는 게 부끄러웠는데, 자꾸 봉사 활동하니까 내가 깨끗해지는 느낌이 든다.
연예인이 봉사활동하는 것에 대해 그저 가식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봉사한 사람들이 그것도 안 하는 사람들보단 나은 것 같다. 그렇게라도 마음을 내는 게 좋지 않을까? 이제는 또 사람들이 되게 많이 똑똑해져서, 가식인지 진심인지 다 통한다.
아까 조카 사진 꺼내 들고 여기저기 자랑하는 거 봤다. 가족들 얘기도 많이 하고. 집에선 뭐 하나?
잠 되게 많이 자고, 안 잘 땐 집 근처 산책하고, 그런 거 좋아한다. 책 읽거나 가족들이랑 소풍 가는 것도 좋아하고.
잘 때는 뭐 입고 자나? 남자들은 이런 것에 관심 많다.
잠옷 입는다. 아까 말 못했는데 잠옷 욕심도 좀 있다. 이불이랑 침대 시트 욕심 같은거. 잠옷이야말로 잘 빨아 입고 자주 입으니까 자꾸 사게 된다.
때도 밀고?
하하. 반신욕 좋아한다. 욕조에서 음악 듣는 게 좋다. 요즘도 엄마가 가끔 때도 밀어주고 하는데 엄마가 요즘 오십견이 약간 와서 힘들어하신다. 때 밀어 버릇하면 안 좋다고 하는데, 밀고 나면 그렇게 개운할 수 없다.
방 안에 혼자 있을 땐 뭘 하나?
아침에 이불 속에서 꿈틀대는 거 너무 좋아한다. 6시에 일어나야 한다면 새벽 4시부터 알람을 맞춘다. ‘또 자도 된다’ 이러면서 행복해할려고. 남자친구가 있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화를 한다. 횡설수설하면서 잠을 깬다.
남자들이 수화기로 막 달려들 것 같다.
아닌데, 목소리 완전 갈라진다.
그걸 더 좋아할는지도. 애교는 없는 편인가?
연애할 땐 그냥 되게 쾌활하다. “아잉, 해줘” 이런 식의 애교는 절대 못한다. 대신 존댓말로 “해주시면 안 돼요?” 한다. 그게 애교다.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겠지. 요즘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나?
조카가 태어나니 결혼이란 것도 생각해야겠다 싶다. 예전에는 인연이라는 게 있으면 저절로 생기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라 찾아야 되는 거였다. 내가 고정된 이미지가 있어서 소개팅은 좀 안 맞을 것 같다.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만나야 할 텐데….
그런 남자는 어디서 찾을 생각인가?
편한 사람들만 만나다 보니까, 새로운 사람이 생길 건덕지가 없다. 형부 통해서 좀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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