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네 자리

2014.02.05GQ

Sports판형
축구대표팀의 고질적 약점인 최전방 공격수를 꼽는다면?
손흥민 : 레버쿠젠처럼 손흥민보다 뛰어난 골잡이가 있는 팀이 아니라면, 그를 2선으로 감출 필요가 없다. 유럽에서 한 시즌 두 자리 수의 골을 넣었고, 각도와 거리를 가리지 않고 슈팅을 날릴 수 있으며, 1대 1 상황에 누구보다 능란하다. 무엇보다 수비 뒤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은 견줄 자가 없다. 박지성의 복귀설이 떠도는 지금, 손흥민의 전진 배치를 꿈꾸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서형욱([tvN] 축구해설위원)

박주영 : 박주영이란 선택에 의구심이 생긴다면 되묻고 싶다. 대표팀의 공격력에 만족하는지, 박주영 이상의 카드가 있는지. 물론 임대든 이적이든 꼭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으로 이동해야 한다. 유럽무대에서 싸워봤고 월드컵을 주전으로 뛰어본 공격수는 박주영이 유일하다.홍 감독이 반년 넘게 뛰지 못한 박주영 카드를 놓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선정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박문성([SBS SPORTS] 축구해설위원)

김신욱 : 지금 전력으로 월드컵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수비 안정이 첫째다. 즉, 대표팀 스트라이커는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 공격 기회는 다소 줄어들 것이고, 수비 가담 임무는 더 중요해진다. 김신욱은 경기를 치를수록 대표팀에 필요한 요소를 적극적으로 익히고 있다. 특히 러시아, 벨기에의 체격조건이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할 때 김신욱의 키는 꽤 위협적이다. 발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박찬하([SBS N SPORTS] 축구해설위원)

어떤 중앙 미드필더가 기성용과 가장 잘 어울리나?
한국영 : 홍명보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세 명을 삼각형으로 세운다. 기성용은 주로 삼각형 밑변의 두 꼭짓점 가운데 한 자리에 섰다. 하지만 최근 선덜랜드에서 뛰는 기성용을 보면, 위 꼭짓점에 기용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강호들을 상대할 땐 포워드에 가까운 다른 미드필더들보다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평소처럼 김보경이나 구자철이 위 꼭짓점을 맡는다고 가정하면, 브라질전에서 한국영이 보여준 경기력을 외면하기 어렵다. 서형욱

한국영 : 역할이 명확한 다른 포지션에 비해 공수 무게중심을 조율할 수 있는 곳이 중원이다. 한국은 수비에 무게를 실을 것이고, 중앙 미드필더 후보 중 가장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가 한국영이다. 기성용은 공을 소유하고 뿌려주는 ‘탈압박 카드’다. 그렇다면 누군가 기성용 주위에서 상대 선수를 밀어내고 공을 끊어줘야 한다. 한국영의 전투적이고 거침없는 태클이 필요하다. 박문성

한국영 : 기성용은 후방 플레이메이커에 가깝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활동량과 수비력 때문에 옆에서 궂은일을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한국영은 적극적인 몸싸움, 태클 등 수비적인 임무에 최적화된 선수다. 연령별 팀과 올림픽팀을 거치며 홍명보 축구의 시스템도 잘 이해하고 있다. 박찬하

이영표 은퇴 후 적임자를 찾지 못한 왼쪽 수비수로는 누가 제격인가?
김대호 : 스페인을 모델로 삼은 조광래 감독의 ‘만화 축구’가 표류한 것도 결국 이 포지션이 흔들리면서부터다. 풀백은 원래 튀는 자리가 아니다. 이영표 만한 선수를 찾는 것이 아니라, 기본 역할에 충실한 선수가 필요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된 김대호는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센터백 출신답게 대인 마크가 뛰어난데다 빠르고 크로스도 정확하다. 김진수가 앞서가고 있지만 아직은 무주공산에 가까운 왼쪽 수비수 자리의 확실한 기대주다. 서형욱

김진수 : 유럽에서도 왼발을 잘 쓰는 왼쪽 풀백은 귀하다. 김진수의 경기는 전성기 때 이영표를 연상시킨다. 가끔은 이영표를 넘어설 수도 있겠다는 인상까지 준다. 폐활량이 뛰어나고 공수전환이 자유로운 데다, 이영표의 약점이던 왼발까지 잘 쓴다. 인간 투석기라 불리는 로리 델랍처럼 골문까지 롱 스로인을 던지는 재능도 있다. 어리지만 성격이 담대해 월드컵에서 주눅 들 것 같지도 않다. 박문성

김진수 : 윤석영, 박주호 등이 여전히 경쟁 중인 포지션이다. 김진수는 이제 프로 2년 차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단 선천적으로 빠르고 과감하다. 남은 시간 동안 힘을 키우고 패스의 정확도를 좀 더 높인다면 확고한 주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박찬하

그렇다면 오른쪽 수비수로는 어떤 선수가 적절한가?
차두리 : 서른이 넘은데다 워낙 어릴 적부터 주목을 받아온 탓에 노장이란 인상이 강하지만, 타고난 스피드는 여전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힘은 이미 증명했다.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의 빠르고 건장한 공격수들을 떠올려보면, 차두리의 신체적 능력과 경험을 외면하기 어렵다. 서형욱

김창수 : 홍명보 감독은 런던 올림픽 와일드카드로 김창수를 택했다. 깜짝 카드였지만, 메달 획득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왼쪽으로도 수비 이동이 가능하고,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공수 균형이 뛰어나다. 프로 경험도 10년에 가깝다. 하지만 지난 10월 말 발목 부상을 당하며 이용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3월쯤 복귀 예정이다. 월드컵까진 세 달이 더 있다. 박문성

이용 : 지난 8월 페루전부터 입지를 굳히고 있다. 김창수의 부상으로 경쟁자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용은 이미 K리그에서 오른쪽을 지배하며 인정받았다. 체력이 뛰어나고, ‘택배 크로스’라 불릴 정도로 오른발 킥 정확도가 높다. 대표팀이란 중압감을 벗어던지고 소속팀 울산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면 더 좋을 것이다. 박찬하

    에디터
    유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