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려한 빛깔, 유난히 반짝이는 콧날과 엉덩이. 코르테 구두를 보고 첫눈에 반한 남자들이 꼽는 치명적인 지점 두 가지다. 어딘지 ‘좀 다른’ 코르테 구두의 색깔을 만든 건 바로 ‘파티나’다. 파티나는 코르테 구두를 완성하는 마지막 공정의 이름이다. 사전적 의미는 ‘금속 표면에 생긴 녹’, ‘오래 쓴 목재나 가죽에 생긴 고색, 그윽한 멋’ 쯤 된다. 오래 쓴 물건의 흔적을 갓 만든 새 구두에 만드는 것, 그게 코르테가 말하는 파티나다. 물론 코르테 구두만 파티나 공정을 거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어디에, 어떻게’다. “코르테 파티나의 핵심은 앞 코와 구두 뒤쪽의 양 측면을 부각시킨다는 거예요. 그리고 스폰지를 쓰지 않고, 오직 붓과 손으로만 해요.” 코르테 코리아의 파티나를 담당하는 김범준의 말이다. 말 수가 적은 그는 더 많은 설명을 하는 대신 새 구두를 꺼내 놓고 잉크 뚜껑을 열었다. “한 시간쯤 걸리는데 괜찮으시겠어요?” 한 시간 뒤에는 지구에서 단 하나 뿐인 코르떼의 새 구두가 탄생할 것이다. 또한 왜 코르테 구두를 보고 고운 청록색 유조를 띈 매끈한 청자를 만났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는지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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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