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서울. 봄을 맞은 도시의 젊은 초상이 된 남자, 빈지노.
MOM 지치고 흔들릴 때요? 먼저 떠오르는 건 엄마. 그 다음은 내가 살고 싶은 진짜 인생에 대한 미련. 엄마는 멋진 형 같은 존재예요. 서로 조언을 하는 대신, 각자의 일에 대해 떠벌리길 좋아해요. 이 세상의 모든 엄마는 다 강하다지만, 우리 엄마는 전혀 다르게 강해요. 그림을 그리는 데 열중하는 모습은 늘 존경스럽죠.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정말이지 놀라워요. 아버지요? 새아버지예요. 제가 ‘아버지’라 여기는 분이죠. 어머닐 굉장히 사랑하셔서 절 더 아껴주시는 것 같아요. 요즘도 남자로 사는 법에 대해 배워요.
NIKE SHOES ‘나이키 슈즈’란 노래에 ‘왜 여자들은 그리 명품에 환장하냐’고 썼어요. 어떤 사람들은 지금 저를 보곤 “변했다, 돈에 미쳤다, 언행불일치”라고 말해요. 맞아요. 변했죠. 그땐 정말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은 또 다르게 생각해요. 2011년과 2014년의 사진이 다른 것처럼 사람은 변해요. 그게 자연스럽죠. 정작 요즘은 쇼핑에 흥미가 없어요. 어떤 이들에겐 화낼 대상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자신에게 중요한 건 가끔 잊고 지내는 것 같아요. 전 그저 점점 더 나은 ‘버전’이 되고 싶어요. 돈은 중요해요. 창작을 하려면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도, 장비도 필요하니까.
TRAVEL 어렸을 때 가본 파리에 가고 싶어요. 어른의 시각으로 다시 보면 어떨까 해서. 하지만 일에서 멀어지는 건 별로 안 좋아해요. 저 같은 애들은 주로 익숙한 곳에서 작업하거든요. 음악을 하려면 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과 장비가 필요해요. 여행을 꿈꾸지만 막상 내키지 않는 건 어쩌면 기묘한 마음이네요. 여행을 간다면 평화로운 느낌이 좋겠어요. 전에 뉴질랜드에서 살았어요. 여덟 살에 이민 갔다가 부모님의 이혼 후 열두 살 때 엄마 따라 한국으로 왔어요. 뉴질랜드의 평화로움이 좋았어요. 여행은 그저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곳으로 가는 게 좋겠네요.
PROFILE 어디 살아요? 한남동요. 조용해요. 홍대, 압구정, 작업실도 가깝고, 지방공연 갈 때 타는 KTX역도 가까워요. 어딜 자주 가요? 압구정동이나 가로수길이 익숙해요. 어려서부터 생활했던 곳이라 편해요. 자주 가는 카페나 바 있어요? 강남구청역 쪽의 ‘커피살롱’요. 구석진 곳에 있어요. 너무 멋부리지도 않고, 주인 아저씨도 굉장히 친절하고 적당히 사람 냄새도 나고. 누구랑 친해요? IAB의 김한준, 신동민. 같이 일하고 놀고 그래요. 뭐 하고 놀아요? NBN 2K14, GTA, 파이트 나이트 챔피언이요. 사랑은? 불특정 다수보단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게 좋아요. 어떤 방향의 사랑이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옷 좋아하죠? 어려서부터 좋아하긴 했지만, 열렬하진 않았죠. 열네 살 때 이태원 길거리에서 옷을 팔아보기도 했어요.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냥 그런 문화에 끼고 싶었어요. 요즘은 옷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어요. 요즘은 시원시원한 스타일이 좋아요. 커서 스트레스 안 받는 옷. 모자는 맨날 쓰죠. 머리 만지는 것도 일이니까. 인기 많죠? 제 음악을 들어줄 사람이 많아져서 기뻐요. 가끔 괴롭힘을 당한다는 느낌을 받을 땐 짜증나지만 감수해야죠.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해요? 아뇨. 늑대처럼 생긴 남자, <어거스트 러쉬>의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같은 남자가 잘생긴 거죠. 요즘 듣는 음악 중 말도 안 되게 유치한 거 있어요? 없어요. 담배는? 말보로 라이트. 최근엔 말보로 아이스 블라스트.술? 작업할 때 와인만 좀 마셔요. 달콤한 걸로. 타투? 분명 아플 것 같아서 마취해주냐고 물어봤는데, 안 해준다기에 안 했어요. 위치를 바꿀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안 그럼 답답할 것 같아요. 취향은 분명 변하는데,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잖아요.
- 에디터
- 오충환
- 포토그래퍼
- 박기숙
- 어시스턴트
- 정진원
- Groomer
- 이소연